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를 보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부류는 아니지만, 그래도 좋아하진 않습니다. 어렸을 적엔 매미든 개미든 손으로 잘 잡았는데 요즘엔 못합니다. 만지는 것이 그리 내키지 않아요.
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도망가진 않고 잘 처리합니다.
나방이 들어오면 나서서 때려잡는다거나(...) 벌레를 피하려고 애들이 도망칠 때 나서서 처리한 적은 몇 번 있습니다. 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 시간 때의 기억이 아련하군요. 여름에 벌레가 들어오면 저랑 다른 친구가 나서서 잡았지요. 하하하.;

그렇기는 해도 중학교 때 본 연두색 노린재는 지금도 악몽입니다. 그 지역에는 여름이 되면 연두 노린재가 엄청나게 꼬이는데,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노린재 세 마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곤 했습니다. 게다가 근처 상점에는 쇼윈도에 달아 놓은 형광등 아래에 수백마리의 노린재가...(거기까지)

그러고 보면 아무리 저라도 바퀴벌레, 그것도 날아다니는 것은 못잡습니다. 게다가 그게 서재라고 부르는 베란다 바닥에 있다면! ;ㅁ; (창문에 있는 배수관을 통해 들어온 것 같더랍니다.-_-) 다행히 그 바퀴벌레는 동남아에서 먹기도 하는 그 초식 바퀴벌레랍니다. 싫지만 그걸로 조금 위안은 되었지요.

하지만 말입니다. 아무리 그런 저라도, 청소기 돌리는데 사무실 바닥에서 뭔가 크고 커다란 것이 스사사삭 움직이는 것을 보면 기겁합니다. 들을 사람이 없으니 소리는 안 질를 지언정 머릿속이 하얗게 비지요. 비어도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챙기러 간 게 용합니다. 하하하.
평소 그렇게 만난 검은 거미(아마도 땅거미계)는 아무리 커야 검지 한마디 정도인데 이번 것은 더 컸습니다. 엄지 한 마디보다 크더군요.(젠장T-T) 게다가 제가 가지러 간 사이에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여기저기 쑤시며 튀어나오길 기다려 잽싸게 담았습니다. 그냥 놔두면 쓰레받기에서 기어나오니까 열심히 흔들어서 멀미를 하게 한 다음 움직이지 않을 때 창문 밖으로 투척합니다.


다시 안 봤으면 좋겠다. 잘가~ -ㅁ-/



덧붙임.
태그에 곤충이라 적으려다보니 거미는 곤충이 아니로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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