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으면 특정 먹거리가 생각나거나, 갑자기 충동구매의 확률이 확 증가한다거나 하지요. 물론 두 가지가 동시에 오기도 하고, 특정 먹거리 구매가 충동구매 자체가 되는 경우도 있지요. 어제가 조금 그랬습니다. 딱히 배가 고팠던 것도 아닌데 그 몇 주간 맛있는 케이크가 땡긴다 했던지라 이날도 고민하다가 당쥬를 찾았습니다. 다음에서 검색하니 지점이 자이 갤러리 근처랑 메세나 폴리스 근처에 있는 걸로 나오는데, 실제 가보니 자이 갤러리 근처, 국민은행 옆골목 쪽은 예전 자리랍니다. 지금은 없어요. 현재 합정에 있는 점포는 메세나폴리스 뒤쪽 골목에 있습니다.



이름이 당쥬, 이스뜨와르 당쥬 둘다 등록되어 있는데 같은 곳입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지만 옛 청기와 주유소 뒤쪽 골목에 있던 그 이스뜨와르 당쥬의 본점이 여기라는군요. 최근 홍대입구 근처는 북새통 외엔 거의 안 가서 이쪽이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네요. 하하하.;


하여간 홍대쪽 당쥬는 이전에 한 번 가본적이 있습니다. 앙쥬라고, 크림치즈 무스 속에 딸기 소스가 들어간 케이크가 굉장히 유명한 곳이예요. 지금도 앙쥬는 있습니다. 앙쥬 2도 나와 있더라고요.
저는 치즈케이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일단 그건 뒤로 미뤄놓고, 어떤 것을 먹을까 쇼케이스를 보며 한참 고민했습니다. 손에는 이미 G에게 줄 과자 두 개가 들려 있었지요. 하나는 마들렌(1200), 하나는 홍차 네찌. 네찌가 베네치아 쪽의 전통 과자라던가요. 이름이 독특한 것이 많은데 나와 있는 과자들의 상당수가 이탈리아 전통과자랍니다. 하나씩 골라서 먹어보고 싶었지만 제 위는 하나니까요. 자칫하다가 탈 나면 설 연휴가 힘듭니다.(...)


하여간 오리지널 슈 하나를 찜해 놓고 다른 하나를 열심히 고르다가, 만사 귀찮아져서 위에 크림이 올라간 치즈케이크를 고릅니다. 초콜릿은 안 땡겨서 고르다보니 이리 되는군요. 전체 도합 10700원. 슈가 2500, 뽀르마지오(치즈케이크)가 5500원입니다. 이걸 다 기억하는 건 아니고 영수증에 찍혀 있습니다. 하하하하하;;




먹고 갈 거라 하니까 이렇게 주시는군요. 과자는 가방에 잘 챙겨 넣었고, 케이크부터 공략 들어갑니다. 먼저 치즈케이크.




바닥은 다이제스티브 비슷한 느낌의 짭짤한 타르트입니다. 근데 그냥 타르트는 아닌가 싶은게 땅콩으로 추정되는 견과류가 섞였더라고요. 씹는 맛이 재미있습니다. 거기에 부드러운 타입의 베이크드 치즈케이크. 그냥 무스는 아닙니다. 위는 아마도 생크림..?
점시에 뿌린 소스는 처음 색만 보고는 캐러멜 소스인가 했는데 나중에 찍어 먹어보니 오렌지소스 같습니다. 새콤하더군요. 아래의 하얀 것은 달달한 크림.




단면을 보시면 어떤 식감인지 대강 짐작하실 겁니다. 꽤 괜찮은 치즈케이크입니다. 하지만 먹다가 깨달았지요. 저는 그리 치즈케이크를 즐기지 않습니다. 그럼 난 이걸 왜 시킨 거지?;




슈크림도 상상할 수 있는 딱 그런 맛입니다. 약간 묽은 듯한 커스터드 소스에는 바닐라씨가 송송 박혔고요. 달달한 맛은 꿀로 냈나 싶기도 하고요. 하여간 괜찮은 슈크림입니다. 포크로 잘라먹는 것보다는 덥석 손으로 들고 먹는 쪽이 더 좋아요.



문제는 이날 제가 카페인 과다 때문에 음료를 시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케이크 두 개만 놓고 먹었는데, 먹는 도중 생목이 오르더군요. 가끔 이럽니다.; 위 상태가 안 좋을 때 조금 느끼한-특히 치즈케이크 종류를 먹으면 속이 안 좋아지는 겁니다. 으윽; 왜 그걸 생각 못했을까.; 밀크티나 카페라떼라도 곁들였으면 괜찮았을 텐데, 그것까지 마시면 도저히 숙면을 못 취하겠더라고요.
나쁘지 않게는 먹었는데 여시 여러명이 가서 음료 시켜서 나눠 먹는 쪽이 좋겠다 싶습니다. 안의 매장도 넓은데 시간이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았고요. 음산한 날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다음에 간다면 슈크림이랑 다른 포장 과자를 더 사오렵니다. 티타임에 곁들이기에는 좋겠더라고요.'ㅠ'



덧붙임.
헐. 이쪽도 지번으로는 서교동이군요. 도대체 서교동은 얼마나 넓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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