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는 없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신주쿠 서전 테라스에 크리스피 크림이 생겼습니다. 프랑프랑의 건너편 옆 건물이고 다카시마야 쪽에서 건너오는 다리 바로 오른편입니다.(다카시마야 백화점에서 서전 테라스로 건너갈 경우)

크리스피 크림을 간 것은 마지막 날 오전이었지만 그 며칠 전에 탐방(?)을 두 번 다녀왔습니다. 사진을 찍을까 싶어서 도큐핸즈 들렀다가 길을 건너 크리스피 크림이 있는 곳으로 왔다가 몇 겹으로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는 질려 돌아 나왔던 적도 있고, 아침 일찍(이라 해도 8시) 산책 겸 요요기 역 앞을 지나 서전 테라스 쪽을 올라가다가 크리스피 크림의 독감(毒甘 :지독하게 단) 냄새를 맡고는 이 아침부터 영업하는구나라고 감탄한 적도 있지요. 이 지점은 아침 7시부터 열어두더군요.

마지막 날 오전 9시 반쯤 크리스피 크림을 찾았습니다. 스타벅스를 가려다가 토요일 아침부터 사람이 많아서 옮긴다고 간게 크리스피 크림이었는데, 제가 갔을 때도 이미 줄이 한참 늘어서 있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은 테이크아웃 손님이라 이층에 있는 이트인(eat-in) 좌석은 꽤 비어 있었습니다. 서전 테라스는 햇살이 좋으니까 크리스피 크림 2층도 해가 잘 들어 보이더군요. 저는 햇살이 좋은 카페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한참동안 줄을 서서 받은 것은 왼쪽 아래에 보이는 시식용 오리지널 도넛. 그리고 브랜드 커피 한 잔과 도넛 두 개입니다.

이쪽은 글레이즈드 라스베리 필드

이쪽은 초코 글레이즈드 크롤러. 한국에서는 못 본 것 같다라는 생각에 도전해보았습니다. 예전에 어소티드 한 더즌을 구입해 올 때 웹페이지의 카탈로그에는 분명 있는데 매장에는 없어서 못 구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일단 일본과 한국의 다른 점을 생각해봅니다.

가격 :
한국이 훨씬 쌉니다. 한 더즌에 8천원이었던가요? 일본은 1천엔이 넘습니다. 1500엔이었던가로 기억합니다. 물론 개당 가격도 더 일본이 비쌉니다. 개당 100엔이 확실히 넘어서, 지금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라스베리 필드나 크롤러나 둘다 170엔. 어소티드는 확실히 더즌에 1700엔이었지요. 브랜드 커피는 270엔입니다. 커피 쪽은 제가 한국의 크리스피 크림을 이용하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만드는 법 : 이번 여행의 동행인인 G말에 의하면 크리스피 도넛의 반죽 레시피는 회사 특급 기밀로서 반제품인 반죽 믹스만 회사에서 각 지부로 배달이 나간다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맛도 당연히 같아야겠지요? 하지만 아닙니다. 빵맛은 같을 지언정 글레이즈의 맛이 다른 것을요.
기다리는 동안 통유리 안쪽의 제조 공정을 보게 되는데 도넛 반죽은 크게 차이가 없어보였지만 슈거 글레이즈가 다릅니다. 절대 달라요! G와 기겁을 하며 바라 본게, 일본의 글레이즈는 찐덕찐덕합니다. 가벼운 슈거코팅에 가까운 한국보다 훨씬 찐덕하고 된 슈거코팅이 입혀집니다. 그래서 슈거 코팅도 한국에서보다 두껍게 붙어 있습니다. 한국 것이라면 따끈할 때 하나 정도는 먹겠는데 일본 것은 하나는 커녕 절반 먹고 포기했습니다.

호기심은 지갑을 죽일 수 있습니다. 그런 고로 도전해보실 분들은 딱 하나만 먹어보세요. 그 이상은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줄 서 있으면 시식용 도넛 하나는 나올테니 차라리 입가심 용의 커피를 한 잔 주문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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