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이스크림을 무진장 좋아합니다. 속이 차가워지니 안 먹는 쪽이 몸에 좋다는 건 알고 있는데, 그래도 폭주하면 정말 못 말릴 정도로 먹습니다. 그나마 요즘 슈퍼마켓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으니 다행이지요. 배스킨라빈스건 하겐다즈건 비싼 아이스크림만 먹는 건 '비싸기 때문에 자주 먹지 못하도록' 일부러 제한을 걸어둔겁니다.; 만약 슈퍼마켓에서 손 쉽게 구할 수 있는 투게더나 호두마루 같은 아이스크림에 손대고 있었다면 아마 한 주에 한 통씩 꼬박꼬박 비웠을 겁니다. 그리 되지 않아 다행이지...;

배스킨라빈스랑 하겐다즈 중에서는 배스킨라빈스 쪽을 더 좋아합니다. 하겐다즈는 제 입엔 너무 무겁더라고요. G는 하겐다즈를 더 좋아하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아주 가끔, 코스트코에서 쇼핑하다가 내키면 하프갤런짜리를 사와서 먹는 거죠. 배스킨라빈스 하프갤런이랑 비슷한 가격으로 살 수 있으니까요. 실제 가격은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배스킨라빈스 파인트가 6300원인데 하겐다즈 파인트는 9500원일걸요. 통신사 포인트로 할인을 받으면 저렴하게 먹을 수 있지만 그렇다 해도 8천원 가까이 됩니다. 용돈 생각하면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가격이지요.

한데 이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하겐다즈 초콜릿이 맛있다는 말에 갑자기 먹고 싶다는 생각이 확 들었거든요. 하하하;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근처 마트에 가서 사왔습니다. 이건 할인이 안되니 원가 그대로 주고 살 수 밖에 없습니다.

하겐다즈 초콜릿은 이날 처음으로 먹어보았는데 다행히 제 입에는 배스킨라빈스 초콜릿 무스가 더 좋았습니다. 이상하게도 하겐다즈 초콜릿이 가볍게 느껴지더라고요. 공기가 많이 안 들어가서 단단한 건 알겠는데 먹으면서 이건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초콜릿 셔벗에 가까운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랍니다. 생각만큼 진하진 않았어요. 하기야 입에 길들여진 하겐다즈 초콜릿은 대학로 하겐다즈 매장에서 파는 벨지안 초콜릿이었지요.; 매장에서 덜어 파는 하겐다즈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가격이라 감히 구입할 엄두를 못냅니다. 맛은 있지만 그 맛을 뇌리에서 지우는 쪽이 통장 잔고와 카드명세서를 위해서는 훨씬 더 좋으니까요. 하여간 기대했던 것보다 맛이 엷어서 안심했습니다. 만약 입에 맞았다면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땡길 때마다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하겐다즈 초콜릿을 사야했을텐데, 배스킨 초콜릿 무스라면 그럭저럭 방어할 수 있는 범위 안의 가격이니까요. 뭐, 그래봐야 한 달에 한 번도 못 먹겠지..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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