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다 올리고 나면 꼭 안 올린 소재가 떠올라서 난감하단 말야.-ㅁ-; 하지만 수정해서 덧붙이긴 그렇고, 따로 쓰기

9. 메그레 경감 시리즈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려나. 나도 추리소설 이력이 그리 길지 않아서 메그레 경감 시리즈는 옛날 옛적 육영사의 추리소설 전집(10권 내외)으로 본 것이 전부지. 사실 그 전집이 내 첫 추리소설이었는지도 몰라. 추리소설이 뭔지도 모르고 무섭다고 해서 가위눌리다가 그 책을 큰집으로 보내고 그걸 나중에 다시 꺼내서 보았던 이야기는 몇 번 블로그에서도 한 적이 있지. 그러니까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그 추리소설전집을 사주셨는데 표지가 무서워서 가위에 눌린거야. 무서운 책은 손에도 못대던 시절이거든. 지금도 그렇지만 거미나 내가 싫어하는 동물이 표지에 있으면 그 표지는 만지고 싶지 않아. 초등학교 2학년 때였나 3학년 때였나, 같은 반 애가 기암성을 보고 있길래 빌려 보고는 홀딱 반해서 그 전집을 다시 집으로 가져왔어. 그 전집에 기암성이 있던 건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 내가 보고서 가위 눌린 표지는 윌리엄 아이리시의 『검은 커어튼』이었고, 가장 무서워 하는 표지는 뭐더라, 제목이 기억 안나지만. 여튼 지금 생각해도 가장 피가 난무하는 추리소설은 펠박사-존 딕슨 카의 이야기였어. 하하하하.
지금 생각하면 또 웃긴게, 거기에 SF 소설도 섞여 있더란 말이지. SF 추리소설 전집이라고 해야하나. 집에 가서 생각나면 그 목록 정리해서 올려봐야겠군.
그러고 보니 나, 첫 추리소설이 셜록 홈즈가 아니었어.....(충격)

여튼 그렇게 추리소설을 시작했는데, 마구잡이로 읽어대던 시기에 만난 것이 『노란개』. 가스통 르루의 『노란방』이랑 헷갈리기 쉽지만 전혀 달라. 그러고 보니(2) 가스통 르루는 『노란방』으로 먼저 알았지 『오페라 극장의 유령』은 안중 밖이었다.-ㅁ-;
노란개는 메그레 경감이 주인공인데 이 아저씨가 뭔가 무뚝뚝하면서도 따뜻한, 그리고 진득한 타입이더란 말이지. 지금 생각하면 전형적인 프랑스 형사야. 그 뒤에 본 형사 르코크-수탉이라니.. 지금 깨달았다...;... 어쩐지 막판에 문장을 수탉으로 만들더라니-의 이야기에서도 그렇지만 외려 프랑스 형사들이 불독같은 기질이 있어. 실제 프랑스 경찰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끈질기게 물어지는 습성이 있다고 해야하나. 영국은 그보다는 조금 더 쿨~한 느낌이야.

갑자기 왜 이 이야기가 죽 나왔냐면, 서두에서 꺼낸 것처럼 메그레 경감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야. 그게, 듣기는 한참 전에 들었는데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 경감 시리즈가 슬슬 나오고 있더라고. 뤼팽도 그렇지만 이것도 완결까지 나올 기세야. 나야 프랑스 추리소설은 잘 안 맞지만 그래도 읽는 맛이 있지.+ㅠ+ 지금은 못 읽지만 나중에 도서관 다니게 되면 본격적으로 독파해야지. 게다가 다행히 이건 황금가지가 아니라 열린책들에서 나오고 있어. 열린책들의 제책방식은 한길사보다는 덜 미워하지만 그래도 그쪽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리 튼튼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책은 꽤 잘 만드니까. 한길사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도 몇 번 한 적이 있으니 여기서는 패스.;


10. 어제 귀가길에 같이 들어간 G의 가방을 보고 기겁했다. 헉, 가방 속에서 얼핏 보이는 저 무거운 책은 아무리 봐도 스티브 잡스...; 선물받았다는데 좌절했다. 별로 집에 두고 싶은 책이 아니었어.T-T 민음사의 번역이 엉망이라는 소리는 들었는데 엊그제 이런 글(링크)을 보고 나니까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 그 아래 댓글 싸움까지 꼭 읽어볼 것. 나름 재미있더만.
저걸 보니 번역서를 사겠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그렇다고 원서로 볼만큼 궁금한 이야기는 아니라서 아마 안 읽을 것 같다. 저걸 영어로 보기에는 내가 영어로 봐야하는 책들이 너무 많아.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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