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까지는 아니지만 좀 지난 이야기입니다.
간식을 사기 위해 양평 코스트코에 가던 날, 어떤 간식을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G는 인스턴트 컵수프 앞에서 멈춰섰습니다. 세 통에 얼마던가요. 개당 가격이 꽤 저렴하다 싶어 나쁘지 않다 생각했는데 회사에서 짭짤하고 뜨끈한 것을 먹는 것도 괜찮다면서 집어 들더군요. 뭐, 회사에 두는 것이 아니라 집에 두고는 퇴근한 뒤 출출할 때마다 한 잔씩 마시고 있지만 말입니다.

저는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하나 주신다길래 감사히 넙죽 받았습니다. 보통 일할 때는 커피나 뜨거운 물, 차를 입에 달고 사니 수프 같은 짭짤한 것은 안 마시게 되거든요. 게다가 이전에 마셨던 인스턴트 컵수프들은 가격 대비 성능이 만족할만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코스트코. 묶어 팔지만 대신 가격이 낮으니 단가는 꽤 떨어집니다. 가격 대비 성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가격이 내려가거나 성능이 올라가야하는데 이 경우는 가격이 내려가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컵을 뜨거운 물로 데워놓고 거기에 믹스를 부은 다음 머그 바닥에 깔릴 정도로 물을 붓고는 휘휘 젓습니다. 잘 저은 다음에는 조금씩 뜨거운 물을 부어가면서 잘 풀어줍니다. 제대로 풀어주지 않으면 다 마실 때쯤 바닥에 엉겨붙은 수프 덩어리들이 모여 있는게 보입니다. 작은 거품기로 풀어주면 더 잘 풀리겠지만 그런 걸 쓰는 게 더 번거롭죠. 그냥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잘 저어주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옥수수 수프였는데 저렇게 말린 스위트콘이 들어가 있더랍니다. 제대로 맛이 날까 싶었는데 씹어보니 뜨거운 물을 듬뿍 먹은 건조 옥수수가 본래의 형태를 되찾았더군요. 오오. 몇 개는 덜 불어서 아쉬웠지만 나머지는 괜찮았습니다. 게다가 옥수수의 달달한 향에 짭짤한 수프를 먹고 있자니 몸이 따끈따끈해지는 것이 좋더군요.
(이 장면 묘사하면서 몸이 포카포카~라고 쓰려고 했다는 건 수행이 부족하다는 증거로군요. 국어수행에 정진하겠습니다.OTL)

근데 이걸 먹고 있자니 신세계 센트럴시티점에 있는 모 식당에서 먹은 옥수수 수프가 생각나지 뭡니까. 몸이 으슬으슬 춥고 나른해질 때 마시면 스탬이 회복된다는 (제멋대로) 전설의 스탬100포션말입니다. 음식 포장이 된다고 기억하는데 포장해 들고 연휴 때 섭취해볼까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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