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토요일 아침, 업무 때문에 일찍 종로에 나갔다가 스타벅스에 들어갔습니다. 20-30분 정도 시간이 남았는데 아직 서점 영업시간이 아니라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지요. 가장 가까이에 보이는 것이 스타벅스여서 들어갔습니다. (정확히는, 스타벅스 위치는 파악하고 있지만 패스트푸드점 위치는 모름.;..)

카페라떼 가장 작은 사이즈로 따뜻한 음료로 주문하겠다는 건 이미 결정했고, 디저트를 보니 또 눈이 휙 돌아가네요. 못보던 디저트도 있어 고민하다가 충동적으로 같이 주문을 넣습니다. 두개 합해 9100원. 와아. 엄청난 가격이네요.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이쯤이면 한끼 식비를 훌쩍 뛰어 넘습니다. 하지만 전 이걸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요. 그러니 문제 없음!




업무하는데 왜 태공을 들고 나갔냐 물으신다면, 업무 종료 후 놀러 나갈 예정이라 그랬다고 답하겠습니다.-ㅁ-;
(실제로는 홍대 가서 책 사오고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집으로 돌아옴)

저 멀리 보이는 비닐 포장은, 김영모 제과점에서 충동구매한 병아리 만주입니다. 왜 충동구매를 했는지는 사진을 보시면 아실겁니다. 이날 간식으로 먹으려고 들고 나왔지요.




이 무심한 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에 달린 것이니, 그대 두려워하지 말거라.(응?)
그런 가르침을 받고 있는 듯합니다. 게다가 양 옆에는 또 깃털을 그려놨잖아요? 아아. 귀여워서 안 살 수 없었습니다.




태공과의 투샷. 표정이 닮았네요.
맛은 평범합니다. 속의 앙금은 흰앙금이고 호두를 섞어 그런지 푸실푸실 부스러져서 먹기 조금 힘듭니다. 하지만 호두 씹히는 것이 포인트라 괜찮습니다. 개당 가격이 1700원이니 아주 가끔, 혹시 근처에 갈 일 있을 때나 사먹겠지만 말입니다. 이정도면 불교계에서 대량 주문을 넣어 선물로 뿌려도 좋을 듯합니다. 추측컨대 재료에 특별히 문제될만한 것은 없을테니... 겉 반죽에 들어갔을 기름도 식물성기름으로 대체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이쪽은 초콜릿 타르트인데,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가격은 만주의 세 배, 만족도는 절반 이하더군요. 타르트를 찍어 한 입 먹어보고는 '내가 왜 초콜릿을 이 가격 주고 사서 먹고 있는 거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한 것이 그대로 초콜릿 같습니다. 단면 사진이 따로 없지만, 일단 바닥부분은 달걀이 들어간 초콜릿 푸딩계, 그 위는 헤이즐넛 향을 첨가한 가나슈, 그리고 그 위엔 모양을 내서 사진처럼 꼬마 키세스처럼 떨어지는 같은 가나슈, 안쪽에 템퍼링을 해서 광택을 낸 찐득찐득한 초콜릿의 순입니다. 그야말로 초콜릿으로 대동단결한 디저트입니다.

한데, 그 이상의 의미가 없습니다. 일단 헤이즐넛 향이 들어간 건 별로 좋아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초콜릿이라면 그냥 초콜릿을 먹고 말지 이렇게 타르트로 된 것은 미묘합니다. 단단해서 쪼개 먹기도 쉽지 않아요. 게다가 답니다. 카페라떼를 마시고 있어도 답니다. 혼자서 어찌어찌 절반까지는 먹었는데 더 이상 먹는 것은 내 혀와 내 위장에 무리다 싶어 포기했습니다. 절반까지 먹은 것도 상당히 무리한 것이었고요.

헤이즐넛향 초코를 좋아하지 않음, 달았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음.
그래서 다음에는 시켜먹지 않을겁니다. 블루베리 타르트를 먹을 걸 그랬나 나중에 잠시 생각하긴 했지만 그건 또 타르트 속이 걱정됩니다.ㄱ- 위에 블루베리 절임이 올라간 건 알겠는데 그 아래 들어 있을 빵부분을 생각하면 손이 안가네요.;




그러니 스타벅스에 잘 안가게 되는 것은 마음에 드는 디저트가 별로 없어서입니다. 커피빈에 비하면 음료가 싸지만 그래도 그 차이를 벌충할 정도로 디저트가 맛있는 것이 아니니, 요즘엔 아주 가끔 갈 따름이지요. 좀 아쉽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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