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커피를 처음 마셔본 뒤로, 카페에 들러 더치커피 메뉴가 있으면 한 번씩 시켜본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여름에도 더치커피보다 드립커피를 선호하지만, 딱 이거다 싶은 더치커피를 그 뒤로 만난 적이 없어 그렇습니다. 그나마 괜찮다 싶었던 곳은 너무 멀고, 서울 내에서 마셔본 더치커피 중에서 입에 맞는 것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ㅂ'
신맛보다는 쌉쌀한 맛을 선호하는데 지금까지는 거의가 신맛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이글루스의 사노님이 전광수 커피하우스 북촌점은 쓴맛이 나는 더치커피가 있다는 정보를 올리셨을 때 잽싸게 찍어두고 있었지요. 그러다 엊그제 다녀왔습니다.


전광수 커피하우스 북촌점은 다음 로드뷰로도 보이고, 찾기는 아주 쉽습니다.



안국역 2번출구에서 나와 감사원쪽으로 걸어올라가다 재동초등학교 앞길로 꺾어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됩니다. 언덕 위에 있지요.




드립(손흘림) 커피는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아이스로 나오는 더치커피는 금방 나옵니다.

유리컵이 이런 컵이라 조금 불만이었습니다. 뭐랄까, 제게 있어 이런 유리컵은 복고풍 같은 분위기를 자극하는지라...'ㅁ'; 저는 길죽한 것이 좋은데 불평할 처지는 아니지요.;;;;


자, 중요한 건 맛입니다.

한 모금 마셨을 때 맨 처음 와닿는 것은 쓴 맛. 그리고 그 바로 뒤에 초콜릿 맛이 확 와닿습니다. 우아아아아; 이정도면 더치커피 만들 때 커피에다 무가당 코코아파우더를 섞은 것이 아닐까 싶은 정도입니다. 초콜릿 향이 이렇게 강하게 느껴지는 커피는 처음입니다.;

쌉쌀한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좋아할만한데, 제게 또 가서 여기 더치커피를 마실거냐 묻는다면 망설일겁니다. 몇 가지 걸리는 이유가 있어요.

지나치게 초콜릿향이 강하다는 것. 음, 집에서 찬물로 커피 우릴 때는 향과 맛이 둘다 평평하게 느껴지는데 이건 그보다 낫습니다. 하지만 초콜릿향만 느껴지고 맛은 거기에 쓴맛. 복합적인 그런 맛... 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끝맛입니다. 한 모금 마시고 났더니 혓바닥과 입안에 얇게 막을 씌운 것 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ㅅ; 윽............ 뭘까요.;;;


하지만 6천원이라는 가격에 이정도의 더치커피라면 괜찮습니다. 집에서도 가깝고 말이죠. 다만 제게 충분히 맛있는 더치커피가 아니었다는게 아쉬울뿐.;;




다음에 가면 손흘림으로 만델린을 마셔봐야겠네요. 거기에 더블토스트 시켜서 먹어봐야지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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