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감상은 한 번에 몰아 올립니다. 최근 1주일 이내에 읽은 책들이니까요.'ㅂ'

『버스 달리다』는 G가 아는 곳에서 빌려다 보았는데 구입 예정입니다. 사실 어제 사려고 했는데 지갑이 너무 빈약해서 더 빈약하게 만들 수 없겠더라고요. 그렇지 않아도 닭고기(...) 사야하는데. 책이 밥에 밀린 경우였습니다. 아래의 책 가격을 보시면 그 때의 제 심정을 아실 겁니다.(먼산)

사하라 미즈가 『별의 목소리』 만화책 작가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책은 애니메이션도 그렇고, 결말이 빤히 보여서₁ 차마 손을 대지 못하겠더군요. 그러다가 『MY GIRL』을 보고서는 확 갔습니다. 부녀가 함께 산다는 설정은 『Papa told me』와 비슷하지만 함께 살게 된 계기라든지, 그렇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녀간의 조근조근하면서도 간질간질한 대화는 심금을 울립니다. 딸바보 (예비)아빠들에게는 권장도서로 지정하고 싶을 정도..(탕!) 그렇기 때문에 『버스 달리다』도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보았습니다. 둘 중 어느 쪽에 가까운 이야기일지 감이 안왔거든요.

결론을 먼저 말하면, 『버스 달리다』는 『MY GIRL』 주인공들의 연애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염장도가 아주 높은 책이며, 솔로들에게는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저야 면역력이 있기 때문에 이정도로는 괜찮습니다.(..) 로맨스 소설을 읽은 게 몇 년인데요. 이정도로 염장당하면 절여지다 못해 수분이 다 빠져 건어물이 되어있겠지요.
각각의 마을 이름은 버스 정류장 이름이기도 하고, 그 버스를 중심으로 해서 알콩달콩한 연애가 펼쳐집니다. 역시 밀고 당기는, 그 섬세한 묘사가 이어지는 단편들이라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면역력이 약한 분들에게는 치명타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는 쑥맥 과학 선생님 이야기인데, 츤츤을 한 방에 날려 데레로 만드는 그 솜씨는 대단합니다.(이 묘사는 『오오카미』 7권에서 나왔길래 한 번 써먹어보고...-ㅁ-) 이런 걸 길들이기라고 하는 거죠. 넵.

(이쯤 쓰면 홀릴 분들은 충분히 홀릴거라 보고..)

아마 마스터님은 이미 보셨을 겁니다. 키릴님이나 듀시스님도 이미 보셨을 것 같고. 첫비행님은 보셨나요?


『토리빵』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권은 참 슬픈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병)아리에게 홀려있다가 독립하고 나간 뒤 등 뒤를 돌아보니 두 달 동안 밀려 있던 업무가 노도와 같이 사람들을 덥쳤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1-5권까지 보면서 이처럼 슬픈 이야기는 보지 못했습니다.(...) 아, 물론 '커버 그라운드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 새 내 앞에는 잡초가 놓여 있었다'도 슬프지만 말입니다. 여튼 참으로 알차고 재미있는 한 권이었습니다. 역시 『토리빵』은 발매사수를 해도 시간과 체력이 아깝지 않아요.+ㅅ+

(발매사수. 본방사수와 같이 발매일이 되면 득달같이 홍대에 달려가 사오는 것.)


『심야식당』7권은 지난주에 교보에서 예약받는 것을 보고 토요일에 혹시 들어올까 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어제 직접 가서 샀습니다. 이번 권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가장 웃겼던 것은 당근 이야기. 『맛의 달인』에 나오는 양파 이야기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쪽은 진짜였습니다. 사랑은 당근을 이기는군요.(웃음) 그리고 '졸업'하는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아, 하지만 전 고기의 젤라틴 국물은 그냥 뜨겁게 데워 비벼먹는 쪽을 좋아하기 때문에 차가운 젤라틴 덩어리 국물은..T-T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너무 무난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토리빵』 비슷하게 소소하고 맛있는 이야기였지요. 기대감은 조금 낮추시는게 더 재미있을 겁니다.^^;



사하라 미즈. 『버스, 달리다』,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09, 8000원
토리노 난코. 『토리빵 5』, 이혁진 옮김. AK COMICS, 2011, 6500원
아베 야로. 『심야식당 5』, 조은정 옮김. 미우, 2011, 8500원


₁ 산왕님 이글루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게 질문할 것이 없냐'는 글이 올라왔을 때 "커플에 원수졌습니까"라는 질문이 절찬리에 호응을 얻었습니다.(...) 감독의 답변이 참 궁금합니다.
그 아래 원거리 연애 관련 질문도 있었는데, 그것도 궁금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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