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글 목록을 한참 들여다보면서, 어떤 글을 먼저 쓸까 고민했는데 말입니다. 낙찰된 것은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것에 대한 글이로군요. 감기 때문에-저는 감기에 걸렸단 말은 안 쓸겁니다-ㅂ-; 말로 쓰면 그게 사실이라 생각되니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는거죠 -목이 칼칼하니 뭔가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것이 땡긴단 말입니다. 하지만 말은 이리 해놓고 정작 짬뽕을 시키면 저는 국물은 거의 먹지 않습니다. 하하;

홍콩반점0410 짬뽕잘하는집은 체인점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대에 생긴 것을 처음 알고는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시간이 계속 안 맞더군요. 주로 중식이 먹고 싶은 것은 주말 점심 때쯤인데 이거 한 그릇 먹자고 홍대까지 가는 건 너무 멉니다. 특별한 볼일이 있어 가는 김에 먹는 거라면 괜찮은데 그게 아니면 왕복 시간도 그렇고 체력도 그렇고 어렵죠. 그래서 대학로에 분점이 생겼을 때는 만세를 불렀습니다. 그러고도 한참 지나서야 가봤지만요.

결론만 말하면 맛없었습니다. 이전에도 한 번 올린 적이 있는데 그냥 집 앞에서 시켜 먹는 것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같이 시킨 탕수육과 만두는 괜찮았지만-만두는 두부 비율이 조금 높은 듯합니다-그 중심인 짬뽕은 맛이 없었습니다. 맵기는 하지만 맹한게, 제대로 맛이 우러난 것 같지 않더군요. 간이 덜하기도 했고요. 배추가 많이 들어갔는데 그게 하나도 간이 안 배서 그냥 배추를 씹는 맛이었습니다.
그 다음에 갔을 때 볶음짬뽕을 시켰을 땐 조금 나았지만 그 때는 또 탕수육이 전에 먹었던 것 만큼 맛있지 않았습니다. 가끔 탕수육과 만두가 생각나긴 하지만 짬뽕은 생각나지 않던걸요.

그래서 홍대점에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와우북 페스티벌 때문에 홍대 갈 일은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중간 휴식시간 피해서 들어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모종의 사건 때문에 생각했던 시간보다 늦게 들어가긴 했지만 다행히 휴식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이전 평일에 갔을 때는 5시부터 다시 연다고 닫아두어서 간발의 차로 놓쳤던 적이 있었지요.
이때는 아마 2시 반쯤 들어갔을 겁니다. 북스피어 부스 들렸다가 바로 여기로 올라갔는데 혼자 가도 별 문제 없겠더군요. 창가쪽의 바에 자리를 잡고 밖을 내다보며 혼자 놀 수 있으니 말입니다. 주문을 하고 지불을 하면(선불입니다) 음식이 나왔을 때 가져다줍니다. 물은 본인이 가져와야 하고요.


사진상으로도 맛깔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물론 이전에 다녀오신 분들이 말한 것처럼 홍합이 한 가득 들어있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이정도면 괜찮습니다. 게다가 간이 적절히 배어서 제 입에도 아주 잘 맞습니다. 흑흑흑. 간만에 맛있는 짬뽕을 먹어서 원을 풀었으니 말입니다.
혼자가 아니었다면 탕수육이나 만두도 같이 시키는 건데 혼자서 그렇게 먹는 건 무리죠.; 그건 다음 기회로 남겨두렵니다.



덧붙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짬뽕의 순화어가 초마면이네요. 하지만 쓰고 싶은 생각이 안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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