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생각이라 적었는데 대체적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합니다.



파스퇴르 우유에 대해서는 상당히 호불호가 갈린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업 이미지이건, 제품이건 말입니다. 저는 무념(無念)이긴 하지만, 제품은 나쁘지 않은데 챙겨먹지 않고, 기업 이미지는 깨끗하긴 한데, 속을 들여다 보면 제대로 닦이지 않았다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나하나 짚어보지요.-ㅁ-;


1. 기업 이미지
파스퇴르의 기업 이미지는 조금은 전투형입니다. 기존의 기업들이 만드는 우유살균법을 나쁜 것이라 규정하고 자기 것이 좋은 것이라고 전면광고를 여러 차례 실었거든요. 그것도 조선일보 1면 하단이었는데, 비용이 얼마였을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ㅁ-; 게다가 아주 적절하게, 빽빽한 내용을 담고 색도 화려하게 하였으니 사람의 눈을 끌지 않을 수 없지요. 그걸 다 읽어내고 제대로 이해하는 가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말입니다.

요약하면,
- 신문에 지속적으로, 자신들이 쓰는 살균법이 좋은 것이며 기존 기업들의 살균법은 나쁘다(영양소를 파괴한다)는 내용으로 광고를 냈습니다.


2. 민족사관고등학교
파스퇴르의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것으로는 민족사관고등학교의 설립 및 운영 있었습니다. 일명 민사고라고 해서, 가난하지만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모아서 한국을 이끌 인재로 키우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모델이 아마 일제시대에 간도 쪽에서 만들어진 여러 사학들이었을겁니다.

겉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은 이미지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다릅니다.

- 2002년인가, 그 즈음에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민사고가 파스퇴르의 첫 사학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보다 먼저 세운 고등학교-저도 그런게 있었다는 기억은 합니다-가 있었는데 그게 몇 년을 못가 무너졌다던가요. 그래서 다니던 학생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 민사고도 IMF 때 고생합니다. 기업에 의지해 학교를 운영한다는 것은 기업이 잘 나갈 때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어려우면 학교 역시 어렵습니다. 그리하야...
횡성에 있는 민사고 학생들이 원주로 나와 우유를 팔았습니다.
제가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그리고 그 당시 주변 이야기를 들어도, 민사고 학생들이 원주에서 우유랑 파스퇴르 요구르트 등의 판매 홍보(?)를 했다는 이야기가 여럿 있었거든요. 하하하....
(첨언하자면, IMF 전후 6년 정도 원주에 살았습니다. 그러니 90년대 중반부터의 파스퇴르 이야기는 가까운 지역이라 대강 들어 알고 있었지요.'ㅅ')

- 그리고 지금의 민사고는?
회사 운영이 어렵던 파스퇴르는 계속 표류하다가 결국 매각되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한국 야쿠르트였다고 알고 있는데, 파스퇴르 회장님은 민사고의 교장선생님이 되어 기업과 학교를 분리 시킵니다. 그러니 학교 운영자금은 학생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지요.
그리고 2004년(파스퇴르 매각 전)에 들은 바에 따르면 4계절 교복비 70만원, 가야금 비용은 별도로 지불해야하고 한달 기숙사비도 몇 십 만원에 이르더니 그 몇 년 뒤엔결국엔 1년 학비가 2천만원(파스퇴르 매각 후)이라는 말까지 나오더군요. 지금은 개천에서 용만드는 학교는 더 이상 아니죠.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학교였던 것은 아마 2002년까지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 즈음해서 집안은 가난한데 공부 잘해 민사고 들어간 아이를 한 명 알고 있습니다.)
(2003-4년 사이에 준비하다가 포기한 학생도 하나 알고 있으니..-ㅅ-)


엉뚱한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뭐, 자세한 이야기는 찰리님이 써주시겠지만 기존 기업들과 파스퇴르의 우유 살균법 차이는 온도와 시간이었다고 기억합니다.

- 기존 방식은 고열처리로 140도인지 120도인지 150도인지 헷갈리지만 100도가 넘는 고온에서 3초간, 짧게 가열합니다. 파스퇴르는 이 방식이 '좋은 균도 몽창 다 죽이는', 영양소도 파괴되는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 파스퇴르는 80도인가, 그 즈음의 낮은 온도에서 은근~히 가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다만 그게 몇 초였는지는 잊었네요.-ㅁ-
(포털에서 저온 살균으로 검색하니 60-80도에서 30분이랍니다)



뭐, 어느 쪽이 좋은지는 저도 모릅니다. 저야 보수적이라 한 번 선택한 브랜드는 웬만하면 바꾸지도 않는데다가 어렸을 때부터 서울우유를 마셔서 거기에 입이 익숙해져 있거든요. 이런 입맛에는 대관령우유는 상당히 고소하고(혹자는 이걸 '너무 태워서 고소해진거야'라고 합니다만) 파스퇴르는 느끼합니다. 파스퇴르가 느끼하긴 하지만 진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우유는 유지방을 너무 많이 빼서 묽은 거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요.
하지만 저지방 우유에 입이 길들여진 지금, 파스퇴르는 무립니다.;


여튼 지금도 파스퇴르르 떠올리면 조금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파스퇴르에서 초창기에 내던 비~싼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맛의 달인 몇 권이더라, 하여간 중간에 등장하는 묵직한 아이스크림에 대한 묘사를 보고서도 파스퇴르의 아이스크림을 떠올렸는데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하고 끝났지요. 지금은 나오지 않습니다. 아마 횡성을 중심으로 한 몇몇 가게에서만 팔았다고 기억하는데 꿀이 들어갔다고 자랑하던 아이스크림이었지요. 맛있다고 듣긴 했는데 못 먹었으니 그저 소저는 웁니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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