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지지난주쯤의 사진일겁니다.
아니, 그 전주인지도 몰라요.

하여간 그날 G는 커다란 케이크 상자에 시폰케이크 4개를 들고 왔습니다. 두 개는 얼그레이, 두 개는 초콜릿이었지요. 들고 온 날은 저녁 늦게였으니 나중에 먹겠다고 생각하며 식탁 위에 올려 놓는 것까지는 잘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그 주 주말, 냉동실을 들여다보며 시폰케이크가 어디쯤 있을지 열심히 찾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더군요. 저렇게 커다란 케이크면 안 보일리 없는데, 들어가 있는 곳도 없고 해서 그냥 그대로 잊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 G도 마찬가지로 시폰케이크를 찾았습니다. 어디 갔냐면서요. 저 역시 투덜거리며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말했는데 그 다음날에 G가 말했습니다.

"그거, 어머니께 물었더니 아버지랑 나랑 다 먹은 거래."

... 응?

그러니까.;
나중에 먹겠다며 고이 식탁 위에 모셔두던 것을, 가져온 날 G가 조금 떼어 먹었는데 그러고 그 다음날 아침부터 아버지랑 G랑 야금야금 먹은 겁니다. 아마 마지막 조각은 아버지가 드셨겠지요. 느끼한 케이크나 크림이 잔뜩 발린 케이크는 손 안대시지만 저런 빵류는 아주 좋아하시거든요.
그리하여 한 조각도 못 얻어 먹은 저는 그날 찍은 사진만 보며 눈물을 삼킬 따름입니다. 흑, 나도 케이크...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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