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오 이신은 도서관에서 만난 작가입니다. 물론 그 전에 북새통에서 화려한 책등을 보고 한 번쯤 눈길을 준 적이 있긴 하지만 손을 댄 것은 도서관에서가 처음이었습니다. 딱히 눈에 들어오는 책은 없고, 그렇다보니 시리즈가 꽤 많아 보이는 헛소리꾼 시리즈를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게 된겁니다. 그리고는 꽤 반해서 지금은 아예 마스터님께 시리즈 전 권을 빌려서 흐뭇하게 보고 있습니다. 살해 방식은 상당히 잔인한데도 그게 그리 잔인하게 여겨지지 않는건 주인공이 맹해서 그런거죠. 이름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잇군.-ㅁ-

괴물이야기가 나온 것을 알았을 때도 사서 봐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하권이 나온 것을 알고 미적미적 구입했습니다. 사실 하권이 출간된 것보다 바케모노가타리 애니메이션 DVD가 출시된 것이 등을 더 떠밀었습니다. 내용을 알아야 품절되기 전에 DVD를 주문하든가 말든가 하지요. 게다가 블루레이까지 나오다보니 가능하면 빨리 내용을 파악해야 다른 매체도 구입여부를 결정하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결론은?

블루레이를 지릅니다.-_-;

DVD 소개에 등장한 캡쳐화면을 보면 라라짱라기코는 얼굴이 그저 그런 것 같은데 그런 것치고 여자들이 참 많이 들러붙는단 말입니다. 전작은 그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 ..... 라고 쓰고 보니 전작도 그랬습니다. 헛소리꾼도 여자가 엄청나게 많이 붙었지요. 그쪽은 연애감정이 아니었고 이쪽은 연애감정에 가깝다는 건 다르지만 그래도 여자가 많이 등장합니다. 남자는 달랑 둘. 아... 써놓고 보니 참 슬프네요.
하여간 내용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애니메이션도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 하니 어떻게 이야기를 옮겼을지 궁금합니다.+ㅅ+



...

블루레이 디스크 재생기기가 없는 것은 잠시 무시합니다. 하.하.하.



하지만 추천도는 낮습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 보이기 때문에 추천하기 망설여지는군요. 앞서 나온 헛소리꾼 시리즈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각 편에서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혹시라도 비극으로 끝날까봐 가슴졸이며 봤는데 깔끔하게 잘 끝납니다. 다들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동화의 마지막 구절이 떠오를 정도로요. 게다가 걱정하고 있었던 라라짱라기코의 고백도 아주 절절하게 등장합니다. 오오. 자네 그정도까지 말 할 수 있을줄은 몰랐다니까. 은근히 격정적인데가 있구만! 게다가 한 번 결심한 것에 대해서는 확고하니 그정도면 크랩양을 넘겨도 될 정도네!

본론으로 돌아와서, 가벼운 이야기임에도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삼천포로 지나치게 잘 빠지기 때문입니다. 라기코와 대화하는 모든 여자들이 다 그렇습니다. 그나마 센조가하라는 좀 나은데, 마요이나 칸바루는 등장만 했다하면 엉뚱한 곳으로 이야기가 툭툭 튑니다. 게다가 센고쿠는 캐릭터 설정 자체가 정말로 취향이 아니다보니 등장하는 장면을 읽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고요. 사실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닥 잘난 걸로 묘사되진 않았는데 왜 저런 남자가 인기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것도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내내 인기 없다가 사건을 겪은 뒤에 인기 폭발이라는 상황도 그렇고요. 뭐, 그거야 이모저모 이유를 대면 이상하지 않긴 한데...ㄱ- 그런 부분도 조금 걸립니다.
만담과도 비슷하게, 이야기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대화를 주고 받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저도 몇 번인가 그런 부분은 대강 건너뛰고 읽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괴이와 해결방안이니까요. 그 부분만 집중해서 보면 니시오 이신 특유의 말장난이 잘 묻어나는 이야기고, 가볍고, 로맨스 중심이고 하니 볼만합니다. 단, 책 가격이 꽤 나가니까 조금 고심하실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상권은 초판 한정 투명책갈피를 못 구했지만 하권은 들어 있더군요. 하네카와보다는 센조가하라가 좋지만 어쩔 수 없지요.-ㅁ-


니시오 이신. 「괴물이야기 상-하」. 현정수, 학산문화사, 2010. 각 12000원.



* 살짝 덧붙임.
1. 고토부키 같은 타입의 츤데레보다는 센조가하라 같은 츤데레가 더 좋습니다.
2. 센고쿠를 싫어하는 건 라기코에게 대시할 준비를 하는게 빤히 보이기 때문에. 전 주인공 커플이 정해져 있을 때 누군가가 그에 대고 대시하는 것을 질색합니다. 칸바루도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야는 둘다 대시중이니 낫고.;
3. 라기코도 완전 돌머리는 아닌가봅니다. 일 풀어나가는 것도 그렇고, 임기응변도 상당하고. 거기에 공부시킨다고 그걸 따라가는 걸 보면 평균 이상은 되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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