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의 일이군요.

G가 컵케이크를 만들어온 날, 집에 들어갔더니 딸기 컵케이크가 냉장고에 들어 있었습니다. 색이 분홍이라 예쁘긴 하지만 그 밤에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 다음날을 기약했습니다. 하지만 아침부터 컵케이크를 먹을 수는 없으니 또 미뤘고, 그날 낮에는 G에게서 '이번에 만든 딸기 컵케이크 진짜 맛있다!'고 자랑하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이미 G가 컵케이크를 몽창 회사에 들고 출근한 터라 그 중 하나만 남겨달라고 부탁해서 받았지요.

그리하여 만든 다음다음날 컵케이크를 먹어보았습니다. G말로는 딸기맛이 나는 굉장히 맛있는 컵케이크랍니다.



옆의 홍차는 아마 마리아쥬 프레르의 크리스마스 홍차였을겁니다. 저렇게 차려놓고 보니 예쁘긴 하군요.
(이미 결론은 아실듯..)




컵케이크 단독 사진.
사진으로도 연어색 비슷하게 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분홍이긴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붉은 계통의 분홍이라기 보다는 밝은 연어색에 가까운, 노랑이 섞인 분홍입니다. 거기에 건조 딸기를 뿌렸더군요.

...
그러나 먹어보고 컵케이크는 만든 직후에 먹어야 맛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크림은 느끼하고, 설탕이 서걱서걱 씹히며, 빵은 퍽퍽합니다. G의 말로도 시간이 지나면 버터크림은 분리가 된다더군요. 원래 컵케이크는 질색하지만 이렇게 먹으니 더더욱 질색할만합니다. 흑.ㅠ_ㅠ


그리하여 이번주에는 만든 당일에 먹어보자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밤에는 안 먹지만 이번만큼은 어떤 맛인지 확인하겠다며 기다렸지요.



2단 컵케이크의 위엄. 6개 들이 컵케이크 포장용기로 두 개입니다. 열두 개씩 만들어오더군요. 이번에는 레몬크림 컵케이크입니다. 딸기크림과 비교되는 모습이군요. 위에 올라간 것은 장식용인 것 같은데 구절초인지 그 비슷한 이름으로 불리는 모기쫓는 허브랑 비슷합니다.-ㅂ-;




연한 레몬색이 정말 예쁘지요.

..
예쁘지만 먹고 깨달았습니다. 전 컵케이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좋아하지 않아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수도 있지만, 버터크림이 올라간 컵케이크는 아무래도 안됩니다. 아무래도 레몬이 들어간 크림 계통은 레몬 타르트에 올라가는 레몬 커스터드를 기준으로 생각하다보니 컵케이크에 올라간 버터크림은 그리 시지 않고 느끼합니다.(먼산)
그러고 보니 G가 만들어온 당근케이크도, 컵케이크 형태보다는 시폰틀에 구워 잘라먹는 것이 더 맛있다고 생각했지요.


경험했으니 되었습니다. 예쁘게, 맛있게 만들어준 G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는 컵케이크는 안됩니다...;...

(혹시 모르니 초콜릿 컵케이크를 부탁해볼까..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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