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들고온 플레이스테이션 4의 광고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코리아의 계정으로 올라왔으며, 플스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3종류의 광고가 연이어 재생되며 총 재생시간은 3분을 조금 넘습니다.


그리고 어제 이 광고로 탐라에서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저 광고에 대해 여성이 배제되어 불쾌하다는 반응과 저 광고는 플스의 주 소비층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이기 때문에 상관 없다는 반응이 있었지요. 그리고 여편과 남편으로 나뉘어 싸우더이다. 허허허허허허.



남성과 여성을 떠나서 저 광고는 못 만든 광고입니다. 저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은 자학적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오는 등장인물처럼 희화화 또는 과장하여 그려졌으며 그건 그 인물들이 대표하는 계층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을 드러냅니다.


1.싱글남과 플스

-카톡 대화창에 친구를 호출하지만 답이 없습니다.

-플스 4를 샀다고 하자 그 직후 바로 답이 오더니 반응없던 친구들이 당장에 택시를 잡아타고 그 집으로 옵니다. 그리고는 음악이 흘러 나옵니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이 광고는 두 가지 상황을 놓고 좋음과 나쁨으로 말합니다.

나쁨: 친구들에게 말을 걸지만 답이 없음. 즉, 따돌림 받거나 별 의미없는 대화로 생각하는, 친구 없는 인물. 혼자 있는 상황.

좋음: 친구들이 많이 놀러오고 함께 게임하고 신나게 노는 상황.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혼자서 게임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아요. 친구들과 함께 게임해요라는 거죠. 그럴 거면 왜, 플스 한 대로 여럿이 같이 게임하는 건데요. 그럴 거면 친구들이 몸만 오고 게임 타이틀만 들고 올 것이 아니라, 각각이 플스를 들고 그 집을 플스방화 시키는 것이 낫지 않나요. 드디어 너도 플스! 라는 반응과 함께 말입니다.

(탐라의 모님이 떠오르지만.. 건너 뛰고)



2.유부남과 플스

-전자매장에 부부가 같이 옵니다.

-남편은 플스를 보고 아내에게 다른 것 구경하고 오라고 한 다음 플스 앞에 섭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아내의 온갖 잔소리를 떠올립니다. 어머니 칠순, 겨울 여행, 게임은 힐링이 아니다 등등. 그 때 저 멀리서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는 문구와 함께 사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외칩니다.

-상황이 종료되고 남편은 플스 상자를 들고 나오는데, 아내가 상자를 봅니다. 그리고 어디서 난거냐 / 경품이다 / 그럴리 없다, 샀지? 라면서 그 뒤에는 아내의 욕설과 폭행이 이어집니다.


저 이 영상 보고 혈압이 제대로 올랐습니다.

-플스4의 가격은 광고하는대로 37.8만입니다. 내렸지요. 애초에 정말로 게임 좋아하는 이라면 지금 시점에서는 플스 4가 아니라 플스 4 프로를 샀을 것 같은데요. 물론 물량이 달리지만 그 사이 차라리 돈을 모을 겁니다.

-무엇보다 정황상 여성은 전업주부이고 남편 외벌이인 것 같습니다. 용돈을 줄인다는 언급도 있었거든요. 맞벌이라면 보통은 공동비용을 두거나, 안 두더라도 각자의 수입은 각자가 알아서 관리하는 방식일 겁니다. 즉, 외벌이인 상황에서 남성이 충동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지출을 한 겁니다. 아내가 생활비를 받아 쓰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 용돈을 받아 쓰는 외벌이라고 하면 보통 남성의 재정 관리 능력이 떨어진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광고에서 거기까지 생각을 뻗는 것은 넘겨 짚는 것이지만, 남성이나 여성의 복장을 보면 상당히 잘 차려 입었으며, 특히 여성의 복장은 '힘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자칫하면 여성은 사치하면서 남성이 플스4 사는 것을 막는다~는 해석까지 나올법 하군요.


가장 화가 난 부분은 첫 번째 해석 부분입니다. 플스4가 나온지 상당한 기간이 흘렀지요. 그 기간 동안 월마다 얼마간 저축해서 자신의 용돈으로 구입했다면 싸움은 덜했을 겁니다. 하지만 광고의 주인공, 플스4의 구매자는 그런 자기 관리, 재정 관리도 못하고 덜떨어진데다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는 막말을 실천하는 남성으로 그려집니다. 이거, 오히려 남성들이 화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자신의 용돈 안에서 적절히 지출하며 아내와 함께 게임하는 그런 그림은 안 그려집니까? 부인에게 플스 게임을 같이 하자고 권유하는 그런 모습은 안나오는 겁니까?



3.커플과 플스

남녀가 함께 플스를 하는 모습을 그리려고 노력한 건 세 번째 광고였습니다. 하지만 실패.

-예쁘고 가녀리고 혀짧은 이미지로 그려진 여성이 영화도 싫고 커피도 싫고 산책도 싫다고 어리광 부리듯이 말합니다. 그리고 예의 그 사라고 광고하는 사람들이 들어와 플스로 데이트의 코스를 바꾸자고 광고합니다.

-그리고 플스를 사들고 두 사람은 남성의 자취방으로 향합니다. 라면 끓여 줄 수 있느냐는 대사로 끝납니다.


라면 부분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요즘 라면은 죽기 전에 먹는 음식 아니었나요.(...) 엊그제 그것이 알고 싶다 이후 라면은 그런 이미지로 굳었는데, 그게 아니라면 아마도 라면 후의 무언가를 상정한 모양입니다?


이 광고는 커플이 같이 게임하는 장면을 그리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판까지만 깔아 놓았지, 그 뒤에 어떻게 될지는 그리지 않습니다. 커플이 할거라는 게임의 타이틀은 휙 지나가는 바람에 어떤 것이 커플이 같이 할 게임으로 적절한지 알 수 없고, 일방적으로 남성이 게임기를 구입하고 함께 게임하자고 제안했을 때 쉽게 응하는 것으로 그립니다. 근데 플스로 우리집 가서 게임 하자고 할 때 쉽게 응하는 여성이 있을까요.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냥 플스방에서 게임하는 것이 낫지 않나요? 여자친구와 데이트 코스를 바꾸려면 집에 플스를 사두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 아니라 플스방에서 게임하는 것을 보여주거나 함께 하거나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하지 않나요. 게임기를 사면 집에서도 데이트를 할 수 있습니다. 함께 게임해요!라고 지나치게 단순화했습니다. 허허허허.



안 그래도 플스 게임 광고 중 하나인 Devil May Cry 일본 광고가 탐라에 올라왔던데. 소스코드 공개가 되지 않아서 링크로만 달아 놓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6sduisf0Oo


유머라면 차라리 이쪽.... (...)




광고의 목적은 마케팅입니다. 즉, 홍보와 판매 사기 진작이라는 거죠. 물론 재미를 주어 그 광고를 뇌리에 각인시키고 그걸 통해 홍보 효과를 노릴 수도 있겠지만 위 세 광고는 그게 약했습니다.


플스를 사면 친구를 집으로 모을 수 있다고요?

아내가 허락하지 않아도 용서 받는 것이 쉬우니 그냥 카드 긁고 보라고요?

플스를 사면 여자친구를 집으로 초대해서 함께 게임할 수 있다고요?



어느 광고건 묘하게 집에서 혼자 게임하고 즐기는 게이머들을 디스하는 느낌을 주더군요. 저 같은 사람 말입니다. 혼자서 놀기 좋아하고 게임기 나온다고 하면 적금통장 만들어서 용돈 모아 게임기 살 생각을 하는 그런 사람들 말입니다. 거기에 플스가 마법의 지팡이인 것도 아닌데 플스만 있으면 여자친구와 집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은 과장을 합니다.



지나치게 예민하게 받아 들인 건지 모르지만 어쨌건 저 세 광고는 플스 게이머들을 희화화하고 멍청이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게 플레이스테이션을 개발하는 소니 상층부의 생각인가 싶었고요.





그럼에도 플스4 프로를 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니. 저런 광고 기획을 허락한 한국보다는 차라리 일본에 가서 사오렵니다. .. 근데 일본에서 허락한 것이라면... 으으음...=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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