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탔다가 반짝 반짝 빛나는 트리장식을 보고 한장 찍었습니다.

연말이고 하니 1년 결산보다는 앞을 보고 준비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 비공개로 적어두었던 To Do 목록을 살짝 손보고 공개로 다시 적습니다.

10월에 한 번 적어 놓고는 용지를 잃어버려 11월에 작성하고, 그걸 또 어디 두었는지 잊어버려 엊그제 다시 작성한 겁니다. 11월에 작성한 것은 결국 못찾았습니다. 다른 서류와 함께 파쇄기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지요.


2010. 10. 10.
1. 은행 빚을 다 갚는다.
2. 고정으로 들어가거나 써야할 자금을 제외하고, 최소 4천만원의 여유자금(유동자금)을 가진다.
3. 가족여행을 2년에 한 번씩 간다.
4. 친구들에게 가끔씩 선물을 보낸다.
5. 혼자서 훗카이도 일주 여행을 해본다.
 - 유빙을 본다.
 - 일본의 끝에 가본다.
 - 후라노의 라벤더 밭을 본다.
 - 하코다테의 야경을 본다.
 - 히지가타 도시조의 동상을 보고 오망성 성벽을 걷는다.
6. 혼자서 영국 호수지방을 거닐다가 맛있는 크림티를 즐긴다.
7. 털실 블랭킷을 만든다.
8. 티코지와 티매트를 만든다.
9. 라틴어를 배운다.
10. 한문을 공부한다. 논어와 맹자를 읽어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부한다.
11. 소목을 배운다. 그 기술로 내 전용 차탁과 독서 탁자를 만든다.
12. 시작만 하고 끝을 보지 못한 수 많은 일들, 모두 마무리 지을 것.(이 당시는 십자수를 염두에 둔 듯..;)
13. 19세기, 앤(Anne)이 입었음직한 옷을 재단하고 만들어본다.
14. 그림을 산다.
15. 그림을 그린다. 여행 사진을 찍는 대신 그림을 그린다.
16. 근사한 한복을 맞추고 그걸 입고 창덕궁에 나들이 간다.
17. 나무를 심는다. 차와 커피를 키워 수확해 마셔본다.
18. 우클렐레로 '세상에 하나뿐인 꽃'을 연주한다.



12월 것을 다 쓰고 나서 다시 훑어 봤는데 무섭습니다. 의외로 겹치는게 많지 않아요.-ㅁ-;


2010. 12. 15.
1. 고양이를 키운다. 얼룩덜룩한 고등어 태비. 그것도 길가다가 운명적으로 만나 한 순간에 서로 사랑에 빠진 녀석으로.(로맨스 소설을 너무 봤어.;)
2. 작업실을 만든다. 햇살이 반짝반짝 잘 들어오는 곳으로. 하지만 롤 블라인드도 필요하겠지. 겨울에는 창에다가 태피스트리를 걸어도 좋겠다.
3. 작업실 혹은 서재에 커다란 테이블을 놓는다. 커다란 나무 탁자. 여기에 작업할 것을 잔뜩 늘어 놓고 일한다.
4. 푹신한 방석을 만든다.
5. 서재를 만든다. 방 전체, 창 아래를 제외하고 책장을 놓는다. 한 가운데는 위의 탁자를 놓는다.
6. 내 집을 가진다. 안락하고 편안한 집을 가진다. 서재와 제대로 된 부엌이 있는 집으로. 가능하면 현재의 우리집을 가진다.(비용이..-_-)
7. PS3를 산다. ... 세 배 빠른 것으로?
8. 지금 집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모은다.
9. P4에 들어간다. 이번에는 스킵딘 없이, 마흔 전에 완벽하게 P4를 끝낸다.
10. 일본어를 마스터한다. 현지인이 국적을 모를 정도로.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11. 영어를 마스터한다. 영국식 영어로, 3년 뒤 윌리엄 모리스의 레드하우스에 가서 100% 능숙하게 말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한다.
12. P4 기간 동안 (상부의 허락을 받아-_-) 휴직을 하고, 잠시 영국에 가서 윌리엄 모리스의 레드하우스에 다녀온다.
13. 영국에 가서 (좋아하는) 모 브랜드의 옷을 마음껏 사들고 온다.
14. 여행을 위해 엔화와 파운드화를 쟁여 놓는다.
15. 일반 사이즈 옷이 낙낙하게 떨어질 정도로 날씬하게 된다. 옷사러 가서 55사이즈를 추천받는다.
16. 체력을 키운다. 쉬지 않고 108배가 가능하게 된다. 팔굽혀 펴기 30개, 윗몸일으키기 60개가 가능하게 된다.
17. 자전거로 집 주변을 여행한다.
18. 아이패드를 산다.
19. 티파티를 연다. 발목까지 오는, 끈으로 묶는 구두를 신고, 레전시 시대의 복장(...)을 하고 영국식 티파티를 연다. 스콘, 푸딩, 티라미수, 샌드위치, 홍차, 커피, 초콜릿 ...
20. 스노쿨링을 한다. 오키나와 혹은 제주도의 바다에서 물에 잠겨본다.
21. 「초속 5cm」의 배경이 된 로켓 발사 섬-다네가시마를 간다.
22. 서재에 대한 인형놀이를 한다.
23, 유자나무를 키운다. 정원에 심을 법한 나무들을 키워본다. 밤나무, 차나무, 커피나무.
24. 새로운 음식의 레파토리를 늘린다. 내가 만족스럽게 해낼 수 있는 음식의 종류를 10종 이상 늘린다.
25. 사진을 찍는다. 필름 남은 것으로, 사진집을 만들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는다.
26. 제주도를 4일간 떠돈다. 한라산도 올라가본다.
27. 앙코르와트에 가족여행을 간다.
28.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대성당에 가본다. 헌책방 거리도 돌아본다.
29. 십자수를 완성한다.
30. 커다란 퀼트 이불을 완성한다.
31. 태피스트리를 해본다. 도안은 태양으로 날아간 화살.
32. 숏컷으로 짧게 머리카락을 자른다. 남장을 해서 잘생긴 청년 흉내를 내본다.
33. 맥주, 매실주를 빚어본다.
34. 말린 과일을 럼에 절여, 그걸로 근사한 파운드케이크를 만든다.
35. 말을 줄인다.
36. 우클렐레를 연주한다. 구입하고 배워서, 스팅 노래를 우클렐레로 해본다.
37. 미친듯이 공부해본다.
38. 검도를 배운다. 단증을 딴다. 3단!
39. 24시간 동안 깨어 있는다.
40. 날마다 쉬지 않고 한 시간씩 걷는다.
41. 유니세프에 특별기부금으로 100만원을 낸다.
42. KOICA 단원으로 국외봉사를 한다.
43. 손님을 초대해 전채, 메인(닭찜이나 갈비찜), 디저트의 코스를 대접한다.
44. 티세트를 갖춘다. 찻잔, 포트, 접시를 갖추어 티파티를 가진다.
45. XML을 공부한다.
46. DB 구조론을 복습한다.
47. 국제면허증을 발급받는다.
48. 클로티드 크림을 만든다.
49. 정원을 만들어 가꾼다. 정원에 아궁이를 만들고 거기에 팥죽을 끓인다.(이건 모종의 건을 아는 사람만 이해할 이야기)
50. 한복을 입고 고궁에 간다.
51. 중세-서양중세시대의 고서제작에 대한 논문을 쓴다.
52. 그림을 그린다. 여행 때 스케치북을 들고 나가 여행 그림을 담는다.
53. 그림을 그린다. 아크릴화로 티세트 풍경을 그려본다.
54. 내 소설을 책으로 만든다.
55. 그림을 산다. 호랑이 그림을 사서 방에 걸어둔다.
56. 내가 살고 싶은 집의 평면도를 그린다.
57. G와 함께 동화책을 만든다.
58. 꽃을 선물한다.
59. 인형 옷을 만든다.
60. 마무르는 여행을 해본다.
61. 햇살이 잘 드는 카페 - 내 작업실에서 커피와 과자가 있는 티타임을 즐긴다.
62. 인터넷을 하지 않고, 컴퓨터를 쓰지 않고 48시간을 보낸다.
63. 유서를 쓴다. 처분해야하는 물건을 정리한다.
64. 방정리를 하고 필요 없는 책을 치운다.

1년 뒤에 돌아보면 몇가지나 진행되었을까요? 한 달에 한 번쯤은 목록을 작성하고 이전 것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군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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