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샤 꽃나무』나 『엘샤』로 흔히 줄여 부르는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는 조아라에서 2012년에 완결된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자세히 밝히면 재미 없으니 간단히 적어보자면 병으로 인해 거의 죽어가던 주인공이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그 과정에 옛 인연과의 로맨스가 끼어드는 것이지요.

개인지 출판 분량으로도 본편 3권, 외전 1권인데 본편은 300쪽이 넘습니다. 양이 꽤 많아요. 외전이 반권분량이긴 하지만 이걸 넣어서 3권으로 만들기에는 양이 많겠더군요. 개인지는 연재 분량에다가 약간의 수정과 가필이 있고 개인지 특전 외전을 포함해 연재분에는 없었던 외전도 붙어 있습니다.
크흑.
읽으면서 개인지 주문하기를 잘했다며 자찬하고 있었습니다. 유료 결제로도 다 보았지만 역시 책은 종이로 보는 쪽의 흡입력이 좋습니다. 인터넷이나 전자 화면으로 보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스크롤하듯, 스캔하듯 훑고 지나가기 때문에 꼭꼭 씹어 읽는 것이 덜합니다. 이제 한 번 다 읽었으니 출장 다녀오면 다시 읽어야지요.


『엘샤』는 전자책으로는 14권까지 나왔고, 이게 완결입니다. 종이책으로는 총 3권 반 분량이지요. 이번에 소량 주문만 받아서 나왔습니다. 성인 인증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외전에는 첫날밤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 하지만 다행히 아주 진하지는 않았습니다. 흐흐흐.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고요.(...) 그리고 이 외전의 중점은 첫날밤이 아니라 첫날밤을 보낸 뒤의 이야기입니다. 역시 선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굉장히 다르군요. 옆에서 훈수 두는 사람이 있으니 주인공도 조금 더 영악(!)하게 굴 수 있어요!

 앞에 병에 걸렸다고 소개했는데 병이 낫기 전에도, 병이 나은 후에도 주인공은 상당한 먼치킨입니다. 본인의 능력에 대한 자각이 높진 않은 것 같은데 외모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을 구축한 수준이고 워낙 좋은 유전자를 타고난 덕에 머리도 좋습니다. 타고난 것만 있는게 아니지요. 어렸을 때부터 교육 받은 것이야 당연하지만 본인도 굉장히 노력합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 노력을 하면 무섭지요. 그리고 원래 성격 때문인지 욕심이 없습니다. 무소유....ㄱ-; 모든 것을 손에서 내려 놓고 있는 보살 같은 이미지인가요?

거기에 병의 부작용으로 괴력을 가지게 되었고, 무기도 잘 씁니다. 검술도 옆에서 가르쳐 준 사람이 있어서 호신용도로는 넘치고도 남습니다. 나중에 보면 얼굴도 예뻐, 음식도 잘해, 바느질도 엄청나, 몸매는 두말할 것 없어라는 묘사도 있더군요. 주인공이 어떤 인물인지 정확하게 묘사했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시점으로 기술되어서 그런 능력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됩니다. 본인 자각이 덜하니까 주변 사람들 속이 타요. 특히 외모 부분에서는. 아버지와 남동생 및 기타 가족들의 고생이 돋보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는군요. 나중에 어머니인 남작부인이 엘시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해 읊는데...(먼산)


그런 엘시가 주인공이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아레루샤가 제일 좋습니다. 씩씩하고, 어렸을 적부터의 약혼자와 결혼했고(크흑! 부럽다) 총명하고, 노력하고. 물론 못하는 것이 있긴 하지만 외전권을 보면 그 이유가 아주 조금 드러납니다. 이유가 정말로 웃기지만 이해할 수 있어요! 모든 걸 다 잘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프루드와 셀빈 커플도 마음에 드는데, 아카데미 분량이 짧은 것이 아쉽습니다. 굉장히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많았지만 아카데미가 무대인 것은 그 부분이다보니 뒤로 가면 더 이상 안나오더라고요. 약간씩 맛보기로 슬쩍 지나가지만 그래도 부족합니다.;ㅂ;



굉장히 달달하기 때문에 읽다가 달아 죽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가끔은 "상대적인 박탈감"도 느낍니다. 거기에 두 번째 삶이라고 하나 이전 삶에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을 터인데 적응을 지나치게 잘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쩌면 아예 눌러 버렸을 수도 있고, 중간에 기숙사의 방어마법 설명할 때 나왔던 것처럼 아예 머릿 속의 스위치를 바꿔 설정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권 앞부분에 나오는 중요한 코드를 빼고 설명하려다보니 설명이 어중간하네요.


보고 있노라면 바느질이 하고 싶어집니다. 그렇지 않아도 출장 가면서 바느질 거리 챙겼으니 조금은 풀리겠지요.
출장 갈 때는 차마 들고 가지 못하지만 돌아와서는 차근차근 다시 읽을 생각입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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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어제 적어 놓고 지금 수정해서 올리는데, 열심히 바느질 했습니다. 음하하하하하! 올해 안에 G랑 합작으로 노트북 케이스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가능할지도 몰라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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