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받아보고 있는 메일링 리스트로 이런 제목이 글이 날아왔습니다.
제목이 어떻게 보면 자극적(?)이라 궁금해서 같이 읽어봐는데 참 묘하군요.

작성자는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 제목은 "불법 저작물 이용으로 서울대학교 도서관 피소"입니다.

내용을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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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저작물 이용으로 서울대학교 도서관 피소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이사장 이기수)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서울대학교 도서관(관장
허남진) 및 학위논문공동협의회를 고소하였다. 피 고소인인 서울대학교는 그간 학내
도서관에 저작권자가 허락하지 않은 수많은 자료를 원문 DB로 구축하고 학내외로 서비
스 하는 등 상습적이고 불법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 하다가 어문저작물 저작권
신탁단체이며 도서관 보상금 징수 분배 단체인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에 의하여 불법
사실이 적발됨에 따라 피고소에 이른 것이다.

현재 저작권법 제28조는 대학도서관 등 법이 정하는 도서관에서 소장도서를 이용하여
원문 DB를 구축할 수 있고, 이를 도서관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자의 재산권 일부
를 제한함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저작물 이용에 따라 보상금을 저작권자에게 지급
하도록 하고 있으며 현재에는 판매용 면당 5원, 비매용 면당 3원의 비용을 이용자가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

이 제도는 2003년 5월에 제정되었고, 도서관의 준비를 위해 1년여의 시범실시기간을
두었으며, 2004년 7월 1일에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도서관 등 일
부 도서관은「현재의 저작권법 상 도서관의 보상금 지급절차가 불편하고 번거로울 뿐
만 아니라, 전문직인 사서를 보상금 징수원으로 전락시켰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제
도의 이용을 거부하고 저작권자들의 허락 없는 원문 DB를 무단으로 구축하여 학내외로
불법적인 서비스를 계속하여 왔다. 아울러, 학위논문공동이용협의회라는 협의체를 만
들어 공동으로 회비를 모금하고 도서관에 해당되지 않는 자체 서버를 이용하여 불법으
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 협의체 가입 도서관간에 공유하였다. 더욱이 이 협의체는 도서
관보상금제도의 재개정 성명서 발표는 물론, 청와대, 문화관광부 등 주요부처에 개정
의견을 개진하였으나 해당 처로부터 “개정 불가”의 의견을 접수하여 현재의 행위가
불법임이 명백하게 된 연후에도 계속적으로 불법자료를 이용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법
이 곧 개정될 것”이라 등으로 단체 가입자들에게 불법을 조장 하였다.

또한, 타인의 저작물 불법이용에 대하여 저작권자인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로부터 불
법 행위의 중지를 요청받았음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이용을 지속하던 서울대학교 도서
관 등은 2005년 11월 22일에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의 신청에 의하여 저작권심의조정
위원회로부터 해당 불법행위에 대한 조정결과를 통보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조정결
과 조차도 무시하고 불법이용을 계속하던 서울대학교 도서관 등은 동 센터에 의하여
2006년 2월 1일에 마침내 고소당하기에 이른 것이다.

더욱 심각한 일은 서울대학교 도서관이 행하고 있는 피고소인으로서의 행위이다. 서울
대학교는 변호인을 통하여 고소에 포함되었던 저작물 원저작자로부터 “신탁계약 일부
해지 통고서”를 접수 받아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에 송부 하였으나, 이는 고소에
따른 처벌을 현재의 저작권자인 신탁단체가 아니라, 원저작자의 인정에 기대어 무마하
려 한 것이다. 즉, 서울대학교 도서관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수많은 타인의 저작물
을 이용하고 있으면서도 저작권법상의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저작권법이 친고죄임을 악
용하여 금번 고소 건처럼 이의를 제기 하는 건에 대하여만 이용을 중지하거나 저작자
와 직접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서울대학교 도서관에서 자신의 저작물이
불법적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저작권자들의 권리를 짓밟는 행위이
며 계속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불법하게 이용하려는 처사인 것이다.

2005년 3월 현재 대통령비서실,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등을 포함한 420여개 도
서관이 도서관보상금 제도를 이용 중에 있다. 서울대학교 도서관에서도 이 제도를 이
용하면 얼마든지 적법한 서비스가 가능한 상황 임에도 불구하고 저작권자로부터 허락
없는 수많은 저작물을 무단으로 원문 DB 화하고 이를 학내외에 불법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도서관 등은 즉시 불법한 사항을 시정하여 공익기관이며 책임 있는 교육기
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현재, 서울대학교 도서관 등은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하
였음을 이유로 불법을 자행하고 초법적 지위까지 행사하고 있다. 만일, 개정법이 또
다시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 때에도 동일하게 불법을 계속할 것인데
과연 이렇게 하는 것이 자신들의 주장대로 공익적인 일인지 깊이 자문하여야 할 것입
니다.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학술단체연합회 등 저작물 신탁기관과 관련단체로부터 어문저작물의 저작권을 신
탁받아 관리하는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는 서울대학교 도서관 등 일부 대학도서관의
불법적인 저작물 이용 행위는 우리 지식문화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불법 행
위인 것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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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도서관도 저작권법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원래 공공도서관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세워진 곳이고 불특정다수에게 봉사를 제공하기 위해 세워진 곳이 아닙니까. 서울대학교 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은 아니지만 역시 학생들에게 학문과 관련된 여러 자료-...최근엔 판타지 소설이 대출 상위를 달리고 있다는 슬픈 소식이 들리지만-를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지적 자유를 제공하는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대학도서관이든 학교도서관이든, 하여간 도서관이란 곳의 존재 이유는 그런 것이 아닙니까.

한데, 저렇게 저작권법과 관련해 피소당한 것을 보면 이건 아닌데...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도서관에서 제공되는 여러 자료와 책들이 도서관 예산으로 구입되어 제공되고 있다는 것은 압니다. 같은 맥락에서 논문을 비롯한 다른 저작들도 이용료 지불까지는 아니지만 동의는 구해야한다라는 논지에 반박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도 여러 사람들에게 정보제공과 자료제공을 위해 구축한 DB를 두고 저작권법 위반이다라며 고소한 것은-그것도 당사자가 아니라 저작권 대리인도 아닌 신탁 업체가;-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는군요.

그 뒤에 올라온 글에 문광부쪽에서의 답변도 있었지만 도서관도 예외는 될 수 없다란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공공을 위한 도서관, 그 도서관에서의 도서 복사도 저작권법에서 일단 예외조항으로 두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이런 경우도 도서관만큼은 예외로 둘 수 없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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