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고쿠 나쓰히코, <백기도연대: 풍>, 솔, 2008, 14500원

교고쿠도 시리즈의 스핀오프라 할 수 있는 백기도연대, 그 두 번째 책입니다. 스핀오프라고 하기는 조금 이상하지요. 외전이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에노키즈 레이지로가 주 등장인물이니 교고쿠도 시리즈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최종 해결을 하는 것은 언제나 교고쿠도입니다. 교고쿠도에게 그렇게 매몰찬 대접-"에노키즈와 가까이 하지 말라니까요!"-을 받으면서도 항상 사건에 휘말리는 것은 주인공인 모토지로이고, 사건을 확대하는 것은 에노키즈이며, 함께 함정(?)을 파서 해결을 하는 것은 교고쿠도. 항상 뭐라뭐라 해도 에노키즈의 뒤치닥거리를 해주는 교고쿠도는, 남에게 뭐라할 처지가 아니라니까요.

중편 세 편이 들어 있는데 드디어 모토지로의 이름이 나옵니다. 에노키즈가 지금까지 부른 이름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알겠군요. 허허허. 읽는 내내 모토지로의 본 이름이 뭔지 궁금했는데 말입니다.



백기도연대 외에도 빌려 본 책이 더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나의 소소한 일상>은 읽다가 던졌고, <Present>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지만 하나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고, 다이라 아즈코의 <멋진 하루>도 두 편인가 읽고는 던졌고요.

노나카 야스지로의 <씽크 이노베이션>과 <1위의 패러다임>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버지가 원하셔서 빌려온 책이라 저는 대강 훑어 보는 수준으로 보았는데, 그렇게 보지 않았다면 차근차근 재미있게 읽었을 겁니다. 일본 여러 기업의 상품 중에서 좌절, 혹은 실패, 혹은 만년 2위의 아픔을 딛고 대박 상품이 된 물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캐논의 IXY나 산토리의 이에몬(녹차음료) 등이 기억에 남지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스튜디오 지브리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두고 지브리의 제작 형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제작 환경에서 어떻게 그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정확한 콘티나 시놉시스 없이 대강의 얼개만 가지고, 어떻게 보면 막무가내로 제작을 하는겁니다. 그럼에도 수작을 뽑을 수 있는 것은 제작팀 전체가 함께 즐기며 움직이기 때문이겠지요. 그와 관련해 지브리가 한국에 하청을 주지 않는 이유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왜 한국에 하청을 주지 않는가에 대한 답이 아니라, 저렇게 제작팀 전체가 하나가 되어서 움직이고, 전체 팀을 다 직원으로 고용해서 움직이다보니, 한 팀이 아닌 외부의 하청에 대해서는 극히 꺼린다 합니다. 애초에 스튜디오 지브리를 세운 것 자체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직원으로 고용하기 위해서 였다는군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주장이었다고 하니..
마케팅이나 기업혁신쪽 책이지만 그냥 발명(?)과 관련된 이야기 본다 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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