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교보빌딩에 걸린 이달의 글귀. 인생은 더하고 빼고 하여 0으로 수렴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나쁜 기억도 잘 잊어버리니 보통은 더하고 쪽에 무게가 실리겠지요. '한쪽 편만 들지 않는다'는데서 슬며시 웃었습니다.


1. 세상에는 여자사람이 있고 남자사람이 있습니다. 子가 사람을 뜻하므로 여자사람은 역전앞과 같은 뜻이겠지만 여자 남자로 나누는 것보다는 여자사람 남자사람이 조금 더 중립적인 느낌을 준다고 생각하므로 저렇게 적었습니다.

1.1 여자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나이는 제 어머니 연배이며 아들 둘을 두었습니다.
그 여자사람은 언젠가 어떤 말을 한 적 있습니다. 전해들은 것이라 정확하진 않지만 제가 받아 들인 속의미대로 적자면 대강 이렇습니다.
"여자한테 무슨 직업이 필요해?"

1.2 여자사람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나이는 제 어머니 연배이며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었습니다.
그 여자사람은 언젠가 어떤 말을 한 적 있습니다. 전해들은 말이지만 대강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나는 밖에서 일을 하느라 애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생각해.) 내 며느리는 집에서 살림만 했으면 좋겠어."
그러고 보니 그 딸도 직업을 가졌는지는 기억이 가물합니다. 하지만 결혼하기 전에는 직장 다녔던 걸로 기억합니다.

1.3 여자사람이 또 하나 있습니다. 나이는 제 어머니 연배이며 딸만 둘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중역, 정확히는 관리자 자리에 올라 있습니다. 관리자를 맡은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한 것은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업무 대선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여자사람이 어제 어떤 말을 했습니다. 직접 들었는데 대강 이런 내용입니다.
"여자는 나와서 일하지 말고 집에서 집안일 해야지. 그래야 집이 잘 돌아가지."


2. 딱히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1.3의 여자사람이 그렇게 말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맞벌이를 하다보니까 집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고, 맞벌이로 돈을 벌지만 생각보다 돈이 안 모인데다 외벌이인데 집에서 살림하면서 재테크에 성공한 친구들이 자기보다 더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타당하지 않을까요.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말꼬리가 저렇습니다.-ㅁ-/ 살림하는 사람이 재테크에 다 성공하냐 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재테크도 능력차..;;)

2.1 추석 당일인가, 아침에 MBC에서 기획 특집 정도로 다룬 결혼과 미혼과 부모와 자식에 대한 이야기가 꽤 인상 깊었는데, 아니나 달라, 방금 전 1.3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도 나오더군요.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데 예전에는 안하면 더 후회였던 것에 비해, 요즘은 다들 안하니까 안해도 덜 후회하나봅니다. 저야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라 생각하지만 짝을 열심히 찾을 생각은 없는데 주변에서는 옆구리를 찌르는군요. 요즘 어머니가 잔소리 덜하신 건 왜 그런지 무서울뿐이고..(다시 살빼야지.-ㅂ-)

2.2 안 후회하려면 열심히 살아야죠. 결혼하면 균형 유지하고 육아하고 하는 데서 상당히 열심히 살아야할 원동력(이유?)가 생기지만 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나태해질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육아의 경우 게임 퀘스트랑 마찬가지로 퀘스트 하나를 클리어하면 다음 퀘스트가 자동으로 날아오니까요.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본인이 그 퀘스트 설정을 해야하니 추진력이 조금 떨어지거든요. 제 경우엔 특히 그렇습니다.-ㅂ-; 혼자 들볶지 않으면 늘어져요.;

2.3 그런 의미에서 10년 계획을 수정해서 다시 잡아야겠습니다. 근데 이 소리 지난번에도 한 것 같은데?;
약 *년 전에 세웠던 제 10년 계획은 그럭저럭 클리어.... (아마도) To do 목록이랑 섞어서 다시 만들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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