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제멋대로 오코노미야키를 만들었습니다. 이 음식이 괴식 태그를 달지 않은 것은 만든 주체가 G이며, 그런 고로 G도 같이 먹었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만들었을 때 저만 먹으면 괴식, G도 먹으면 괴식을 조금 벗어난 수준이며 부모님도 맛있다 하시면 잘 만든 음식인겁니다. 나름대로 타당한 분류라니까요.

지난 주말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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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오부시도 없고 그냥 덜렁 접시에 올려 놓고 찍은 사진. 거뭇거뭇한 것은 간장을 바르고 뒤집어 구워서 그런겁니다. 탄 것은 아니고요. 하기야 저 물기 많은 양배추를 제일 약한 불에 올려 구웠는데 탄다는 건 좀....;

양배추는 1/8통을 아주 가늘게 썹니다. 실력이 허락하는한 가늘게 썰어두고, 거기에 튀김가루(부침가루가 없었습니다. 이것도 없을 경우엔 그냥 밀가루. 대신 간을 잘해야..) 한 두 큰술을 훌훌 뿌린 다음 마 간 것 반컵 가량을 넣고 소금과 후추를 뿌려 대강 섞습니다. 잘 섞으려고 할 필요는 없고 뒤적뒤적 몇 번 해주기만 합니다. 그리고는 프라이팬에 반죽을 올려 모양을 잡고 위에 자른 닭고기를 올리고는 제일 약한 불에서 구워줍니다. 조금 미심쩍다 싶으면 뚜껑을 덮어두셔도 좋습니다. 시간 단축이 되니까요. 윗부분이 조금 마르는 느낌이다 싶으면 뒤집습니다. 그리고 적당히 시간이 지나면 윗면에 간장을 바르고 달걀을 하나 깨서 올리고는 소금 후추를 뿌린 다음 다시 뒤집고 간장을 바릅니다. 그리고 꺼내면 완성. 달걀의 익힌 정도는 알아서 결정하면 되지요.

소스가 없어서 간장을 대신 발랐는데 장아찌 담고 남은 간장-집에서는 튀김이나 부침류의 양념간장으로 씁니다-을 썼더니 더 맛있습니다. 짜지도 않고 적당히 간도 조절할 수 있고요. 마요네즈는 취향에 따라 바르면 되고, 가츠오부시는 없어서 못 올렸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잘 익은 양배추와 끈적한 마가 잘 어울리는데다 간장의 감칠맛도 딱 좋네요. 지나치게 짜다거나 강한 맛이거나 하지도 않고요. 이름 그대로 취향대로 만들어 먹는 구이라면 제게는 이정도가 좋습니다. 훗훗.
다음에 만들 때는 고기를 미리 반죽할 때 같이 섞는 것도 괜찮겠네요. 그건 취향대로 맞추면 될테고.. 생각난 김에 내일도 한 장 부쳐먹을까 싶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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