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천으로 하든, 조각보로 하든, 보통 초심자(?) 단계에서 많이 만드는 것이 바늘꽂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전 바느질 과정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중간에 손이 많이 가는 바늘꽂이나 퀼트 가방 만들기 같은 것은 멀리했지요. 그러다 G의 요청을 받고는 지난 2월쯤에 천을 잘라두었습니다. ... 완성은 지난 일요일에 했지요. 참으로 폭풍같은 작업이었습니다.(먼산)

앞서 글에도 나오지만 G는 이번 여행에서 귀고리를 세 세트 사왔습니다. 그리고 그 중 둘은 유리라, 잘못 보관하면 깨지기 쉽다더군요. 어차피 다 피어스 타입이라 이전에 부탁받았던 바늘꽂이를 만들면 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오전에 뒹굴거리다가 G가 자는 사이에 생각나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는 손이 덜 가더군요. 가장 하기 번거로웠던 것은 마무리 작업이었습니다. 첫 작품인데다 막판 준비가 엉망이라 대강대강 마무리 지었다는 건 G에게는 비밀 ... 도 아니고 건네면서 말했습니다. 그래도 본연의 임무-귀고리 꽂아두기만 잘 되면 상관없다는군요. 하하.

어딘가에 마름질하고 난 뒤의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있지 않았나 싶은데 없네요. 그래서 준비과정은 없고, 제작 과정의 사진만 몇 개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아름다운 우리 전통 보자기 만들기』(링크)인데 이 책은 절판입니다. 2009년에 나왔는데 벌써 절판인가 했더니 2011년에 동일 작가, 동일 출판사, 동일 제목의 책이 나왔습니다.(링크) 같은 책이지 않을까 싶은데, 가격도 2만원으로 동일합니다.



조각 잇기를 한 것은 조각 열 장뿐입니다. 정사각의 조각 다섯 장과, 직사각 다섯 장. 정사각을 먼저 잇고, 그 아래 직사각을 돌려가며 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드니 원형 돔 같은 모양이 됩니다.




뒤집어 놓으면 이런 모양입니다. 감침질이 고르지 않은게 티가 확 나네요. 아하하;




옆에서보면 이런 모습. 이게 어떻게 바늘꽂이가 되냐면 말입니다...



아랫부분을 돌려 시침질합니다. 그리고 뒤집어 솜을 채웁니다. 흐물흐물하지 않게 하려면 솜을 단단히 채워야 하더군요. 쿠션도 그렇지만 이것도 꾹꾹 눌러 채웁니다.




중간 과정이 생략되었는데, 시침질한 것을 당겨서 오므리고, 각 모서리를 꿰어 당깁니다. 당연히 모서리 당긴 실은 아래로 빼야하고요. 아참,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거기도 박음질로 당깁니다.(먼산)
이 부분은 책과 사진을 직접 보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은 저도 저부분이 헷갈려서 엉성~하게 마무리 했습니다. 몇 번 더 만들어보거나 이리저리 실험하면서 만드는 방법을 숙지해야겠지요.

아래의 동그란 판은 하드보드입니다. 모서리에 걸었던 실을 하드보드지에 다섯 개의 구멍을 뚫어 고정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하드보드판은 바이어스로 가장자리를 대고 배접한 천을 대야하는데 미처 준비를 못했습니다. 실은 저거 만드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릴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바느질하는데만 하루 걸리면 나머지 준비는 천천히 해도 되겠다고 미뤘다가, 막상 만들어보니 감침질은 순식간에 끝나고 그 뒷마무리가 더 골치아팠습니다. 그래서 하드보드지-지금생각하니 일러스트보드;-는 집에 있는 것을 잘라쓰고 거기에 적당~히 집에 있는 퀼트천을 씌웠습니다. 저건 나중에 다시 마무리 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수선할 예정입니다.(...)




아, 왠지 엉성해보여.;ㅂ;




그래도 귀고리 꽂아 놓는데는 별 문제 없습니다. G는 희희낙락하며 받아가더군요. 감침질이 더 잘아야 했다거나, 중심에 장식을 달아야 했다거나 하는 부분은 넘어갑니다. 아하하.;ㅂ;



김현희. 『(아름다운 우리 전통)보자기 만들기』. 미진사, 2009, 2000원 (절판이나 동일 도서가 2011년 출간)


만들면서의 뒷 이야기.

빙고님께는 언젠가 슬쩍 말씀드렸지만 머리카락으로 바늘꽂이를 만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만들어보고 깨달았습니다.; 집에 있는 모시-사진의 저 천-로 만들면 머리카락이 저 구멍사이로 삐져 나올겁니다.ㄱ-; 상상만 해도 공포로군요. 그렇게 만들려면 머리카락 뭉치를 솜으로 싸서 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근데 그러면 머리카락으로 바늘꽂이를 만드는 의미가 없지 않나요?; 하여간 이모저모 고민해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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