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 소설 리뷰만 골라 쓸까, 아니면 잡담이랑 섞어 올릴까 하다가 최근 읽은 것과 그 전부터 읽은 것을 짤막 감상으로 적자는 생각에 끄적여 봅니다.

『왕과 정령』이 조만간 동인지로 나올테니 이것도 구입은 해야할테고..-ㅂ-;


1. 알테님 작품들 여럿.
저는 BL쪽이 더 취향입니다. 알테님 로맨스 소설은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쿵짝이 너무 잘 맞아서 그게 외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재미는 있는데 읽고 나면 가슴 한 쪽이 허전하야...(먼산)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영웅의 아들』 뒷부분입니다. 뒷부분의 풀려나가는 전개가 굉장히 취향이거든요. 앞부분은 삽질이 심합니다.(어디까지나 제 기준에서 그렇지만;) 거기에 주인공들의 나이차가 조금 많이 나는데 연애정신연령은 앞부분에서는 거의 차이가 안납니다. 다시 말해 주인공이 나이는 많은데 연애는 초보고, 주인수는 거기에 끌려다니다가 주위의 코치를 받고 나서야 제대로 밀당을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연애를 하는 시점에서도 주인공과 주인수는 연애정신연령차이가 상당합니다. 보고 있노라면 호랑이를 조련하는 여우를 보는 것 같다니까요. 아니, 여우라기에는 주인수가 참 많이 예쁘죠. 여우보다는 흰늑대가 더 맞을겁니다. 거대 흰늑대.-_-;
기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독립한지 얼마되지 않은 왕국에는 한 때 영웅이었다가 지독한 배신자로 낙인찍힌 인물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아들은 누군가에 의해 신분을 숨기고 비밀리에 수양부모 밑에서 자라는데, 그 아래서 다양한 학대를 받습니다. 열다섯에 그런 상황에서 풀려나지만 5년간의 학대 때문에 이미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 아이를 데려온 것이 왕. 데려온 아이가 주인수고 왕이 주인공입니다. 아, 주인공 때문에 주인수가 고생하는 것 생각하면 주인공은 한참 더 고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팍팍 들어요. 하지만 주인수가 해바라기라, 주변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아깝다고 생각하면서도 주인수를 밀어줬을 겁니다. 하하;
꼬인 실타래가 풀려나가는 후반부만 몇 번이고 돌려 보았습니다.


2. 라크리사님, 바람의 제국
이건 두말하면 잔소리. 편 수가 많지만 연재속도가 장난 아닙니다. 도끼양이 앞으로 얼마나 자랄 것인가 궁금해서 더 챙겨보게 되지요. 이건 빙고님과 첫비행님께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야기의 기본 뼈대가 되는 제국의 신화는 북유럽신화에 그리스 신화를 접목했습니다. 난장판은 그리스 신화 수준인데 성격이나 설정은 북유럽 신화와 닮았습니다. 문제는 이 신들의 후손이 황실 및 제국 주요 귀족들이고, 그 때문에 각 집안마다 저주가 하나씩 걸려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누구네 집안은 한 대마다 미친 검사(...)가 나오는데,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검만 잡으면 제국 제일검이 되는 그런 사람이 나와 형제를 죽인다는 저주에 걸려 있습니다. 어느 집안은 짚신도 제짝이라고, 제짝을 만나면 미친듯이 사랑에 빠지는데, 그 제짝에게 퍼주는 사랑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 지독한 외사랑의 저주죠. 어느 집안은 하고 싶은 것과 재능 있는 것의 불일치 저주에 걸려 있습니다.ㄱ-;
그런 저주를 밑에 깔고 주인공이 제국제일검(아마도)이 되기 위해 집안의 트라우마와 주변의 질시 등을 견뎌내고 자라는 성장 소설 ... ... .... 이라고 써도 되나 몰라요.;
앞부분의 이야기들 때문에 화가 날지라도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달립니다. 한 번 올릴 때 2-3편씩 올려주시는데 그 간격이 굉장히 짧아서 감읍하며 받아들지요. 하하하;


3. 하문차님, 『유령이 사는 집』
완결났습니다. 간단한 내용 소개 보고 호기심에 들어가서 봤다가 단숨에 읽어내렸지요.;
BL이긴 한데 굉장히 그런 요소는 적습니다. 다른 작품 후기에도 적으셨던데, 본격적으로 사귀기 직전, 다가가기까지의 이야기를 주로 쓰시나봅니다. 이 소설 역시 그런 부분이 강하고요.
판타지이지만 마법이 아니라 세계가 그렇습니다. 배경은 18-19세기쯤?
주인공인 제스는 어느 연회장에서 '믿었던 약혼자에게 배신당하고 폐인이 된' 귀족, 아힌을 만납니다.
...
내용 소개 끝.
아니, 정말, 이 이상 내용 소개를 못합니다.OTL 그 부분이 상당한 복선이라 말입니다. 반전이니 적지는 못하지만 아힌이 아니라 제스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과거 회상이 끝나고 제스와 아힌의 관계가 중요해지는 부분에서 제스와 아힌이 벌이는 삽질(...)은 답답하긴 하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제스의 경우엔 어렸을 때의 인간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으니 어떻게 한발짝 내딛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힐테고, 거기에 아힌한테는 백배사죄해도 부족하니까요.ㄱ-;
이야기가 빠르게 흘러가는데다 60편 남짓으로 완결되어 읽기는 괜찮습니다.


4. 투곤님, 『눈칫밥 16년이면 공주님도 요리를 한다』
자급자족형 소설입니다.(웃음) 음식이 잔뜩 나오는 소설이 읽고 싶으셔서 쓰셨다던가요. 한밤중에 보다가는 당장에 호두파이 사러 뛰쳐나갈테니 가능하면 음식을 옆에 놓고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흑맥주가 들어간 고기스튜는 어떻게 할 수 없군요. 이건 직접 집에서 만드는 수 밖에 말입니다.
절세가인이었다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찬밥이 된 둘째 황녀가, 모종의 사유로 가출을 합니다. 그리고는 궁에서 지내는 동안 갈고 닦은 음식 솜씨를 발휘하여 작은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줄거리이기 때문에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혼자 음식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왕궁 요리사가 같이 따라왔다든지, 알고보니 주인공이 누구였다든지 하는 것은 넘어가지요.
읽고 나면 호두파이와 사과파이와 스튜와 클램차우더가 먹고 싶어집니다. ;ㅠ;


대강 이정도. 최근 선호작 등록해놓고 보고 있는 소설도 몇 있고, 리체르카님의 『벨로나스』는 워낙 평이 자자해서 보고 싶지만 완결난 다음에 봐야겠다고 미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다가 읽을 소설 비축분 떨어지면 앞뒤 안 가리고 들여다 보겠지요. 하하하;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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