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전날, 퇴근해서 후다닥 명동으로 향했습니다. 신세계 들러 빵 사고 지하보도를 통해 중앙우체국 앞으로 나와서 바로 골목안으로. 그러면 도향촌까지 그리 멀지 않더군요.

도향촌에서는 원소 한 상자와 다른 월병을 조금 샀습니다. 원소는 그대로 냉동보관했고 월병은 그 다음날 들고 와서 점심으로 먹었지요.-ㅠ-



원래 십경월병이랑 그 옆의 산동팔보를 구입하려 했는데 할머니가 말리시더군요. 산동팔보나 십경월병이나 거의 같은데 차라리 산동팔보 대신 천층수를 들고 가라고 말입니다. 그건 이미 먹었다 하니 그 다음으로는 호도수를 추천하시네요. 망설이다가 '두 개 넣어 끓는 물 부으면 죽이 된다는' 과자가 궁금해서 샀습니다.'ㅅ'

십경월병은 이미 한 번 올렸으니 호도수만 찍어봅니다.




포장이 독특하군요. 흰 종이로 감싸서 한 가운데서 접은 다음 둘둘둘 말았네요. 오오. 이런 것도 스킬이 필요해.





복숭아 桃가 찍혀 있는데 아마 도향촌 이름에서 따왔나봅니다. 재료의 이름을 따온 거라면 호두수가 되겠지만 이름 발음이 좋지 않아서 호도수라 넣은 것인가 싶기도 한데..

맛은 바삭바삭하게 부서지는 쿠키맛입니다. 버터향과는 거리가 좀 있고, 음, 고급스러운 옛날 과자 맛?
실은 먹은지 한참 되어서 이미 맛을 잊었답니다. 하하하.
하여간 할머니가 소개하신 것처럼 커피랑 함께 먹으면 푸근해질 맛이랍니다. 월병 구입할 때 고민하고 있자니 할머니가, "호도수 먹어봤어? 저거 커피 한 잔 타놓고 함께 곁들여 먹으면 정말 맛있지."라고 하셨거든요. 그 묘사에 낚여 구입했는데 가격 생각해도 이정도면 살만하고 종종 생각날 맛이더랍니다.



다만 월병 자체가 기름지고 밀가루를 주 재료로 한 음식이다보니, 거기에 그 당시 좀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먹고 난 뒤에 속이 좀 부대꼈습니다. 커피를 들이 붓는 생활이 이어지다보니 위가 파업하겠다고 협박하더군요. 그러니 속은 잘 달래가면서, 적당히,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즐깁시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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