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첫비행님과의 데이트 마지막 코스는 현대백화점의 밀탑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밀탑은 간다간다 하고는 몇 년 간 가지 못했던 지라 사주신다고 했을 때 굉장히 기뻤습니다.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분과 같이 먹는 것은 참 행복하지 않습니까.-///-

푸드코트에 올라갔더니 에스컬레이터 근처에 바로 밀탑이 있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보며 잠시 고민하다가 가장 기본적인 맛인 우유빙수와 단팥죽을 시켰습니다. 비온 뒤라 날이 좀 쌀쌀했던 것도 있고 빙수만 먹으면 추울테니 같이 먹으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말입니다. 훗훗.

기본 세팅은 저렇습니다. 팥죽 하나, 우유빙수 하나, 거기에 우유빙수의 팥 리필.

얼음을 부드럽게 갈고 그 위에 우유를 뿌린 다음 달게 조린 팥과 떡을 얹은 우유빙수입니다. 6천원.
왜 밀탑의 빙수가 그리 맛있다는지 먹어보고는 바로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팥빙수라면 아름다운 차 박물관의 녹차빙수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단번에 갈렸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밀탑 빙수가 최고입니다.
말랑말랑 쫄깃쫄깃한 떡과, 달달하고 부드럽게 삶아진 팥. 팥의 농도도 딱입니다. 너무 알갱이가 살아있다던지 너무 뻑뻑하다든지 하지 않고 팥빙수에 섞어먹기 제격의 농도로 만들었더군요. 떡은 지금까지 제가 먹어봤던 팥빙수 떡 중에서 가장 맛있습니다. 굳지 않고 말랑말랑하면서도 쫀득한 씹는 맛이 빙수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단팥죽도 좋았습니다.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과 비슷하지만 이쪽은 팥 알갱이가 있더군요. 거기에 쫀득한 떡도 들어가 있고 말이죠. 한 술 두 술 뜨다보니 어느 새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빙수에 팥을 더 얹어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별도로 담긴 팥과 떡은 아예 처음부터 같이 넣어 먹었습니다.
아아, 지금 생각해도 정말 행복해요!




그리하여 올 여름의 목표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집에서 밀탑의 빙수를 재현해 보는 것. 집 어딘가에 아직 얼음이 살아 있나 모르지만, 안되면 다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도전해보겠습니다.+_+ 팥과 떡을 재현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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