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미 모닝롤은 한입 베어물은 뒤고..-ㅠ-

모닝롤중에서는 코스트코에서 파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제과점 모닝롤은 이것보다 조금 폭신한 스타일이라, 식빵 느낌에 가까운 이게 먹기에 좋거든요. 약간 쫄깃쫄깃한 것도 마음에 듭니다. 이날은 냉동고에서 꺼내 전자렌지에 돌렸습니다. 살짝 실온해동 한 다음 오븐토스터에 구워도 좋지만 쪄먹으면 또 각별합니다.

하지만 이날의 주역은 빵이 아니라 카레였지요. 만든 다음날 먹은 병아리콩 카레.

실은 카레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만들려다가 재료가 부족해 에라 모르겠다며 카레를 나중에 넣어 카레를 만든겁니다. 원래 만들려던 것은 칠리였지요. 프님의 레시피대로 칠리를 만들려고 했는데, 간고기가 너무도 비싸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습니다. 그리하여 토막낸 닭 한 마리를 사와서는 뭔가를 만들었지요.

- 양파 두 개는 잘게 썹니다. 냄비를 달구었다가 양파를 썰면서 바로바로 넣습니다.
- 중간 크기의 당근 하나도 잘게 썹니다. 써는 중간 중간 냄비에서 투명하게 변하는 양파를 뒤적거립니다. 역시 당근도 써는 대로 다 넣고 섞습니다.
- 이번엔 셀러리를 다듬습니다. 한 대를 사서 씻고는, 잎부분은 썩둑 잘라내고 아래의 대만 대강 다듬어서 잘게 썹니다. 마찬가지로 써는 대로 냄비에 넣습니다. 그리고 계속 볶고, 볶고, 볶습니다.
- 가끔 휘저어주며 놔두고 그 사이에 닭을 다듬습니다. 닭껍질을 뜯어내고 기름을 다듬습니다. 그리고 프라이팬을 달구고 닭고기를 넣어 굽습니다.
- 채소들이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전날 씻어서 담가두었던 콩을 넣습니다. 그리고 섞습니다. 약한불로 그냥 놔둡니다.
- 닭고기를 뒤집어 주고 앞 뒤를 적당히 익힙니다. 구운 자국이 나면 이번엔 닭고기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습니다. 여기에 말린 허브를 조금 뿌리고, 아까 잘라뒀던 셀러리 잎부분을 넣습니다. 그리고 거품을 걷어내며 보글보글 끓입니다.
- 채소와 콩이 들어간 냄비가 물이 줄어든다 싶으면 옆에서 끓고 있는 닭고기 국물을 한 국자씩 넣습니다.
- 한참 끓이다가 둘을 합체시키면 끝.


여기에 고형 카레를 넣고 조금 끓이다가 하룻밤 재워버리면 간단히 카레가 완성됩니다.'ㅠ'
그렇게 만든 카레는 지난 주 내내-정확히는 오늘까지 제 점심 도시락이 되었습니다. 자, S가 사다준 카레는 이제 한 통 썼으니 남은 것도 느긋하게 하나씩 만들어 봐야겠네요. 저렇게 오래 끓이니 셀러리도 완전히 물러서 입에서 녹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감자를 넣지 않아도 맛있게 되더라고요. 감자를 넣고 싶으면 아예, 따로 익혀서 거기에 소스처럼 얹어 먹는 것이 더 맛있겠다 싶습니다.



한밤중에 이런 글을 올리고 있는 건 내일은 종일 출장이기 때문..OTL 저녁 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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