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제목에다 땅땅땅 박았습니다. 하드 SF. 제목에 낚이고 첫 작품에 낚여 이게 뭔가 했는데 이거 하드, 아니, 정통 SF에 가까운 단편집입니다.

도서관 서가를 돌아다니다가 제목을 보고 홀려서 집어 들었습니다. 일단 이 책 NT 노벨로 대원씨아이에서 나왔고요, 제목에 슈뢰딩거와 초콜릿 파르페가 들어갑니다. 제 취향이다 싶어서 덥석 집었는데 SF라네요. 『M.G.H.』 같은 소설을 기대하고 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었지요. 이 책 속표지가 검은색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라인이 라이트노벨계가 아니라 『유키카제』와 같은 라인인 겁니다. 하하하하하.;ㅂ; 하지만 그 사실을 떠올린 것은 첫 번째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였습니다. 그걸 다 보고서야 이 책이 단편소설집인걸 알았고, 맨 앞 이야기가 표제작인 걸 알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한 권짜리 소설인 줄 알았거든요.

표제작인 「슈뢰딩거의 초콜릿 파르페」는 배경이 물리학입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저도 들어서 알고 있는 데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잖아요. 이게 초콜릿 파르페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보시면 아십니다. 다만 첫 번째 이야기에 대한 감상은 접어 둡니다. 한줄로 요약하면 커플천국 솔로지옥입니다. 솔로는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됩니다.
(그래, 기억하는 한도 내의 모든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솔로였어.ㄱ-)


배경이 되는 물리학 이론이 꽤 흥미로운데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생물학까지는 그럭저럭 가겠는데 최신 물리학이랑 화학은 이해하기 어려워요.;ㅁ;


「어금니의 스위치를 켜라」. 이건 내용을 말하는 것 자체가..-ㅂ-; 6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떠오르더랍니다. 아이언맨은 아닙니다. 분위기는 600만 달러의 사나이 계통이네요. 하지만 결론은..(눈물 좀 닦고)
순간 가속에 대한 이야기는 모 소설에서도 등장하지 않던가요? 하여간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바이오십 헌터」는 상상 초월할만한 그런 이야기라. 음, 저는 이 이야기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최근에 읽었던 SF,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가 떠올랐습니다. 표제작 말고 그 단편집 자체 말입니다. 로저 젤라즈니가 절로 떠오르는 단편이더군요. 덕분에 또 읽고 싶어지더랍니다. 아무래도 이거 전자책으로 사야겠어요..-ㅁ-;
(라고 썼지만 안나왔습니다.ㄱ-)


「메두사의 주문」은 특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가 생각납니다. 소재의 문제일겁니다. 하여간 읽고 나면. 하하하하하. 이것도 굉장히 아이디어가 독특합니다. 이런 이야기일 줄은 몰랐어요.ㄱ-;


「언젠가 찾아올 겨울의 슬픔도」는 제목이 상당히 긴데,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안생겨요.(먼산) 평행세계랑 타임패러독스를 이야기하는데 결말이 슬프더군요. 제목 그대로.


「7퍼센트의 천무」는 대체적으로 무난합니다. 한 단어로 요약하면 커플천국.


「어둠 속의 충동」은 오마쥬입니다. 아마도? 전 러브크래크래프트를 안 읽어서 확신은 못하지만 그쪽 계통의 이야기를 섞은 것 같습니다. 보고 나면 하수구 위는 못 지나갈 거고, 우주괴물 따위는 ..ㅠ_ㅠ 게다가 결론은 커플천국.


넵.
읽고 나면 솔로는 참 옆구리가 허전합니다. 내용 정리하다보니 더 옆구리가 허전하네요. 하지만 솔로지옥을 부르짖는 것은 작가가 커플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처럼 오타쿠 커플인 것 같더군요. 제 평소 독서범위하고는 다른 방향이라 저자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습니다. 하여간 애초에 기대했던 가벼운 소설이 아니라 무거운 소설이기는 했는데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 C님이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을까 싶기도...; 로저 젤라즈니나 러브크래프트 등의 오마쥬를 좋아하신다면 보실만 하실 겁니다. 조금 묵직한 SF지만 그 요소를 빼놓고 보면 판타지로 읽히기도 합니다. 묘하지요.-ㅁ-


야마모토 히로시. 『슈뢰딩거의 초콜릿 파르페』, 박용국 옮김. 대원씨아이, 2010, 9800원.


지금 보니 NT Library라고 표지에 있는데, 『유키카제』도 같은 라인인가 싶고..? 나중에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지금 보니(2) 교보에서는 절판으로 뜨는군요. 젠장.ㄱ-;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