일본의 고서점, 헌책방거리하면 다른 곳 다 빼고 진보쵸가 떠오릅니다. 한국에서야 청계천은 이미 거리가 사라진지 오래라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부산의 보수동 골목이 떠오르는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일본에서도 진보쵸를 제외한 다른 곳은 떠오르는 곳이 없어요. 그것도 나름 신기합니다. 다른 곳에도 헌책방 골목이나 고서점 골목이 있을 법 한데, 헌책방하면 여기만 생각나니 말입니다. 뭐, 교토에도 고서점시장 같은 것이 열리곤 한다 하나 시기 맞춰 가본 적은 없습니다. 아쉽네요.

하여간 이 소설의 배경은 진보쵸의 뒷골목에 자리잡은 서점입니다. 모리사키 서점은 거의 3대를 이어 서점을 하고 있지만 다른 서점에 비하면 아직 젊은 편입니다. 그런 서점을 이어가는 것은 주인공 다카코의 외삼촌입니다. 규슈가 고향으로 도쿄의 그냥 평범한 회사원인 다카코는 나쁜남자를 만나서 폐인 일보 직전까지 갑니다. 그런 다카코를 구원하는 것은 진보쵸의 서점이었지요. 서점에 자리를 잡고, 책에게 구원을 받고, 사람을 만나며 치료를 받고 그래서 다시 일어섭니다.

여기까지가 첫 번째 이야기이고, 후반부의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거꾸로 다카코가 다른 사람들을 구원합니다. 구원이라기보다는 머뭇거리고 망설이는 사람들의 등을 떠밀어 한발짝 더 나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해야하나요. 그래서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입장이 반대가 됩니다. 이쪽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이야기이고, 또 첫 번째 이야기하고도 바로 이어지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책이 얇아서 아침 출근길에 후르륵 다 읽을 수 있었네요. 빨리 넘어가는 이야기라 그렇기도 했지만....;



다음에는 카페 스보루가 진짜 있는 카페인지 확인하러 진보쵸에 가봐야겠습니다.=ㅠ=



야기사와 사토시.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서혜영 옮김. 블루엘리펀트(동아일보사), 2013, 12000원.


하지만 야스쿠니 거리가 나올 때마다 미묘한 얼굴 표정을 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군요.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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