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가와 란포, <외딴섬 악마>, 동서문화사, 2004, 6800원
카메론 스트렌처, <아빠와 함께 저녁 프로젝트>, 로그인, 2008, 9800원


한 권은 그제, 한 권은 어제 다 읽었지요.'ㅅ'

외딴섬 악마는 DMB 시리즈입니다. 이리 적으니 DMB폰이 먼저 생각나지만 뭐...; DMB는 좋아하는 마음 반, 싫어하는 마음 반인 모호한 시리즈입니다. 일단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여러 책들을 많이 내고 있으니 그 점에서는 좋지만 대량으로 뽑아내다보니 번역이 엉망이라 읽고 나서 입맛 버린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이전에 도서관에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열 세번째 수수께끼(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화요일 클럽 이야기)를 신청했다가 뼈저리게 후회했습니다. 제 돈이 아닌데도 아까웠거든요. 직역해도 이보다는 낫겠다 싶은 수준입니다. 이전에 읽은 연쇄 살인 소설 하나도 직역체라 읽으면서 고생했습니다. 말이 딱딱하다보니 몰두하는데 시간이 걸리더군요.

그래도 이 책은 추천 대상이 아주 명확합니다. 에도가와 란포를 좋아한다, 일본 추리소설을 괜찮게 읽었다, BL을 좋아한다. 은유도 아니고 직설. 주인공을 쫓아다니는 남자 하나가 있습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엔딩은 .... (음)
외딴섬 악마라길래 소설 초반부터 외딴섬에 고립되나 싶었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뭐랄까, 신비주의적이라기보다는 과학쪽에 가까운 추리입니다.


아빠와 함께 저녁 프로젝트는 가볍게 읽을 만한 수필입니다. 블로그에 연재하던 글을 다듬어 책을 냈다고 생각하는데 글 읽기가 편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아들, 딸, 아내와 함께 뉴욕 교외에 살고 있는 아빠는 어느 날 결심합니다. 출퇴근에 편도 2시간을 쏟아붓다보니, 일에 매달리다 보니,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집에서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혹은 회사를 그만두고-아이들에게 내가 직접 저녁을 만들어주자!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첫째, 아빠는 로펌에서 일하고 있고 로스쿨에 강사로 나가기도 합니다. 로펌을 그만두어도 변호사일은 계속할 수 있으며 강사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수입은 확 줄어들지만 아주 밥줄이 끊어지지는 않는겁니다. 둘째, 요리를 못하진 않습니다. 종종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들기도 하니까요. 그러니 저녁을 해주겠다는, 보통 한국 남성에게는 꽤 어려운 과제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 이야기는 성공담으로 완벽하게 끝나지 않습니다. 절반의 실패, 하지만 절반은 성공합니다. 금전적으로는 많이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가족과 다시 어울리는데 성공하고, 일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릅니다. 하지만 실패는 생활 자체보다는 저녁 식사의 문제였지요. 아이들이 왜이리 저녁을 안 먹을까요. 만드는 방법이나 메뉴를 보면, 저라면 덥석 먹을 음식들이 많은데 입 짧은 아들래미 딸래미는 음식을 거부합니다. 어떤 때는 먹고, 또 어떤 때는 안 먹고. 이런 과정에서 아내의 노고를 다시 한 번 깨닫는 모습도 감동이었습니다.(...)

책이 작고 내용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좋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미묘합니다. 그래도 한 번 가볍게 읽을만한 책입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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