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펠트로의 자연주의 식탁』, 『요리보다 쉬운 영국식 홈메이드 잼 100』을 최근 읽었습니다. 읽었다기보다는 훑었다가 더 어울리겠네요. 보통 요리책은 마음에 드는 음식만 찍어서 자세히 보고, 나머지는 대강 훑기 때문입니다. 근데 둘다 보다보니 C님을 위한 저격 .... ... ... ... 정말 그렇습니다.

일단 기네스 펠트로는 이전에 모 음식채널에서 방송한 스페인 기행 관련한 프로그램을 보고서는 대강 이런 책이 나왔겠(혹은 나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같이 다녔던 요리사가 마리오 바탈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앗 뜨거워!』에서 성격 나쁜 요리사로 등장합니다. 하여간 이 책은 줄리아 터선이라는 다른 요리사가 도움을 주었다네요.

책에 따르면 원래 기네스 펠트로는 음식을 좋아한답니다. 아버지의 영향이라는데, 책 여기저기에 아버지 이야기가 많이 나오네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만드는 음식이 많고, 대체적으로 마크로비오틱 음식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비건에 가깝고요.; 애들 둘이 비건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그래서 보시면 C님이 시도하실만할 것이 많아요. 그리고 만드는 법이 자세합니다. 아무래도 채식계, 마크로비오틱 음식이 많아서 초보자가 접근하기에는 장벽이 높지만, 그래도 설명을 잘 해놓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거 I님도 좋아하실 책이군요. 니스풍 샐러드...-ㅠ-

홈메이드 시라차 핫소스라는 것도 나오는데 마늘이랑 할라피뇨를 넣어 만든 매운 소스인가봅니다. 재미있네요.

그리고 앞부분에 특수한 재료들-스펠트 밀가루, 보릿가루, 메밀가루 등등-이 없을 경우 대체품도 안내합니다. 그러니 재료가 없다고 당황하는 일도 적겠네요.

제일 해보고 싶은 것은 마카로니치즈, 채소구이, 아버지의 전설의 팬케이크, 엄마의 단골 브런치 브레드푸딩, 퍼지 초코 브라우니, 홈메이드 초코 핫퍼지.

.. 적고 보니 이거; 취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군요. 절대 저런 음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런 음식은 전체 중에서도 굉장히 일부....; 그러니까 딱 제 취향대로 고르면 저렇습니다.-_-;

그리고 홈메이드 루트비어 플로트 만드는 방법도 나옵니다. 루트비어 플로트가 뭐냐하면....(까날님 링크)
저는 사먹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만드는 방법도 있더군요.; 사사프라스 추출액이란게 필요하답니다. 이걸 입수하는 것이 관건이겠네요.


영국식 잼만드는 법은 번역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워낙 베리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에 맞춰 번역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네요. 상당수는 로즈힙이니, 엘더플라워니 라고 원어를 적었지만 말입니다. 그쪽이 알아듣기 편하긴 하지요.
독특한 잼이 많은데 재미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책의 원제가 『Fruits of the earth』예요. 과일로 만드는 여러 저장식품과 가공식품을 소개하는데, 잼jam, 젤리jelly, 마말레드marmalade, 커드curd, 코디얼cordial, 시럽, 처트니chutney, 피클pickle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앞부분은 필요도구랑 요령을 소개하는데 상당히 괜찮습니다. 특히 요령은 과일을 어떻게 끓이고, 설탕을 얼마나 어떤 걸로 넣고, 얼마나 졸이고, 어떻게 테스트해서 결정하고 등등의 중요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잼뿐만 아니라 젤리, 마말레드, 커드, 코디얼, 시럽 만드는 요령도 앞부분에서 기본기를 자세하게 다룹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편에서는 굉장히 단촐하게 소개합니다. 기본기를 익혀야 다음의 만드는 방법을 따라갈 수 있겠더군요. 믹스잼이 많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과일 하나만 넣는 것이 아니라, 남은 과일들을 몰아 넣는다든지, 배잼에다가 초콜릿을 섞는다든지 하는 것도 나오네요. 그리고 자몽커드.; 이것도 한 번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버터너트 생강커드는 아마 C님이 홀리실만한...-ㅂ-;
코디얼이나 젤리는 만드는 방법이 쉽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간단한데, 과일을 물과 설탕을 넣고 졸여서 그걸 젤리백이라 부르는 가제손수건으로 거릅니다. 조금 복잡하긴 해요.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만들어서 여름에 탄산수에 섞어먹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이걸 얼려서 빙과로 만드는 것도 나오는군요.

오드비(증류주;)에 빠진 체리, 양파 마말레드, 호박 처트니, 레몬절임은 이것저것 연상하게 만드는군요. 앞의 둘이야 B님이나 C님이 좋아하시겠다 싶어서 그런 거지만; 호박 처트니는 앤이 가정방문 내내 대접받은 호박절임이지 않을까 싶고, 레몬절임은 제이미 올리버가 좋아해마지 않는 거니까요. 30분 레시피에서 자주 쓰더군요. 집에서도 만들 수 있긴 하지만 시간이 꽤 걸립니다. 코스트코에서 레몬을 한 상자 샀다면 레몬차랑 이걸 같이 담가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하여간 두 책 모두 나쁘지 않았습니다.ㅂ-


귀네스 펠트로. 『귀네스 팰트로의 자연주의 식탁』, 박대정 옮김. 앨리스, 2013, 2만원.
글로리아 니콜. 『요리보다 쉬운 영국식 홈메이드 잼 100』, 김학영 옮김. 솜씨, 2013, 13800원.

가격을 보니 으으으으음.; 역시 물가상승률이란..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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