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닥노닥이 무슨 뜻인지 확인해보니 조금 수다스럽게 재미있는 말을 늘어놓는 거랍니다. 여행 같이 간 분들하고는 정말 노닥거리며 시간을 보내니까 딱 들어맞는 단어네요. 이날 저랑 듀시스님은 르타오 카페에서 노닥거렸습니다. 일본여행 갈 때의 즐거움은 이런 카페에서 맛있는 차랑 맛있는 케이크를 먹으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이노다 커피는 혼자 뒹굴거리기 좋은 곳이고, 여긴 두 셋이 가서 케이크 시켜놓고 노닥거리기 좋은 곳이군요. 하지만 사람이 많다는 건 단점입니다. 오래 있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러고 보니 르타오-Le Tao라는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유래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데, 저도 얼핏 듣긴 했습니다. 오타루(小樽)를 거꾸로 한거라고요. 그러니까 おたる → るたお로 바꾸고 거기에 알파벳 이름을 넣은 것이라고 말이죠. 이름만 들으면 바로 '출신지'가 어딘지 알 수 있게 이름지었군요.




사진 한 가운데의 르타오 가게는 2층 건물입니다. 1층은 매장이고, 2층은 카페를 운영합니다. 르타오 카페는 삿포로 미츠코시 2층에도 있다고 기억하는데 저는 본점인 이쪽만 가보았습니다.

2층에 올라가니 카페에 들어가려는 대기줄이 굉장히 깁니다. 그래도 다들 줄서서 기다리고 있네요. 다들 팀으로 모여 왔던데다 카페 테이블 수도 많아 그런지 생각보다는 빨리 자리를 잡았습니다. 마침 차와 케이크 세트메뉴가 있길래 두 개 주문하고, 케이크는 더블 프로마쥬와 초콜릿 롤케이크를 시킵니다. 홍차도 두 종 시켰는데 무슨 홍차였는지는 잊었습니다. 무난한 과일향 홍차로 시켰다고 기억합니다. 케이크 세트의 가격은 840엔이고요.




보고 있자니 식기에 대한 탐심이 좀 들지만..; 지나친 물욕은 통장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여튼 식기 디자인 자체는 Afternoon Tea Shop의 기본 로고랑 비슷하게 보이네요. 로고 디자인도 그렇고, 흰 식기라 그런가봅니다.




홍차 맛은 무난하게 마시기 좋았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이런 저런 다섯 가지 과일들을 섞어 만든 차라는 듯? 그런 가향차였는데 팔기도 하더군요. 다만 집에 홍차가 잔뜩 쌓여 있는 고로 이번 여행 때는 다른 홍차를 사올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하하하; 트와이닝 얼그레이가 맛있을 때 후다닥 마셔야하는데 그것도 버겁습니다.;
(근데 저랑 듀시스님이 같은 홍차를 시켰는지 다른 홍차를 시켰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그래서 여행기는 가능한 빨리 올려야 하는 겁니다.-ㅂ-a)




이쪽이 르타오의 대표상품인 더블 프로마쥬입니다. 음, 하지만 생각만큼 강렬한 맛은 아닙니다. 무난하게, 치즈 무스라면 딱 생각날만한 그런 맛입니다. 그렇다고 맛 없다는 것은 아니지요.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치즈케이크들과는 상당히 다른 수준이니 말입니다.; 기대치가 높았던 것도 있고, 유제품의 홍수에 상대적으로 빈약한 평가를 받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이게 훨씬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초코 롤케이크. 밖의 진하고 찐덕찐덕한 초콜릿 코팅도 그렇고, 초콜릿 시트도, 안의 크림도, 새콤한 맛을 내는 베리들도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 안에 들어 있던 가나슈 덩어리-사진에서는 동그랗게 보이는 것-은 없어도 되겠다 싶더군요. 차갑게 보관하는 케이크인만큼 가나슈도 단단하게 씹히는데다가 좀 달았거든요.-ㅁ- 하여간 이 롤케이크가 확 맛을 내는 바람에 치즈 프로마쥬가 뒷전이었습니다. 이날도 입안이 깔깔해서 가토쇼콜라 같은 계열의 단단한 초콜릿 케이크는 못 시켰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쉽습니다. 그러니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요.


맛있게 잘 먹고 탑에 올라가 사진찍고 내려옵니다. 뒷문쪽으로 나가는데 이런게 보이는군요.



르타오에서 기획한 식기인가봅니다. 그런데 색이 참...




게다가 저 큐빅. 다이아몬드는 아닐 것 같고, 큐빅일지 스와로브스키일지 모르지만 여튼 묘했습니다.; 제가 손대기에는 너무 강렬한 색들이네요.



식사메뉴도 있었는지 궁금해서 르타오 홈페이지(http://www.letao.jp/)를 찾아 들어갔는데 메뉴가 안 보이네요. 게다가 엉뚱하게 가을 한정 메뉴들만 눈에 들어옵니다. 안돼! 이젠 못간단 말야! -_-a

다음에 오타루에 가게 된다면 슬쩍 들려볼까 합니다. 분점인 미츠코시 삿포로 매장하고는 또 어떻게 다를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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