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으면 누군가 싶지만 작품을 대면 다들 아실 겁니다.; 오노 나츠메는 『리스토란테 파라디조』나 『납치사 고요』로 유명하지요. 『리스토란테~』는 최근 애니박스에서도 애니메이션을 방영했습니다. 엔딩이 참 귀엽고 몽실몽실하더라고요.
라가와 마리모는 『아기와 나』, 『JUST GO GO』가 대표작.
아베 야로는 『심야식당』으로 떴지요.


G가 엊그제 동호회에서 빌려온 책들이 이 세 작가의 신작, 혹은 구작이었습니다. 밤 동안에 야금야금 읽어보고 나서 간단한 감상글을 올립니다. 요즘 도통 감상글을 올리지 않았는데, 조만간 『科學でわかるお菓子の「なぜ?」』에 대한 리뷰 수정글도 올리겠습니다. 제가 지난번에 올렸던 내용하고는 상당히 동 떨어져 있기 때문에...(먼산)

손도 안 댄 것은 아예 적지도 않은 『소녀 소년 학급단』.; 이건 제 취향에 안 맞습니다.....;
(애초에 애들을 싫어하니 ㄱ-.. 초딩이라면 질색입니다.)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
감상은 한 단어로 요약가능합니다. 에로틱. 훗.-_-;
이게 데뷔작이었다는 것 같지요? 심야식당보다 이쪽을 먼저 연재하다가 중도 하차했는데, 아쉬움을 가지고 놔두는 사이에 심야식당 연재가 시작되었다나봅니다. 심야식당이 뜨니 귀 파주는 가게도 다시 책을 낼 수 있었다고요. 그림을 보면 조금 더 부드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왠지 귀를 그리는 느낌이 충사와도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여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부끄럽습니다.//// 


오노 나츠메의 『not simple』.
아아...ㅠ_ㅠ 이 작가는 작품의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인데 말입니다, 이건 굉장히 어둑어둑하고 무겁고 그래요. 특히 이야기가 결말을 보여주고 나서 그 전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내는 것인데, 그 이야기에 그런 함정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왠지 모르게 다코타 패닝이 떠오른....-_-; '다코타 패닝'이라는 키워드 자체가 사실 내용 폭로이지만 알아듣는 분은 많이 없으리라 봅니다. 다 보고 나서도 왜 다코타?라고 생각하실지도.
사용한 소재가 제가 싫어하는 부분이라... 그리고 처음부터 결말을 보여주어서 심장에 무리는 덜 갔지만 그래도 다 보고 나니 참 허무합니다. 인생사 .... not simple. 제목이 왜 이런지도 알만하군요.


『치무아 포트』.
이건 읽고 나니 아이쭈님이 떠올랐습니다. 엄, 이거 보시면 펑펑 우실 것 같...?;
기본 구조는 어디선가 많이 본, 예전에도 재탕 삼탕 많이 한 소재를 가지고 썼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사람이 쓰니 상당히 느낌이 다릅니다. 최근 나오는 신인 만화가들의 책을 보고서도 느끼지만, 잘 그리는 사람보다는 잘 풀어내는 사람이 좋습니다. 엊그제 사서 봤다가 썩소를 흘릴 수 밖에 없었던 백작+메이드물도 그 간질간질한 느낌이 부족하다 싶었는데 말입니다.
하여간 우울할 때 이 책 들고 보면 눈물 후둑후둑 흘리며 보게 될겁니다. 어머니가 옆에 계실 때 보고 있어서 눈물 참느라 좀 힘들었거든요. 하하하.;

내용은 간단합니다. 치무아. 이건 인간이 아닌 존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인간 속에 섞여 살기도 하고 따로 살기도 하지만 주로 인간에게 배척당하며 사냥당하기도 하는 이종족입니다. 포트는 그런 인간 사이에 섞여 사는 치무아입니다. 토끼형(..)으로, 역시 마을 사람에게 배척당하지만.... 그래도 인간 속에 섞여 살아가는 것은 쟈바 우라는 이름의 청년 때문입니다. 자신을 구해주고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유일한 인간. 이 이야기는 치무아인 포트와, 전쟁 때문에 건강을 잃은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서 전쟁에 나간 쟈바 우의 교류를 다룹니다. 그리고 이 둘의 교류를 중심으로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자신과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고 믿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떠한지, 그리고 그 속에서도 따뜻한 마음 하나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짤막하게 보여줍니다. 설정은 굉장히 단순한데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다보니 치무아라는 이종족, 인간, 배척, 전쟁만 가지고도 이렇게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더군요. 게다가 라가와 특유의 큰 눈이 치무아라는 종족에 결합되니 참. ... ... .. 귀엽습니다.////

지난번에 구입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가격을 보고 눈물을 머금으며 후퇴(포기) 했는데 조금 아쉽네요. 라가와 마리모의 단편이 두 권 함께 나왔다고 알고 있는데 다른 한 권도 기대됩니다.+ㅅ+


가장 재미있게 보았다는 건 『다음 이야기는 내일 또』. 감동적이라는 점에서는 『치무아 포트』도 좋았지만 『다음 이야기는 내일 또』는 아련하면서도 발랄한 이야기거든요. 아마 이건 마스터님 취향이 아닐까 합니다.-ㅁ-; 게다가 예상 외로 폭소하게 되는 부분이 몇 있더군요.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이고 재미를 위해서 감춰두겠습니다. 훗훗훗.
초등학교 5학년인 주인공 하루카는 3인가족의 장남입니다. 여동생은 초등학교 1학년으로 아직 애고, 아버지만 계십니다. 어머니는 1년 전 사고로 돌아가셨지요. 아직 엄마의 상실이 직접적으로 다가오진 않지만 그래도 고모도 있고 해서 훈훈하고 화기애애하게 잘 지냅니다. 시작은 옆집에 새로 3인 가족이 이사오면서입니다. 인사를 온 그집 딸래미는 하루카와 동갑인데, 우연히 찾아보게 된 엄마의 어렸을 적 모습을 빼닮았더군요. 하루카도 엄마랑 꼭 닮았으니 그 두 사람은 쌍둥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닮았습니다.-ㅂ-;
여튼 이 양쪽집의 일상 생활을 담담하게 그리는데 취향에 직격하는 부분이 몇 군데 있었습니다. 식사 장면이라든지, 아버지의 자식 사랑이라든지, 고양이라든지. 특히 맨 마지막의 4컷 만화를 보고는 데굴데굴 구를 수 밖에 없었지요. 아니, 이름이 그러면 어때서! 선글라스 하나 씌워주면 딱이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번에 본 책은 한 번씩 다 읽어볼만했다는 이야기입니다.'ㅂ'



오노 나츠메. 『not simple』. 애니북스, 2007, 9500원.
라가와 마리모. 『치무아 포트』. 대원씨아이, 2010, 5000원.
KONNO KITA. 『다음 이야기는 내일 또 1』. 대원씨아이, 2010, 5500원.
아베 야로.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 미우, 2010, 8500원.



다음주엔 전투요정 유키카제 리뷰를 올리겠군요. 애니메이션 보고 있자니 소설도 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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