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카페의 신메뉴를 올릴까 스콘을 올릴까 고민하다가 티 캐디의 스콘이 갑자기 확 땡겨서 올려봅니다.

이날은 G랑 G의 친구 M이랑 같이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G도 그렇지만 M도 제 후배이지요. 대학전공도 비슷하고 해서 종종 제가 진로 상담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취미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가끔 G랑 M이랑 만날 때 저도 끼어들곤 하지요. 이날은 목표가 신촌 북오프였던지라, 이대쪽에서 걸어 내려오다가 어디 카페에 들어가자고 의기 투합해 티 캐디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음료는 한 잔씩 시키고 제가 스콘 두 접시를 냈지요.


토요일 오후였는데 역시 느긋한 분위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옆 테이블이 조금 시끄러웠거든요.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다보니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카페인데 목소리까지 커지면, 소리가 울리면서 티 캐디 특유의 분위기가 확 달아납니다. 어쩔 수 없는거지요.'ㅂ'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음료를 시키는데 '오늘'부터 메뉴가 바뀌었다며 메뉴판을 가져다 주십니다. 셋이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어떤 음료를 시킬까 고민하다가, G는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얼그레이 아이스 .... 뭐를, M은 아이스밀크티를 시킵니다. 그러고 보니 G는 티 캐디 말고 클로리스는 자주 왔다갔다는군요. 친구들의 아지트라나 뭐라나. 그래도 티 캐디는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시킨 것은 웨지우드의 스트로베리. 트와이닝의 얼그레이는 없더군요. 게다가 티 캐디의 홍차는 이전에 마셨던 기억을 떠올리면 제 입에는 안 맞았던지라 향 홍차로 시켰습니다. 그러고 보니 티 캐디의 홍차는 제가 집에 가지고 있는 홍차와 겹치는 것이 없습니다. 그것도 나름 재미있고.;
(트와이닝 얼, F&M은 아예 없다고 기억하고 해로즈도 없습니다. 루피시아는 기억이 안나네요.)



티캐디의 찻잔은 참 우아해서 홍차 마시는 맛이 납니다. 집에서 마실 때는 이런 찻잔이 번거롭기만한데 나올 때는 아기자기하거나 우아하거나 근사한 찻잔을 기대하게 되지요.
왼쪽의 마들렌과 머랭은 괜찮았습니다.



G가 좋아해마지 않던 유리컵입니다. 커다란 것이 좋다나요. 하지만 이건 M이 시킨 것이고 G의 음료는 다릅니다.



크림이 듬뿍. 그리고 그 아래에 살며시 보이는 것은 얼그레이 아이스크림입니다. 아이스크림보다는 살짝 소르베에 가까운 식감이지만 그래도 맛있더라고요.+ㅠ+

간식은 음료 한 잔당 하나씩 딸려 나옵니다.



홍차는 주문하면 포트가 두 개 나오는데, 가져와서는 큰 포트의 우려진 홍차를 작은 포트로 옮겨 따릅니다. 본인이 우려가며 마시는 것이 아니라 우려줍니다. 저는 그쪽이 편합니다. 진하게 우린 마지막 잔의 홍차에 우유를 섞어서 밀크티를 만들어 마시는 것도 좋지만 이 때는 밀크티보다는 스트레이트가 마시고 싶었습니다.-ㅠ-

스트로베리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다른 홍차를 시킬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두 개의 같은 사진. ISO만 살짝 바꾼겁니다. 아래쪽이 실제 색이긴 한데 붉게 나오는 것도 좋아요.



스콘을 주문하면(아마 3500원이었을겁니다) 두 개의 커다란 스콘과 딸기잼, 크림이 나옵니다. 크림은 생크림이 아니라 조금 더 뻑뻑한 것이, 직접 만든 클로티드 크림이나 버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 색은 이쪽.



스콘이 부풀다 못해 옆으로 기우뚱 쓰러집니다. 후후후.



스콘을 갈라 크림과 잼을 듬뿍!


마지막으로 먹었을 때, 제 입에 스콘이 떫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네요. 떫은 맛도 없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들부들하고 말입니다. 으흐흐흐흐흐. 지금 생각만해도 퇴근하자마자 당장 신촌으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확 드는군요. 하지만 오늘은 무리입니다. 내일이나 모레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티캐디와 티앙팡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을뿐이고.


아쉬운 것은 딸기잼입니다. 직접 만든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딸기잼만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직접 만든 잼을 들고 가서 곁들여 먹고 싶다는 .... 상상을 하다보니까 냉장고에 아리스팜의 카시스잼이 있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군요. 티캐디 가지말고 그냥 집에서 홀랑 만들어 볼까요. 근데 제대로 된 스콘이 나올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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