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보고 낚일까 말까 고민하다가 등을 돌렸는데, 그 며칠 뒤 다른 분께 빌려 읽어보고는 그 다음 주 홍대 간 김에 사왔습니다. 원래 단편이었던 이야기가 길어졌다고 하는데, 앞 이야기의 연결이 꽤 마음에 들었거든요. 표지만 보고 살짝 낚였다가 함정카드 발동이라며 울부짖는 분도 있을법 합니다. 『키노의 여행』처럼 헷갈릴 여지가 약간 있기는 하지요.

순환 백마선의 모델은 멜버른의 전차라고 합니다. 배경은 가상 도시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호주가 아닐까 싶은 분위기가 납니다. 나라가 크다는 것이라든지, 농장이라든지 말입니다. 어느 오래된-물론 서울에 비하면 애송이-ㅁ--도시에는 백마선이라 불리는 순환 전차선이 있습니다. 보통 전차선하면 단선을 떠올리는데 이건 노선이 2호선처럼 원형인가보군요. 그런 백마선의 여러 차장 중에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차장을 하고 있는 하나부사라는 청년이 있습니다. 아주 무뚝뚝하고 자기 일에만 열심인 차장인데, 그럼에도 은근히 인기가 많습니다. 이 책은 그 차장이 왜 인기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앞부분과, 차장의 옛 이야기를 보여주는 뒷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완성도는 앞부분이 더 높지 않나 싶긴 하지만 양쪽다 마음에 든 건 마찬가지입니다.'ㅂ'
차장이 잘생겨서 그런것만은 아니랍.....;....


가장 닮은 만화를 고르자면 『ARIA』인데, 그쪽과는 또 다른 분위기입니다. 일상물에 가깝지만 성별편중적인 ARIA에 비해 이쪽은 딱히 성별이고 뭐고를 떠나 그냥 사람들의 이야기니까요. 조금은 쓸쓸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훈훈해지는 그런 책입니다. 꽤 괜찮은데 의외로 이야기가 없다 싶은게..OTL

같이 출간된 『군청 시네마』는 1960년대의 시골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해서, 세 소년들의 영화찍기 좌충우돌을 보여줍니다. 이것도 짜임새가 꽤 괜찮았어요. 다만 1권이라 뒷권을 마저 봐야-완결을 봐야;- 마음놓고 읽을 수 있겠다 싶어서 구입은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 있자니 캐릭터들의 면면이 『도플갱어』의 주인공과 그 친구들을 보는 느낌이더군요. 하하하;


사진에 나온 다른 책 한 권-『가짜 이야기』는 이전에도 말했지만 하권 나올 때까지 봉인할겁니다.-ㅁ-; 상권 보고 나면 뒷권 기다리기가 힘들 것 같단 말이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