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고기가 먹고 싶을 때 못견디게 떠오르는 음식이 둘 있는데, 하나가 탕수육이고 다른 하나가 예거슈니첼입니다. 이전에는 슈니첼이었는데 한 번 예거슈니첼에 맛들인 이후에는 이것만 찾게 되더군요.


경리단길 근처에 있는 베이커스 테이블 본점은 토요일 점심 시간이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지만 서울역 지점은 아주 조용합니다. 이날 12시 45분쯤 도착해서는 자리가 다 차서 기다리게 되면 그냥 교보문고로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한적하더군요. 저 포함해서 세 테이블이었습니다. 조용히 주문하고 느긋하게 먹고 홀라당 일어났더랍니다.



사진이 어둡게 찍히긴 했지만 실제로도 조금 탄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많이 익었더군요. 고기는 그렇게 질기지 않았으니 기름 온도가 높았나봅니다. 그리고 매번 으깬 감자를 먹으며 생각하던 건데 이날도 '오뚜기 크림수프를 감자 으깬 것에 조금씩 부어가며 섞은 것 같은' 맛이 나더랍니다. 사실 조미료 맛을 잘 구분하지는 못하는데 그런 느낌의 감칠맛이 돌긴 하더군요.'ㅠ' 집에서 한 번 직접 해보면 조금 다를까요. 으깬 감자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은데. 냉동실에 2년 묵은 버터가 있으니 그걸 써서..(...)

베이커스 테이블은 이태원역보다는 녹사평역에 더 가깝습니다. 명동이나 종각 등지에서는 143번을 타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어 가깝긴 하지만 먹고 나서 다른 장소로 가기가 마땅치 않더군요. 게다가 남산 남쪽편이니 심리적 거리 장벽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사람도 많고 좌석도 좁고. 그래서 자주 가지는 못했는데, 어느날 B님이 서울스퀘어에 베이커스 테이블 지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서울스퀘어라고 하면 구 대우빌딩이지요. 아마 그보다는 미생 촬영지로 더 유명할 겁니다.


아침 일찍 나가려고 했는데 결국 도착한 건 11시였나, 그쯤일 겁니다. 사람 없고 조용해서 좋더군요. 이태원 본점만큼은 아니지만 빵도 여럿 나와 있던데 그 중 G가 코코넛크림빵을 보고 홀랑 반해 먼저 구입했습니다.





가격이 3500원? 4천원은 안되었다고 기억합니다.






크림이 아주 듬뿍 들어 있습니다. 크림 자체는 인스턴트가 아닐까 싶은데 그래도 코코넛 특유의 향이 나더군요. 그냥 커스터드 크림빵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문한 파머스테이블랑, 예거 슈니첼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야금야금 먹습니다. 크림이 듬뿍 들어 있어 칼로 잘라 먹기도 쉽지 않고 그냥 손으로 잡고 먹는 것이 제일이더군요. 빵은 폭신하고 부드럽다기보다는 약간 뻣뻣한 편인데 그게 또 크림과 잘 어울립니다.-ㅠ-






예거슈니첼. 감자도 좋고 버섯도 좋고 고기도 좋아합니다. 그런 고로 크림소스의 버섯과 으깬감자, 튀긴 고기가 들어간 예거슈니첼은 외식할 때 선호 순위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날도 G가 어디갈까 고민하길래 밀어 붙였지요...;





파머스테이블은 달걀을 스크램블 에그로 주문했더니 달걀 몇 개를 넣은 건지 궁해지는 자태로 나옵니다. 태공과 비교하면 아시겠지만 접시가 절대 작지 않아요. 그런 접시에 그득그득 소시지와 베이컨과 달걀이 쌓여 있으니 참 좋습니다. 그래도 전 예거슈니첼이 더 좋지만요.



그리고 사진을 보고 있는 지금도 허벅지를 찌르며 언제 날잡고 다시 가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데... 다시 갈 그날이 언제인지는 저도 모릅니다..^-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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