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플을 마지막으로 먹은 것이 언제인가 했더니 홍대 TNC(쌩스네이처카페의 제멋대로 줄임말)에서 먹은 것이니,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네요. 하지만 와플은 밖에 나가 먹는 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왜냐면 비싸거든요.-ㅁ-;

와플이나 핫케이크가 동시에 메뉴에 올라있다면 전 핫케이크를 시킵니다. 와플보다는 핫케이크가 사랑스러우니까요. 그러고 보니 와플이라는 단어를 맨 처음 듣고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냐면, 계란빵 사이에 잼을 넣은 것이었지요. 여기서 말하는 계란빵은 인천에서 시작해 대한민국을 한 차례 휩쓸었던(...) 달걀 통채로 올린 빵이 아니라, 어렸을 적 어머니들이 집에서 만들던 달걀 맛 듬뿍 나는 카스테라 비슷한 빵을 말합니다. 두 개는 전혀 다르죠.;

와플이란 단어를 맨 처음 보았던 곳이 어디냐면 옛날 옛적, 금성출판사에서 50권으로 냈던 소년소녀세계명작인가 하는 전집의 모 책입니다. 이런 전집류는 괴악한 소설이 한 두 권 끼어있게 마련인데, 여기 있던 괴악한 소설은 동굴의 여왕입니다. 아아. 그 맨 마지막 장면은 트라우마가 되어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ㅂ; 거기에 아나톨 프랑스의 괴기 공포 소설도 있었지요. 청동의 비너스 때문에 지금도 청동 비너스 상은 가까이하고 싶지 않습니다. 잘못 보였다가는... (이하 생략)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 모책이 뭐냐하면 케티 이야기입니다. 지경사에서 케티 시리즈로 네 권 내주었는데 그 외에 다른 시리즈가 더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첫 번째 권이 『케티 이야기』,  두 번째가 『케티의 기숙사 생활』, 세 번째가 『케티의 멋진 여행』, 네 번째가 『케티의 귀여운 여동생』... 이었나. 제목이 가물가물한데 이건 집에 가서 확인해보고 수정하겠습니다.; 이 중 케티의 기숙사 생활 이야기에서 육촌인 릴리를 처음 만났을 때, 릴리가 호텔 레스토랑에서 '여기 와플 참 맛있어요'라면서 왕창 시켜 왕창 먹고는 펑펑 울며 학교 가고 싶지 않다고 아버지께 떼를 쓰던 장면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거기에 달린 짧은 주석이 '달걀 우유 설탕 밀가루를 넣어 만든 간식'인가 뭔가로 등장했을거예요. 그러니 왠지 폭신폭신한 오믈렛 비슷한 무언가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미국식 와플이니까 아마 저런 동그란 형태보다는 사각 틀에 반죽도 더 가볍고, 빈스빈스의 와플처럼 겉이 바삭한 느낌이 들진 않을 것 같네요. 벨기에 와플은 더 빵느낌에 가깝지만 그건 간식 느낌..?


S냥에게 빌린 와플틀이 있고, 모리나가 핫케이크 믹스도 한 봉지 남아 있으니 언제 시간 나는 주말에 와플이랑 핫케이크랑 같이 만들어서 질감 비교 글이라도 올려볼까용.-ㅅ-



덧붙임. 그러고 보면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전집의 여러 소설들은 대부분이 멋진 삽화랑 같이 떠오릅니다. 제목은 잊었지만 저 전집의 『돈키호테』 뒷편에 실려 있던 프랑스 쪽 '평범한청년이공주를구하여결혼에골인하는' 이야기도 그렇고, '물의요정이납치한남자아이와땅의요정이납치한여자아이가다시만나결혼하는'이야기도 그렇고, 삽화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ㅁ- 역시 삽화란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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