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맨이 프랑스쪽이었군요. 그럼 워터맨이 아니라 와테흐~망?

지난 일요일, 손금에 파산신이 들러붙어 있다는 말을 들은지 어언 이틀. 이틀만에 또 지름신을 영접했습니다. 대상은 사진에 나온 워터맨 만년필 블루블랙 잉크입니다.

그러니까, 아버지께서 퇴사하시면서 받아온 선물이 워터맨 만년필이었고 만년필 쓰실 일이 없다고 큰 딸에게 던져준게 그 이튿날이었던 겁니다. 집에 빠이롯드 만년필 잉크가 있었으니 그걸 썼는데 최근에 이시다 이라의 <1파운드의 슬픔>을 읽고 만년필 잉크에 핑크도 있다는 새로운 경지를 알게 된 것이 이 단계. 그리고 엊그제 생각난 김에 검색한다고 검색하다가 워터맨 전용 잉크가 따로 있으며 핑크는 없지만 밤색은 있다는 것을 안 게 3단계.

아버지가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디카가 액정이 깨져서 수리를 받으러 남대문에 갔던 것이 4단계. 펜탁스 AS 센터에 맡기고 혹시 알파에 워터맨 잉크가 있을지도 모른다-원래는 교보문고의 워터맨 매장을 찾아가려 했습니다-는 것을 깨닫고 찾아가서 밤색은 없지만 블루블랙은 있다는 말에 홀랑 지른게 5단계.

한 병에 8800원이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곳에서는 9240원인가에 팔고 있었으니 이쪽이 조금 싸지요. 배송료를 생각하면 많이 쌉니다. 게다가 볼일이 있어 들른 김이었으니 교통비도 따로 들지 않았고요. 문제는 그게 아니라 왜! 워터맨 만년필을 쓰고 있으며, 왜! 전용 잉크를 사야 했는가란 겁니다. 결재판에 사인할 때 쓰는 것도 아니고 일기장에 쓰는 것도 아니며 단지 다이어리에 가계부 기록용도로만 쓰고 있는 주제에 비싼 잉크를 쓰다닛!


결론은 자기만족형지름.
뭐, 제 인생이 원래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덧. 블루블랙 예쁘군요.+_+
덧2. 그래도 많이 쓰지는 않으니까 꽤 오래 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중간에 다른 색 잉크만 지르지 않는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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