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조금 묘한 책입니다. 이전에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책인데, 그거랑은 또 다른 느낌이 있거든요. 대놓고 말하자면 효재의 살림책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달라요. 이 할머니느 입담이 더 걸죽합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께 하는 말로는 적당치 않지만, 어떻게 보면 촐싹대는 면도 있어요.-ㅁ-; 넉넉치 않은 어린 시절 때문인지 그 때의 기억은 그리 좋지 않지만 그게 지금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원래 블로그에 올리던 이야기를 책으로 낸 모양인데 책의 구성이나 전체 분위기는 위화감이 없습니다. 괜찮네요. 게다가 이 할머니 취향이 저랑 같으면서도 달라서 그 점에서는 또 묘한 감성을 불러 일으킵니다. 일단 전 수는 안 놓으니까요. 하하하; 만드는 건 좋아하지만 코바늘 뜨기나 대바늘 뜨기는 안합니다. 케이스 만드는 것도 자주 하지만 전 스티치 안 보이는 쪽을 선호합니다. 바느질 솜씨가 좋지 않다는 걸 자각해서 그런 거예요.=ㅁ= 그 점에서 약간 비뚤지만 그런 바느질 선을 그대로 보이는 할머니는 음.. 대단합니다. 하하;

앞에는 밭 가꾸기, 그 다음에 부엌 살림, 집안 살림과 장식, 그 다음에 몇 가지 음식 만드는 법, 소품만들기랑 뜨개질이 나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티코지는 올해 G를 들들 볶아서 하나 만들어 내라고 할 참입니다. 기왕이면 스웨터처럼 꽈배기 무늬도 넣어달라고 할까요.


음식 만들기 중 빵 만들기는 따라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발효빵이 나오는데, 발효 시간이 얼마인지, 어느 정도 부풀 때까지 두어야 하는지 등은 감에 맡길 수밖에 없더군요. 그래도 포카치아나 술빵은 맛있어 보여 다음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과연 언제쯤..ㄱ-;


그러고 보니 은색의 동그란 갑옷 티코지는 C님도 가지고 계시지요. 몇몇은 일본 여행 때 집어온 거라 하더니 정말 그렇습니다. 익숙한 것도 종종 보이네요. 하지만 그게 통일감이 있다거나 한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 기분 내키는 대로 집어 모았다는 것이 보여 재미있습니다.:) 한 번 남의 살림집 들여다보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어볼만 합니다.



김옥란. 『꿈꾸는 할멈: 어떤 할머니의 부엌살림 책』. for book, 2014,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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