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야마 커피점에서 사온 커피를 뜯은 것은 꽤 전입니다. 여행 다녀온 다음주인가, 그때 뜯은 걸로 기억하니 이것도 몇 주 된 이야기지요. 그 때까지도 달달한 커피향을 풍겨서 맡을 때마다 흐뭇했더랍니다.

(참고로 홍대를 돌아다니다가 그런 달달한 커피향이 나는 곳을 두 군데 찾았습니다. 카페 더 블루스(Cafe the blues)와 홍대 밥집 골목 근처에 있는 곰다방인가.. 하여간 말로만 듣던 작은 커피볶는 카페입니다.)



커피 콩을 꺼내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콩이 상당히 작더군요. 왼쪽이 만델린, 오른쪽이 페루 올드빈입니다. 사실 페루커피는 이번이 처음인데 원래 콩이 작은 것인지 아니면 올드빈이라 작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가면 만델린도 사와봐야겠네요.



쪼르륵 드립해서 준비해놓고보니 커피를 담아 마실 컵이 뭐가 있던가 싶습니다. 지난번에 위타드 컵을 치운 이후로는 적당히 부엉이 컵을 썼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커피 색도 보고 싶으니 밝은 색의 작은 컵이 뭐가 있나 고민에 빠졌습니다. 뭐, 고민에 빠질 필요도 없지요. 흰색은 아니지만 상아색의 다얀컵이 있으니 말입니다. 용량이 120cc 정도일겁니다.


그러니 먼저 다얀컵부터 사진을 올립니다.
이번에 나온 다얀컵은 그림이 세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가 바이크(풀색 그림), 하나가 고양이(붉은색 그림), 하나가 책벌레(갈색 그림)입니다. 고양이도 사올까 싶었는데 붉은색이 진한 붉은색이 아니라 노랑이 약간 섞인, 다홍색 정도의 느낌입니다. 그래서 맨 처음 생각한 대로 책벌레만 사왔습니다.


He is, so to speak, a bookworm.




Run around looking for a book.




step 1 / step 2
He reads a lot.




Are you OK?


내린 커피를 담았더니 딱 맞습니다. 요즘 양이 줄어서 그런지 차는 저정도만 마시는게 좋더라고요.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느낌이 듭니다.>ㅁ<



커피는 메리타로 내렸습니다. 컵이 좁은 것도 있어 상당히 진해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진하다고 하더라도 그 맛이 그 맛이 아니지요. 맛이 너무 강해서 그 다음에는 칼리타로 내렸습니다. 그 뒤로는 올드빈은 메리타가 아니라 칼리타로만 내립니다. 칼리타 정도가 딱 좋더군요.

내리는 솜씨가 좋지 못하니 기타야마 커피점에서 마신 그 맛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만족스럽습니다. 지금까지 집에서 마신 커피콩중에서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네요. 아까워서 홀짝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미 상미기한이 지났지요.-_-; 커피는 아끼지 말고 팍팍 마셔야 하는데 상태가 안 좋다보니 어쩔 수 없이 미루고 있었고 말입니다. 어흑. 여전히 카페인 민감증은 지속되어서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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