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제가 비스코티를 만들 때 쓰는 설탕은 흑설탕입니다. 집에 백설탕과 황설탕도 따로 있지만 그건 어머니가 조리하실 때 쓰는 것이고 저는 흑설탕만 씁니다. 백설탕이라고 몸에 나쁘고 흑설탕이라고 몸에 더 좋고 한 것도 아니지만 기분상 그런 것도 있습니다. 물론, 백설탕이나 황설탕은 C*를 피할 수 없다는 것도 있겠지요. 하하하. 저는 *J를 좋아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거기에 설탕을 쓰지 않고 꿀이나 메이플 시럽만 넣어 단 맛을 낼 때도 많습니다. 최근 입맛에는 이런 걸 넣어 만들어 먹어도 꽤 달다고 느끼기 때문에 양을 점점 줄이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최근에는 설탕을 만드는 법에 나온 분량에서 30% 수준으로 줄이기도 합니다. 대강대강 개량해 넣기 때문에 딱 30%라고 잘라말할 수는 없지만 그정도입니다.

집에서 꿀이나 메이플 시럽을 넣어 만들다가, 메이플 시럽은 다 떨어지고 꿀은 향이 강해서 다시 설탕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꿀은 코스트코에서 사온 것인데 향이 강해서 조금 취향이 아닌데다 몇 번 사용하지 않다보니 메이플 시럽과 동량을 넣었다가 너무 달아서 고생했던 경험이 있어 분량 조절이 제대로 될 때까지는 그냥 설탕을 쓰기로 했습니다. 거기에 그 며칠 전에 마스코바도 흑설탕을 사온 것도 있어서 집에 남은 다른 설탕-브라질산 유기농 흑설탕-을 써야겠다 싶은 것도 있었지요.



아몬드를 듬뿍 넣고 만든 비스코티입니다.-ㅠ- 갈색으로 노릇 노릇 잘 구워졌더라고요. 요즘에는 베이킹파우더도 안 넣고 만들기 때문에-라기보다는 베이킹 파우더 넣는 것을 자주 잊습니다-묵직한 질감의 비스코티가 나옵니다.

최근 어머니가 생선굽는 그릴을 따로 사셨는데 그게 위 아래 열선이 있다보니 비스코티 재벌구이에도 안성맞춤이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게다가 열이 강해서 바싹바싹 잘 구워집니다. 높이가 낮아서 비스코티 초벌구이에는 쓸 수 없지만  두 번째 구울 때 5분만에 금방 구워진다는 것은 참 좋더군요. 그리하여 처음에는 오븐 토스터에, 잠시 식힌 다음 썰어서는 그릴에 구웠습니다.



주말의 아침은 진짜 이래야합니다. 갓 끓인 트와이닝얼그레이제멋대로밀크티인지차이인지알수없는우유차에 아몬드를 듬뿍 넣은 비스코티를 곁들입니다.



역시 비스코티에는 호두보다 아몬드가 들어가는 쪽이 좋아요. 오독오독 씹는 맛이 재미있거든요. 호두나 땅콩은 그런 재미가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집에서는 저 비스코티를 저 밖에 먹지 않기 때문에 한 판 구우면 오롯이 제 한 끼(혹은 두 끼) 식사가 됩니다.
오늘 아침도 구울까 말까 망설이고 있지만 만사 늘어지니 그것도 번거롭군요. 하지만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고. 간만에 와플을 구울까 싶기도 합니다.-ㅠ- 아냐, 메이플 시럽이 없으니 와플은 무효. 그럼 제일 굽기 쉬운 비스코티로 가야하나요.
부모님이 산책 겸 쇼핑 나가시면 그 때부터 부스럭부스럭 만들어야겠습니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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