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용 소개를 보고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 두었는데, 손이 안가서 놔두다가 시간 난 김에 후루룩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자세한 감상평은 접어둡니다. 가능하면 이 책은 사전 정보가 없이 읽는 쪽이 좋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알고 싶다면 1을, 더 자세한 내용 폭로도 상관없다 싶으시면 2까지 읽으세요.
내용은 단 한 줄로 족합니다. 작가가 말한대로, 이거 유리가면의 오마쥬입니다.;ㅂ; 오버랩이 안 될 수가 없어요! 이 유리가면의 오마쥬라는 것은 처음 정보를 얻지 않는다 해도 몇 장만 읽으면 절로 아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감춰두고 싶어서 연극이란 태그도 일부러 넣지 않았을 정도이니...;
연극을 좋아하시고 온다 리쿠를 좋아하신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남자주인공들의 강도가 굉장히 약하고 여자 등장인물이 굉장히 압도적이니 왠지 아쉽습니다. 몇몇은 들러리로 전락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주인공들이 지나치게 연극적이라는 것도 단점일까요? 정형화 되었다고 할까, 능력치 설정을 다 해두고 만든 등장인물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어제 이글루스 밸리에서 읽은 은영전 인물평이 떠오르는군요.
연결되는 것은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이걸 읽고 나니 호텔 정원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텔 정원쪽이 초콜릿~보다 1년 정도 먼저 출간되었다는군요. 읽고 나서 다시 보시면 또 새록새록한 맛이 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내용 폭로에 가까운 언급들.
아스카란 이름이 모 애니에도 등장했던 바, 이미지가 비슷하게 겹쳤지만 하는 짓은 오히려 레이입니다. 하지만 레이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지요.; 유리가면 오마쥬 답게 상당한 부분을 유리가면에서 따왔습니다. 오디션 장면은 유리가면에서 그대로 틀을 빌려다 썼고요. 그것도 한 두 가지가 아니라 꽤 여러 부분입니다. 처음의 제로 공연에서는 마치 늑대소녀로서의 마야를 보는 듯 했고요, 그 연극 동아리가 연습하는 것은 츠키가케 선생님의 극단이 연습하는 장면이 겹쳐집니다. 오디션 장면들도 희망의 사람(맞나요; 헬렌켈러 연극)과 두 사람의 왕녀에서 나온 것이 꽤 있습니다. 유리가면 팬이라면 직접 양쪽 책들을 오가면서 어디가 어떤 장면을 쓴 것인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겠습니다. 집에 유리가면이 없다는 것이 이럴 때는 다행이군요. 있었다면 오늘 종일 밤새서 유리가면 다시 보고 있었을 겁니다.
반전은 있지만 예상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아쉬웠던 점. 아스카의 연극 동호회 선배들이 오디션 현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하기야 아스카는 원래 매니저가 없으니 매니저 대신으로 들어왔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중요한 보안을 요하는 장소에 외부인을 쉽게 들였다는 것 자체가 분위기에 안 맞습니다. 각본가도 한 명이 아니라 여럿 있다고 했는데 한 사람만 계속 등장을 합니다. 다른 각본가도 있을 것인데 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것도 이상하군요. 같은 바닥이니 다른 각본가를 못 알아볼리도 없는데? 게다가 연출가와 한 사람만 지나치게 친한 것도 이상하지요?
지금와서 감상 쓰며 생각하는 거지만 너무 짧아요오오오오오오오..........;ㅂ; (그러나 508 쪽입니다.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