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미지라고 쓰고 바퀴벌레라고 읽습니다.-_-;


Tag에서 서재를 클릭하시면 제 방풍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http://esendial.tistory.com/2100)
보시면 아시겠지만 침대는 왼편 벽쪽에 붙어 있으며, 책장이 바로 보이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침대 머리맡에 발 놓고 뒹굴 거리며 책을 읽는 것이 머리맡에 책 놓고 읽는 것보다 재미있지요. 다음에 무슨 책을 읽을까 생각하기도 쉽습니다.

그럴진대...
어제 밤에도 뒹굴거리며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책 세 권을 가져다 놓고 뒹굴고 있는데 눈 앞에 뭔가 아른거립니다. 움직이는 것이 곁눈으로 보이더군요. 뭘까 싶어서 고개를 들고 움직이는 것에 촛점을 맞췄습니다. ... 엥?


제 바로 눈 앞에는 십자수 수틀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 한 쪽에 커다랗고 이상한 벌레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더듬이 길이는 추측컨대 4cm 이상. 몸 전체 길이도 4-5cm정도 되어 보입니다. 손가락 마디 두 개보다 커요. 엄지손가락보다도 크더군요. 게다가 날개도 있는 것으로 추정! 그런 괴 생물체가 제 눈앞에 얼쩡거립니다. 딱 3초간 굳어 있다가 이것은 제가 해치울 수 있는 수준의 벌레가 아니라고 판단하고는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사실 그 자리에서 으악!하고 비명지르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견하지요.(먼산)

아버지와 G가 와서 확인하더니 바퀴벌레가 맞다고 합니다. 그게 집에 들어온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랍니다. 이전에 G가 거실에서 굴러다니다가 천장에 이런 게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 합니다. 그것도 날아다닌 모양이고요.
아버지가 전기충전식 라켓을 들고 나타나 바퀴벌레를 때렸는데, 슬프게도 충전이 덜 되었는지 이녀석은 그냥 포로록 날아서 어딘가로 숨었습니다. 저걸 잡지 못하면 오늘밤 창문을 열고 잘 수 없다라는 심정이었는데, 어젯밤은 열대야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무진장 더웠지요. 제발 다시 나타나라고 생각하며 서가가 있는 베란다 유리창을 닫았습니다. 어흑.;ㅂ;

그리고 잠시 뒤. 제가 베란다에 들어가 서가에서 멋대로 책을 뽑아 읽는 방석 위에 그 녀석이 나타났습니다. 다시 아버지를 부르자 이번에는 원시적이지만 확실한 무기-파리채를 들고 오시더군요. 그리고는 잽싸게 내리쳤습니다. 한 방으로는 죽을리 없으니 계속 때리고는 기절한 건지, 죽은 건지 알 수 없는 것을 들어 창 밖으로 던졌습니다. 죽지 않았다 한들, 이 높이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부디 화단에 있는 개미들에게 좋은 식량이 되었으면 하는 심정만........(먼산)





일반적인 바퀴벌레라면 약을 뿌리고 휴지로 싸서 화장실로 내려보내거나, 아니면 체리우드에서 쓰는 방법대로 위에 휴지와 슬리퍼를 올리고 살짝 밟아주면 끝납니다. 아니면 휴지 위에 책을 올리고 밟는 방법도 있을테고요. 하지만 저건 도저히 밟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동남아에서 본건가, 야생에서 산다는 날개달린 대형 바퀴벌레와 같은 것이었거든요. 몇 년 전엔가, 목재 수입선을 타고 한국에 유입되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는데 실물은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하지만 '우리집'에 출몰할 정도면 상당히 많이 번졌을거라는 생각이 드는걸요. 어머니가 바퀴벌레 약을 친다 하시니 괜찮아지겠지요.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실제로는 삐~마리가 있다는 속설은 믿지 않으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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