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릴까 말까 했는데 날이 춥다보니 소풍 기분이 전혀 안나던걸요. 오늘 아침은 날씨도 좋겠다, 조금 쌀쌀하긴 하지만 화창한 날이니 적당히 껴입고 놀러가기 좋은 날씨란 생각이 들어서 올려봅니다.


3월에 양재천으로 꽃놀이 갔다가 꽃샘추위가 오는 바람에 벚꽃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은 이전에도 올렸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모임인데, 어차피 5월 모임 날짜는 확정되어 있고 그 사이에 한 번 더 보는 것이니 다시 꽃놀이에 도전하자는 의견이 나왔더랍니다. 그리하여 확정된 날짜가 4월 두 번째 일요일. 그런데 그 잠깐 사이에 날이 확 풀리고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더니 꽃이 일주일만에 만개하여 놀러 나가는 당일에는 지는 분위기였습니다. 화무십일홍이 아니라 화무칠일홍. 아니, 육일홍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전 주에 코스트코에서 재료를 사다가, 토요일에 저녁 때 소풍 간식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다 만들고는 그 다음날 아침 잊지 않고 챙겼지요. 아이스 커피도 내려서 통에 담아 준비하고 들고갈 책도 이것저것 챙기고.

집합장소가 잠실이었는데 30분 가량 지각했더랍니다. 아하하; 하여간 석촌호수 주변을 걸어가며 사진을 좀 찍었습니다.



이게 4월 둘째 주 일요일 사진인데 라일락이 벌써 피었습니다. 계단 올라가면서 달큰한 향이 어디선가 풍기길래 정체가 무언가 다들 고민했는데 라일락인걸 알고는 놀랐습니다. 5월쯤 피지 않습니까?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지 철이 빠른건지 모르겠습니다. 라일락이 철쭉보다 빨리 피는 꽃인가요.



햇살이 강렬한 날 찍은 885의 사진은 여지없이 아래 빛이 다 들어갑니다.



이건 능수벚나무였나 버들벚나무였나, 하여간 가지가 축축 늘어진 벚나무입니다. 종이 달라서 그런지 다른 벚나무들은 꽃잎을 떨구고 있는데 이 나무는 꽃이 한창입니다. 아래서 사진찍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이 벚나무는 가격이 상당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이동 아래 모 여대에 이 나무가 있는데 학생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3억짜리라고 하던걸요.


석촌호수를 1/4바퀴 돌고는 올림픽 공원으로 걸어갑니다. 거기는 피크닉 장소가 따로 있다고 하더군요. 거기에 공원이라 적당히 자리를 펴면 놀기도 좋다 합니다. 여기도 벚나무들은 슬슬 지는 분위기인데, 유독 한 나무는 흰색에 가까운 꽃을 화려하게 피웠더랍니다.



이것도 빛이 들어갔습니다. 역광으로 찍었다고 기억하는데 거참...; 찍는 사람의 실력 부족인거죠. 주로 접사만 찍다보니 이런 사진들은 어찌 찍어야 할지 애매...;



정문에서 조금 더 걸어와-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나무가 윗 사진의 벚나무입니다-자리를 잡습니다. 귀룽나무아래였는데 잎도 파랗게 피운데다 흰색의 꽃도 가득합니다. 햇살이 강렬해서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깔았지요.


그리고 염장샷.


게시판에 글 쓸 때도 그렇긴 했지만 각자가 적당히 배분을 했더랍니다. 저는 티라미수, 마스터님은 애슐리 치즈케이크, 레이가 무초절임쌈이랑 유부초밥, 불꽃님이 김밥 듀시스님이 김밥과 마카롱. 음식양이 어마어마하지요. 하지만 저 많은 것이 하나도 안 남았습니다. 약간 남은 것이 있긴 했지만 그것도 각자 나눠서 싸들고 갔지요. 다른 것보다 김밥과 초밥이 남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저게 밥 그릇으로 얼마 분량인지는 생각하지 않으렵니다. 칼로리 같은 걸 생각하면 아니되어요. 그냥 맛있게 잘 먹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이날 분당의 유명한 마카롱을 먹어보았는데 그야말로 설탕맛. 실온보관된지 몇 시간 되어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설탕맛이 아주 강렬한 마카롱이었습니다. 가격 대 성능비가 좋다하지만 제 입맛에는 맞지 않더군요. 하기야 마카롱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도 하지만 옆에 커피가 없다면 단맛에 지쳐 녹아내릴 것 같았습니다. 빵도 괜찮다고 하니 다음엔 빵쪽으로 도전해봐야겠네요.


올해는 꽃보다 음식이었습니다. 내년에도 어디로 놀러갈지가 아니라 어디서 무엇을 먹을지 은근히 기대됩니다. 이번에 못 오신 분들도 내년엔 꼭 같이 가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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