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문광부 건물은 요즘 공사중입니다.(사진 한 가운데)
대한민국 박물관을 만든다고 하던가요. 아마 임시정부부터 시작해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과 그 관련 유물을 모아 전시하려나 봅니다. 관련 전시품을 모으는 행사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전 이런 박물관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시용으로 비춰지거든요. 그러니까 용비어천가의 박물관 버전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뭐, 용비어천가든 아니든 간에 저렇게 좋은 자리에 박물관을 만든다는게 아쉽기도 하고요. 박물관이 아니라 도서관이라면 어땠을까요. 그런 생각이 살풋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서울 도심지에 접근하기 쉬운 도서관은 거의 없습니다. 있긴 하겠지만 딱 이거다 싶게 떠오르는 도서관이 없군요. 아니, 이 건물이 위치한 종로구만 떠올려도 떠오르는 도서관은 사직공원 옆 어린이 도서관이랑 삼청동 근처 정독도서관 정도입니다. 복작복작한 도심부에는 도서관이 없지요.

하기야 도서관 건물로 쓰려면 엄청난 보강 공사가 필요하지만-도서관의 경우엔 기둥에 걸리는 하중을 일반 하중의 두 배로 잡고 있음-그래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서관 하나쯤 여기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요. 독서실 하나 없고, 오직 열람실만 있는 그런 도서관 말입니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번역된, 혹은 소개된 여러 한국 관련 책들을 모아놓고 외국인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대출은 되지 않지만 누구나 들어와서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 한국에 대한 것이 알고 싶다고 하면 그런 자료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가장 먼저 떠올릴만한 그런 도서관.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 그리고 사람책도 읽을 수 있는 그런 도서관 말입니다.


망상이긴 하지만 망상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그런 도서관이 진짜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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