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올렸지만 제게 있어 가장 맛있는, 몽블랑의 대왕마마님은 도쿄에서 맛본 긴자 안젤리나의 몽블랑(링크)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타입의 몽블랑을 맛보기 쉽지 않더라고요. 단면(링크)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크림이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겉의 밤크림도 상당히 부드럽지요. 제 건강에는 안 좋겠지만 뭐, 가끔 먹는 것이니 괜찮다고 위로를 해봅니다.

하여간 이런 종류의 몽블랑은 만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한국에서는 몽블랑이 그리 인기가 없는지, 가끔 먹는 몽블랑은 위의 밤크림이 굳어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도전을 하지 않았는데, 작년에 Passion 5에서 허니 몽블랑을 먹어보고는(링크) 홀딱 반했습니다. 제가 원하던 몽블랑이 이런 몽블랑이었거든요. 하지만 재료 수급 문제 때문인지 허니 몽블랑은 가을에만 반짝 등장했다가 사라집니다. 올해도 나오겠거니 하고 기다렸는데, 지난주에 시간 내서 가보았더니 다른 몽블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보고 웃었습니다.-ㅁ-;



이날은 간만에 집카페 분위기를 낸다고 일부러 케이크를 포장해왔습니다. 방에다 작은 상을 놓고 테이블보를 깔고 그 사이에 홍차(트와이닝 얼그레이)를 준비합니다. 먹을 준비가 되었으니 잽싸게 꺼내서 찍습니다.




왜 웃었는지는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하하하.
몽블랑의 모양이 크게 변화줄 것이 없다고는 하지만 뭐, 속도 그렇고 꽤 닮았지요.




(깨끗하지 못한 사진이지만....)
겉을 파보았더니 생각한 것과는 단변이 꽤 달랐습니다. 흠. 겉모양만 닮았던 걸까요.
맨 아래는 파이입니다. 그 위에 초콜릿을 아주 얇게 바른 머랭이 있는데, 머랭이라기보다는 쫀득한 캐러멜 혹은 누가와 비슷합니다. 그러고 보니 Passion 5의 구운 과자 중에 누가가 있더군요. 오랜만에 보니 또 반갑습니다.




이쪽이 정확한 단면입니다.-ㅁ-;

칼이 있어서 확 자..른다 해도 깨끗하게 나오진 않을 것 같지요. 하여간 맨 아래는 파이, 그 위는 머랭(자료 설명으로는 그런데 식감은 누가에 가깝습니다), 그 위에 스폰지 시트, 크림, 스폰지 시트를 올리고 전체적으로 밤크림과 생크림을 바르고 다시 밤크림을 짭니다.


들어 있는 것도 많고 복잡해보이지만, 그리고 겉모양은 어디 것을 좀 닮았지만 맛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겉의 밤크림도 부드럽고 달달한데다 단맛이 아주 강하지는 않습니다 거기에 맨 아래 파이, 그 위의 쫀득한 식감, 거기에 살짝 진한 맛을 내는 초콜릿, 그리고 시트와 사르르 녹아내리는 크림.-ㅠ-

아하하.
가을이라 행복합니다. 기분은 울적할 지언정, 가을은 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몽블랑이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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