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긴 했는데, 연재에서 빠진 부분만 읽은 셈이라 완독이라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찬찬히 다시 읽어야지요. 지금 영문 텍스트 해석해야 하는 것이 있어서 말입니다. 음하하하.;ㅂ;


조아라에서 완결까지 연재되고 외전편을 덧붙여서 이북 4권짜리로 책이 나왔습니다. 한 편당 300쪽이 넘으니 이북치고는 상당히 많은 셈입니다. 그러니까 라노베로 낸다고 해도 책 4권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분량이 상당하지요.

한 사람이 쓴 것이 아니라 두 작가가 힘을 합쳐 같이 세계관을 설정하고 이야기를 썼습니다. 정연주, 양효진이라는 작가인데 정연주씨는 필명이 아니라 주로 본명으로 활동하고 양효진씨는 조아라에서 필명 둥근보름달로 연재합니다. 조아라 외에서도 많아 활동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다른 쪽은 들어가질 않아 모르겠습니다. 그도 그런게 조아라 외에 다른 소설 사이트를 찾아 들어가기 시작하면 아마 제가 다른 걸 할 수 있는 시간이 확 줄어들 겁니다. 활자 중독에 가까운 상태라 한 번 파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서.-_-; 조아라 외의 다른 소설 사이트를 찾지 않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하여간 헤스키츠는 두 사람이 써서 그런지 연재 속도가 꽤 빨랐습니다. 둘이 써도 느릴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의논하면서 세계관이 확장되고, 정립되고, 그러면서 재미가 붙은 모양이더군요. 후기에서 그런 이야기를 종종 읽었습니다. 그래서 연재 속도가 상당히 빠르고 분량도 빵빵했지요. 덕분에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음훗훗.

학생 연애물, 학원물이라고 전체 내용을 요약할 수 있습니다. 외전까지 다 보았는데, 외전 이야기도 딱 칼리지-즉 대학 입학 전에 끝납니다. 아카데미라고는 하는데 분위기를 봐서는 중고등학교를 통합한 형태로, 해리 포터 시리즈에도 나오는 형태의 6-7년제 사립학교입니다. 등록금이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대부분의 수업 시간표는 학생들이 스스로 짜며 수업은 강의식으로 진행되고 교사가 아니라 교수 혹은 외부 초빙 강사가 맡습니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도 나오는데 보고 있노라면 나스 유키에의 『여기는 그린우드』가 생각날 때가 많습니다. 아마 운동회의 장면 때문에 그럴 겁니다. 그린우드에서도 가장 강하게 기억에 남은 곳이 운동회 장면이라 말이지요.

빡센 고3 학창시절을 그리긴 했지만 몇몇은 제가 겪어 보지 못했던 것도 있습니다. 축제를 학생들이 스스로 이끌어서 주도하는 건 제가 다닌 학교에서는 없었거든요. 외부인을 초청한 대형 축제 같은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운동회도 적당히. 요즘은 다를지도 모르지만 제가 다닐 때는 그랬습니다. 뭐, 고등학교 때의 추억을 떠올리라고 하면 저기 마리아나 해구 심연에다 처박아 놓고 핵폭탄을 날려버리고 싶은 그런 류의 것들만 나와서 그런지도 모르지요. 하하하하.


헤스키츠의 이야기 중 가장 공감이 안된 건 연애담입니다. 저희 때만해도 학생들 사이의 연애는 관리 대상이었습니다. 아, 이런 시간(+공간)적 격차라니. 그래도 이러니 판타지 소설인 거죠.

기본 이야기는 만년 차석으로 한 번도 수석을 차지한 적이 없는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는 이야기입니다. 그 와중에 엄친아 남주인공은 여주인공에게 호감을 느끼고 슬쩍 접근을 시도하지요. 그런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여주인공이 홀라당 넘어가고, 결국에는 전교 수준으로 닭털을 날립니다. 본편 마지막에 날린 닭털은 거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본편 완결되었을 때 읽고서는 폭소를 터뜨렸지만 그 뒤에서는 닭살이 돋아 고생했으니까요. 이놈.;

세부 이야기는 자세히 밝히면 재미가 없으니 넘어갑니다. 이북치고는 가격이 높은 편(?)인 것은 페이지 수 때문일거라 생각하고요. 교보에는 올라와 있지 않고 응24를 포함한 몇몇 서점에 들어와 있습니다. 주로 교보 이북을 쓰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응24도 같이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교보쪽 이북이 취향인데 응24이북은 ... 책장 넘어가는 페이지 구현하는데 왜 신경을 쓴 건지. 그런 건 필요 없단 말이닷. 아무래도 이런 모양을 만들려면 꽤 자원을 잡아먹을텐데.-_-;


언제 날잡고 느긋하게 달달한 밀크티랑 과자 가져다 놓고 읽어야 겠네요. 훗훗훗. 추석 때 그래봐야겠습니다.



양효진, 정연주.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1-4(완). 그래출판, 2013, 1권은 무료, 2-4는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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