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이게 올해 마지막 팥빙수가 될 듯하야.....
그도 그런게 겨울에는 추워서 팥빙수를 못 먹고, 지금 감기에 걸려 흐느적 거리니 이번 주말에 갈 시간이 되더라도 팥빙수는 안 먹을테고요. 아, 그렇지만 아이스크림은 먹을 수 있습니다.(...) 먹으면 안되는 건 알지만 먹고 싶은 걸 어찌 합니까. 하하하. 아이스크림이든 팥빙수든, 먹고 나면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니 감기 걸린 지금 몸 상태로는 먹으면 안되는데 말이죠.-ㅁ-;


평창동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직선거리로의 이야기입니다. 그 직선 사이에는 아주 커다란 산이 하나 버티고 있지요. 그리하여 이름만 많이 들어보고 한 번도 가본적이 없습니다. 전 주로 산 남쪽으로만 돌아다니거든요. 정확히는 산 남쪽, 강 북쪽. 옛 서울터만 고집하는...(이봐;...)


여튼 평창동은 언제 날 좋을 때 설렁설렁 등산하러 다녀도 좋겠더랍니다. 산책하기에는 길이 너무 가파르더군요. 빙고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눈이 한 번 오면 참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던가요. 눈 오는 날 골라서 신발에 산악용 스파이크 부착해 가봐야겠네요.+ㅅ+





카페 KIMI는 그런 언덕길 정상 부근에 위치했습니다. 아래는 갤러리, 위는 카페인데 거기서 네 시간이나 노닥거리고 있었지요. 광화문에서 빙고님이랑 만나서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7천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위치는 가나아트센터가 있는 언덕 위쪽입니다. 걸어 올라갈 수도 있지만 경사도 30도 남짓한 곳이니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택시로 편하게 올라가서는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며칠간에 걸친 커피 금지에도 불구하고, 위가 편하지 않아서 커피는 못 마시겠더랍니다. 마실까 하다가 팥빙수가 거의 비슷한 가격인걸 보고는 덥석 물었지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라 춥긴 했지만 그래도 팥빙수는 좋습니다. 맛은 그냥 팥빙수 맛. 저는 팥빙수는 팥과 우유맛으로 먹기 때문에 나머지가 조금 취향에 안 맞더라도 만족합니다. 얼음이 조금 굵게 갈렸고, 위에 올라간 떡이 가래떡이라 딱딱하게 굳어서 턱근육 운동을 했다 한들 팥이 좋은걸요.(...)

사진 저 옆으로 보이는 것은 파니니인데 햄과 치즈, 케찹이 들어 간 샌드위치입니다. 의외로 저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은 상상하는 딱 그맛인데, 눌린 가장자리는 살짝 딱딱하면서도 바삭한 데다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 짭짤하고요. 집에서 만들어 먹고 싶지만 저런 파니니 기계가 없으니 이런 카페에 와서 시켜먹는 겁니다.-ㅠ-




이쪽은 제가 시킨 토스트. 달달한 맛의 식빵에 블루베리 잼, 휘핑크림이 함께 나옵니다.

접시도 그렇지만 커트러리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 하지만 괜찮아요. 지난 여행 때 구입한 무인양품의 포크랑 숟가락도 동글동글하니 좋거든요.



집에서 멀다는 것이 단점인데, 어떻게든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그 때는 케이크도 먹어보고 싶습니다. 이날은 팥빙수에 파니니에 토스트까지 먹고 나니 배가 부른데다 소화력이 떨어진 상태라 더 못먹겠더군요. 다음에는 진하게 내린 맛있는 커피랑 케이크를 시켜놓고, 책 한 권 들고 가 즐겨야겠습니다.
(언제 갈지 물어보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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