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서대문에 있는 서울시교육청 맞은 편에는 목란이라는 중국집이 있었습니다. 과거형인 이유는 올해 초에 재개발로 건물이 없어지면서 같이 없어졌거든요. 경복궁 주변 어드메로 자리를 옮긴다더니 예정했던 5월이 지나도 소식이 없더군요. 그러다가 엊그제 모 잡지에서 목란이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겨 열었다는 소개를 보았습니다. 연희동 목란으로 검색하니 바로 나오데요.


버스를 타고 가면 홍대에서 못갈 거리는 아닌데, 접근이 쉽지는 않습니다. 서대문보다는 더 멀어졌네요.;ㅁ;


그래서 언제 가나 기회만 엿보고 있었는데, 정보를 얻은 이틀 뒤에 G랑 갑자기 목란에 점심 먹으러 가는 약속을 잡았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네타스 키친 크리스마스 장터에 가자고 했는데, 그 뒤에 다른 일정이 있던 G가, 아예 그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가겠다며 목란이 어떠냐 하더군요. 저야 상관없으니 덥석 물었습니다.

만.; 12시 조금 전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만실이었습니다. 예약으로 모든 방이 다 찼다 하더군요. 그런데 저희가 워낙 일찍 온터라 예약이 잡혀 있던 방을 잠시 내어 주셨습니다. 그 방은 예약이 1시였던 것 같더라고요.



가정집을 개조했다 하더니 진짜 다 방입니다. 개인실이니 예약을 미리 하고 가시는 것이 낫겠더군요. 저희가 들어가 있던 방은 카운터에 가장 가까이 있는 방이었는데 카운터에 걸려오는 전화를 들으니 이날 예약은 다 차서 시간이 안된답니다. 점심 시간하고 저녁 시간 사이에 쉬는 시간이 있어서 더 그렇기도 하겠지요. 점심 영업은 아마 2시까지였을 겁니다.




기본 세팅. 접시랑 젓가락이랑 차. 아마 자스민차였을 겁니다. 재미있는 건 저 젓가락 꽂이더군요. 저렇게 끼워 놓으니 굴러다니지도 않고 끝부분이 들려 얌전히 놓여 있습니다.

음식 주문은 탕수육과 군만두.-ㅠ-




만두가 먼저 나옵니다. 겉의 구운 부분은 바삭바삭. 속은 고기고기한 군만두입니다.




탕수육은 소스를 부어 나옵니다. 살짝 새콤하긴 한데 그렇다고 신 소스는 아니고 달달한 맛이 더 강합니다. 소스를 오래 묵어도 왠지 파삭하게 부서지는 것이 좋습니다. 갓 집으면 단단하게 파삭, 오래 둔 걸 먹어도 파삭한 느낌이 남은 듯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다 먹고 나온 것이 12시 40분. 아마도.; 두 개 합해서 2만 6천원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군만두가 5천원, 탕수육이 2만 1천원인가요. 가격을 보고 주문한게 아니라 헷갈립니다. 연희동에는 워낙 화상이 많아서 유명한 집도 많지만 거기에 목란이 하나 더해졌네요. 멀어도 가끔 저 군만두랑 탕수육 먹으러 갈 겁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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