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데이트 신청을 받았습니다. 장소는 청담동. 평소 친구들과 자주가는 곳은 홍대 쪽이라 청담동은 가본 곳이 거의 없는데다 데이트 장소가 케이크집이었습니다. 흔쾌히 약속을 잡고 두근두근하며 토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첫비행님이 제안하신 곳은 Table입니다. 청담동 테이블로 검색하니 포스팅이 여럿 나오더군요. 이글루보다는 네이버쪽 검색이 충실하게 나왔는데 거기 등장하는 케이크를 보고 가기 전부터 아예 메뉴를 결정해두고 있었습니다. 자세한 것이 보고 싶으시다면 네이버 블로그 쪽을 찾아보세요. 다만 뒷 감당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왜 뒷 감당이 있는가 하면 ....

이렇거든요.

제가 시킨 것은 녹차 슈 타르트입니다. 녹차 슈타르트는 단단한 타르트 틀에 케이크 반죽(스폰지보다는 좀더 단단한 반죽이더군요)을 채워넣고, 그 위에 녹차 커스터드(로 추정되는;)와 녹차 슈를 올렸습니다. 옆에 장식으로 슈 반쪽이 놓여 있고요, 딸기나 키위 오렌지 같은 과일도 있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아몬드 튀일, 녹차 아이스크림도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직접 만든 것인지 입자가 작고 사르르 녹더군요. 크림은 적은 편입니다. 거기에 최근 팥과 콩종류를 굉장히 먹고 싶어한 터라 위에 얹은 단팥은 정말로 저를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타르트 위에도 슈가 하나 올려져 있더군요.
Whole Cake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진짜 큽니다. 큰데다 재료도 굉장히 풍부하게 썼고요. 가격은 제가 지금까지 갔던 그 어떤 케이크집보다 비쌉니다. 이 케이크 한 접시에 12000원. 하지만 C4나 다른 곳을 가느니 차라리 여기에서 이 커다랗고 맛있는 케이크를 먹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비행님의 케이크는 사과파이입니다. 사과 파이에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딸려 나옵니다. 소스 데코레이션도 다르군요.

그리고 단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과파이와는 꽤 차이가 있습니다. 파이 틀에 조린 사과를 넣고 잔뜩 채운 것이 아니라 파이를 따로 굽고 그 위에 구운 사과와 다른 과일을 얹었습니다. 사과도 맛있었지만 저 파이 결이 장난 아닙니다. 포크로는 자르기 어려워서 나중에 나이프를 따로 부탁했습니다.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고-집 앞에서 근처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주로 압구정 역에서 걸어갑니다-홍대까지 가는 거나 여기로 가는 거나 시간 차이도 없지요.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뭔가 달달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을 때는 혼자서라도 찾아가게 될, 맛있는 케이크집입니다.
테이크 어반과도 가까우니 아침 일찍 가서 테이크어반에서 뒹굴대다가 먹으러 가도 좋겠지요. 그날의 엥겔지수는 책임지지 못하지만, 가끔은 그런 것도 필요합니다. 하하; 자기 합리화로군요.;;;;;

맛있는 케이크와 재미있는 대화가 있는 멋진 데이트였습니다. 우후후후~ 다음 데이트 때는 날 따뜻한 날 테라스로 나가서 햇살과 함께 케이크를 즐겨 보지요.




덧붙임. 가는 방법 : 테이크 어반 맞은편 디자이너스 클럽 옆에 버거킹이 있습니다. 버거킹 옆의 2차선 차로를 따라 죽 올라가면 오른쪽 건너편 2층에는 Sucre가, 더 올라가면 Butter Fingers Fancake(s?)이 보입니다. 길을 따라 더 올라가면 되는데, Table이 위치한 건물 이름이 Table2025입니다. 20번지, 25번지에 위치해서 그렇다는군요. 다시 말하면 번지수를 잘 확인해가며 죽 올라가면 됩니다. 언덕 꼭대기에 있으니 도중에 멈추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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