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일기쓰듯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다보니 요즘에는 글 쓸 거리를 미리 찾아 백업해두기도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지난 주말에 보았던 NHK 프로그램이네요. 아니, 주말이 아니라 월요일이었나. 그날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볼 당시 혈압 올라서 펄쩍 뛰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트윗 날짜를 보니 8월 15일이 맞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날 까날님의 트윗도 같이 올라왔었지요.

 

https://twitter.com/esendial/status/1559009163283296256?s=20&t=fWdgDpJrHHh2cyxi9daqvA

 

트위터에서 즐기는 Kirnan

“NHK 역사탐정보다가. 주제가 전쟁과 아이돌인데, 특공대에 전시위문갔던 배우의 인터뷰가 등장. 특공들은 돌아오지 못할 걸 알기에 다녀오겠습니다行ってきます가 아니라 갑니다行きます라

twitter.com

 

https://twitter.com/kcanari/status/1559024854535671810?s=20&t=fWdgDpJrHHh2cyxi9daqvA

 

트위터에서 즐기는 까날(오승택)

“https://t.co/tRwh8ANj3J nhk 역사탐정 '전쟁과 아이돌'편, 내용과 구성과 취재는 일제의 전시 프로파간다에 대해 꽤 아프게 꼬집는 내용인데, 패널하고 사회자는 '전쟁 나빠, 당시의 젊은이들 불쌍하

twitter.com

 

까날님의 트윗이 아래쪽입니다.

 

 

일단 NHK의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s://www.nhk.jp/p/rekishi-tantei/ts/VR22V15XWL/plus/

 

見逃し・同時配信 - 歴史探偵

NHKプラスでご覧いただける「歴史探偵」の同時配信・見逃し配信の動画一覧です。

www.nhk.jp

 

 

하단을 보니 로그인하면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네요. 하지만 눌러보니 "일본 지역에서만 서비스 됩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는군요. 그러면 그렇지.-ㅁ-a

 

 

본론으로 돌아가, 프로그램 제목은 『역사 탐정: 전쟁과 아이돌』입니다. 역사 탐정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전쟁과 아이돌'이라는 제목으로 태평양전쟁 중의 일본의 전쟁중 위문 공연 등을 다룹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아예 이런 전쟁중 위문 공연을 전담하는 섹시심볼이 있었고, 길찾기였나에서 관련 그래픽노블을 낸 적도 있었을 겁니다. 트위터에서 전쟁 중의 여군 복무 등에 대해 다루면서 언급되었길래 덥석 집어 들었던 기억이. 음, 하지만 제 취향에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먼산)

 

또 잊을까봐 책링크를 남겨둡니다. 엔젤 윙스. 2차대전 당시 여성공군지원조종사의 이야기입니다.

 

http://aladin.kr/p/TLZ0y

 

엔젤 윙스

여성공군지원조종사인 안젤라 ‘엔젤’ 맥클라우드는 C-47 다코타 수송기로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중국에 보급품을 전달하고, 은밀히 OSS (전략사무국)의 지령을 수행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데...

www.aladin.co.kr

 

섹시, 혹은 섹스심볼에 가까운 미국의 전시 위문 공연인 미국의 핀업걸들과, 일본의 전시 공연은 좀 다릅니다. 역사탐정이라는 저 프로그램에서 다룬 제목 '전쟁과 아이돌'에서 보이듯, 일본의 아이돌들은 나이가 훨씬 어리고, 보호해야할 누이에 가까운 이미지더군요. 특히 NHK의 드라마로도 나오고 있는 『아이돌』 주인공은 그 당시 나이가 열셋. 물론 지금 연기자는 그보다 나이가 많을 겁니다. 배우 나이까지 찾아보지는 않았고요.

 

8월은 일본에게는 종전의 달이라 그런지, 8월 6일의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일부터 시작해, 나가사키 원폭 투하일, 그리고 종전선언일까지 내내 전쟁 관련 내용을 다루더랍니다. 그래서 불편한 내용도 많았던게,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그 참상, 그리고 폭격을 받고 총력전으로 고생했던 이들의 고생담을 담으면서 "왜 이 전쟁이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말은 일언반구 없었습니다. 전쟁의 피해자만 있고 그 가해자나 전쟁범죄자는 없더라고요. 물론 일부 인터뷰에서는 필리핀 등의 전쟁 피해자들도 다루면서 일본군이 벌인 참상을 이야기도 했지만, 그런 건은 일부였지요.

 

 

다만, 저 방송을 보면서 가장 뇌리에 깊게 남았던 건 아이돌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아역배우를 맡아 했던 터라 어린 나이에 전쟁 위문 공연에도 참여했던 배우의 인터뷰가 있었거든요. 방문했던 곳이 특공대였답니다. 그러면서 보여주는 영상이 함선에 뛰어드는 전투기였고요. 넵. 카미카제 특공대로 알고 있는, 그 돌격 특공대입니다. 전투기 자폭을 벌였던 부대 말이지요.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던지라 얼굴이 굳어 있는 오라버니(兄)들이었다고. 그리고 이 사람들은, 行ってきます가 아니라 行きます라고 하고 간다고요. 잇떼키마스가 아니라 이키마스라고 한다는데서 등골이 오싹했던게, 건담의 아무로 레이 대사 중 유명한 것이 이거였잖아요. 퍼시픽림에서도 패러디 되었던, 이키마스. "아무로 레이, 갑니다."라는. 바꿔 생각하면 화이트베이스에서 출격하는 아무로 레이 역시 죽음을 불사하고 갔던 건가 싶기도 하고요. 하기야 아무로 레이는 그 당시 16세였죠. 한국 나이로는 18세쯤?

 

 

일본의 전쟁 관련 프로그램 볼 때마다 껄끄러운 기분을 갖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하하.;ㅂ;


발단: 모님이 트위터에서 영국 왕실의 티아라를 언급하면서 그곳의 장식 루비를 이야기함.

전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영국 왕실의 가장 유명한 빨강 보석 달린 왕관은 루비가 아니라 스피넬이었다고 읽었음.

절정: 재차 확인하니 왕관이 너무 많아서 어느 것이 그 스피넬 달린 왕관인지 모르겠다.

결말: 영국왕실의 보석관(jewel house) 소장품을 볼 수 있는 페이지를 찾았다.



결말이 용두사미지만 정말로 그렇습니다.-ㅁ-;


어디서 스피넬 이야기를 봤냐 물으신다면, 초등학교 시절의 도감에서 봤습니다. 그간 루비인 줄 알았던 영국 왕관에 달린 빨간 보석이, 나중에 정밀 조사를 통해 스피넬로 정정되었다는 이야기였지요. 그래서 영국 왕관의 빨강 보석은 스피넬이라는 이미지가 강렬했는데 모두 그런 건 아닌 모양입니다. 위의 사진은 대관식에서 사용하는 St. Edwards Crown입니다. 화려하기로는 다른 왕관들이 더 하지만 이건 연도가 무려 1661년. 1649년에 올리버 크롬웰이 녹여버린 왕관을 대신해 대관식용으로 찰스 2세가 새로 만든 거라 합니다.(링크)


출처는 영국의 Royal Collection Trust 홈페이지. 거기서도 jewel house 태그로 모인 소장품들을 골라 봤습니다.






대관식 때 사용하는 물품들로 보이는데 보기만 해도 무겁군요. 그렇군. 워스파이트가 들고 있는 것도 맨 오른 쪽의 구일겁니다.-ㅁ- 아차. 아래 다른 왕관 이야기 적다가 깨달았지만 가장 앞에 보이는 왕홀에도 칼리난이 있군요.





빨간 보석이 메인으로 들어간 왕관을 찾아보니 Imperial Crown of India가 있습니다.(링크) 이름 한 번 참. 여기에는 스피넬이 아니라 오로지 루비만 들어갔습니다. 은, 금,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루비, 사파이어. 저 옆에 보이는 백합 문양-fleurs-de-lis 가운데는 에메랄드.


보석 다양하게 쓰기로는 대관식용인 성 에드워드 왕관이 우세(?)하지만 이쪽은 사용한 보석의 크기가 무섭지요.







하지만 무서운 보석으로 말하자면 이것, The Queen Elizabeth The Queen Mother's Crown이 있습니다. 1937년에 엘리자베스 왕비를 위해 만들었고, 이후에 엘리자베스 2세가 대관식할 때도 썼답니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 것이 이것.




이쪽은 Queen Mary's Crown입니다.(링크) 조지 5세의 대관식 당시에 제작한 것으로 연도는 1911.

밴드에 붙은 다이아몬드가 컬리난 IV(Cullinan IV)의 레플리카고 그 위에 붙은 큰 것이 코이누르(Koh-i-Nûr)의 레플리카 랍니다.원래는 컬리난 3, 4, 코이누르 모두 있었는데 이후 코이누르는 위의 엘리자베스 왕비 왕관에 사용하고 컬리난은 브로치로 제작했다는군요. 자세한 정보는 위의 링크로 들어가서 보시면 됩니다.






조지 6세의 대관식 때는 위의 모습으로 착용했지만 그 전에 나갈 때는 윗 부분을 떼고 서클렛 형태로 착용했다는군요. 확실히 이쪽도 멋집니다. 장식 자체가.... 게다가 다이아몬드니.... 물론 지금이야 레플리카라고는 하지만 말이죠.



하여간 신나게 보석 구경했다는 것이 최종 결론입니다.

길게 쓸 여력도 없으니 짧게 언급.

1. 작년 초인가에, 사직단 복원계획이 문화재청 주도로 나옴. 이미 사직단 복원과 관련된 용역이 시작되었다고 함.
2. 사직단 복원 이유는 "끊어진 정기를 잇기(받기) 위해서"라고 함.
3. 사직공원 내부에 있는 도서관도 이전해야함.


그러나 도서관은 교육청 소속-그러니 교육부이고, 땅 자체는 문화재청 소속이니 종로도서관이나 어린이 도서관 모두 그대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음. 종로구든 어디든 이전할 부지는 없을 것으로 보임. 현재 도서관 이전에 대한 계획은 없으며 확실한 것은 사직단 복원 계획뿐임. 여기서는 도서관 이전에 대한 언급은 없다는 듯.

자아. 여기서 문화재청에게 도서관 이전 비용이나 장소를 내놓아라 하면 분명 안 내놓겠지.
(그렇다고 주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님. 장소를 마련할 때까지 이전 못한다고 버티는 방법도 있고.)

4. 그렇다면 종로구 도서관은 정독도서관만 남는다. 서울시 어린이 도서관은 강북에 자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과연 도서관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5. 사직단의 복원 이유를 보니 유사역사학의 분위기가 폴폴 난다. 애초에, 사직단에서 단군왕검 제사를 올리는 걸로 아는데.... (하략)



botany란 단어는 어디선가 종종 들었는데, 이게 식물학을 가리킨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아니, 처음 인지했습니다. 식물과는 별 연관이 없어보이는 철자라 전 패션이나 의상디자인 쪽인줄 알았지 뭡니까.ㄱ-;

하여간 이 책의 원제는 『The naming of names』로, 넓게는 식물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마무리는 린네나 그 시대 사람들로 끝난다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 하지만 시작이 만만치 않아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이자로 아리스토텔레스 사후 소요학파를 이끌었던 테오프라스토스가 주역입니다. 과학적으로 식물에 접근해, 식물을 어떤 식으로 분류하고 나누어야 하는지, 약초학이 아니라 식물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최초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뒤 몇 천년 간 묻혔습니다.(...) 대부분 약초에만 관심이 있지, 그 분류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어떻게 식물학자나 식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식물을 제대로 묘사하고 그에 대한 책을 썼는가에 대해 다루면서 식물학이라는 학문이 자리잡기까지를 다룹니다. 원서 제목이 왜 저런지는 직접 보시면 아실겁니다. 그러니 설명은 넘어가지요.
하여간 이런 내용이라 이 책의 한국 번역 제목이,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고대 희귀 필사본에서 근대 식물도감까지 식물인문학의 모든 것』인 것도 당연합니다. 이 제목이 이 책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자, 일단 저격(!) 대상은 B님과 C님과 T님. T님은 식물학에 관심이 있으시니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물론 재미없으시면 뒷부분에 집중해서 보셔도 좋습니다. 식물학의 역사 전반을 다루고 있으니 꽤 괜찮거든요. 번역도 이 무지막지한 주제분야를 생각하면 상당히 훌륭합니다. 몇몇 인물 명에서는 걸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대단합니다. 그리스어부터 시작해 라틴어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기타 등등을 망라한 이름을 이렇게까지 깔끔하게 번역하고 있다는 것이 말입니다. 거기에 각 인물명 옆에는 철자도 함께 달아놓았습니다. 물론 한 번만. 처음 등장한 인물에 대해서는 그 옆에 작은 글씨로 원래 이름을 놓았으니 위키백과든 사전이든 뭐든 찾기 편하겠더군요. 거기에 책 뒤에는 아예 성의 알파벳 순으로 주요 등장인물을 소개합니다. 간략하게 나왔지만 이해하는데는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이들에 대한 연표도 따로 다뤘고요. 만세! 이런 멋진 책이라니.;ㅂ; 입문서로는 그만입니다!

C님을 낚을 최적의 요소는 제목에도 나오지만 필사본입니다. 그러니까 이 저자, 대단해요. 유럽 각지의 유명 도서관에 들어가 식물과 관련된 여러 고서들을 열람신청해 일일이 보고 있었나봅니다. 사진과 그림이 풍부한데, 그 절반 정도는 그런 고서들에 실린 그림과 글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C님께도 추천. 고서 보는 것만해도 눈이 호강합니다. 예를 들면 케임브리지의 고서도서관에서 감시자의 눈길을 받으며 책을 보고 있었다거나... (부럽다.;ㅂ;)

B님도 좋아하실 겁니다. 식물학이라고는 하지만 과학 전반의 이야기이고, 처음부터 저자는 '초기 식물학 서적의 그림 은 개판이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므로 그림의 역사도 얼추 얽혀 있습니다. 초기에는 식물을 제대로 묘사하지 않았고, 이게 실제 있는 식물이 맞는지 아니면 상상으로 그려 넣은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랬는데 르네상스기를 거치면서 점차 식물 그림이 세밀하고 섬세하게 발전합니다. 그리고 그 최고봉은 알브레히트 뒤러. 뒤러의 그림은 이 책에도 실렸는데, 정말,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저자에게는 '그 어디(식물학 서적)에도 없었던 환상적인 그림'이겠더라고요.


기본은 교양서지만 꼼꼼하게 읽으면 유럽 지성사에 가까울지도 모르며, 그 식물학자(나 관련학자)들의 네트워크도 함께 다루고 있으니 재미있게 보실 겁니다. 네트워크 이야기를 왜 꺼내냐 하면 웃지요. 그 이야기는 다음 글로 넘어갑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님.:)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껍데기는 못 보았는데 이런 거였군요. 예쁩니다. 하지만 속표지도 참 예쁘다능!


애너 파보르드.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구계원 옮김. 글항아리, 2011, 38000원


덧붙임.
가격이 상당하지만 아깝지 않습니다.
갈 거면 조금 더 버티다가 가던가. 후계자 다져놓지도 않고 가는 건 민폐라고 투덜대는 중.
1*년 전에 김일성이 죽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정말로 무서웠거든. 지금 당장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았던 분위기였고, 학교 분위기도 살벌했어. 지금이야 나이를 더 먹어 그런지 그러든 말든 신경은 덜 쓰게 되더라고. 다만 코스피가 폭락하고 환율이 치솟는 건 안 반갑다.

엔화가 1700 찍으면 엔화 다 처분하고 여행 안가겠다 했는데 설마 여행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그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
... 하지만 진짜 1700 찍으면 이렇게 할 것임.;



덧붙여.
애도나 조의를 표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 있는 건가. 카다피나 아프리카 독재자랑 비슷한 급인데. 아웅산 테러도 KAL기 테러도 죽은 사람 작품이었어. 그런 사람 죽었다고 조의를 표한다라..(먼산) 거기에 국가적으로도 북한에게 조의를 표해야한다는 사람들도 있더라. 와아. 상상을 뛰어 넘었어.;ㅁ;
어제 모종의 이유로 이 비디오를 보았습니다. MBC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천황을 살려라!편입니다. 그리고 보면서 이만 바득바득 갈고 있었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아시아 태평양 전쟁*이 종료된 후, 일왕 히로히토는 전범으로 재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거의 사형확정이었지요. 그러나 그 당시 총사령관으로 일본에 들어온 맥아더는 히로히토를 전범 목록에서 뺍니다. 그리고 다양한 자료를 조작하고 증언을 묵살하여 일본의 전범재판 자체를 축소합니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자면 맥아더야말로 (한국입장에서) 친일파의 수뇌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맥아더가 이렇게 일본의 전범재판을 축소한 것은 개인적인 욕망과 관련이 있는 것이니 실제 친일과는 거리가 있지만 외부 입장에서 보면 일본이 전후의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역사의식이 비뚤어진채 남아 있는 것도 맥아더 때문입니다.
다 맥아더 때문이야~ 싶더라니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다큐멘터리를 보는 쪽이 이해가 잘 가실겁니다.'ㅅ'

일본의 천황제-일왕에 대해 미국이 오판한 것도 이런 뒷 이야기가 있었다는군요. 맥아더는 일왕을 죽일 경우 일본인들이 폭동을 일으킬거다라고 했다는데, 그 기반 조사는 미국에서 이루어진거랍니다. 그러니까,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미국과 기타 연합국에서는 자국내의 일본인들을 모두 수용소에 모읍니다. 미국에서도 그랬다는 이야기를 들었고요. 그리고 미국에서는 수용소에 있는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인류학 조사를 실시합니다. 이 조사에서 일본인들의 일왕에 대한 충성심이 굉장히 높게 나왔기 때문에 맥아더의 이야기가 설득력을 가진 겁니다. 그러나 미국이 간과한 것은 미국내에 있는 일본인들은 전쟁을 겪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들은 수용소에 갇혀 있었을뿐이고 실제 전쟁은 겪지 않았으며, 이들이 충성을 바친 존재는 쇼와가 아니라 메이지입니다. 메이지 유신을 통해 일본은 근대화를 겪고 점차 발전해나갔겠지요. 그러니 그 당시 일본을 떠난 사람들은 일왕에 대한 충성심이 남달랐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쟁을 겪고 공습을 겪고 물자부족을 겪었던 쇼와시대의 일본인과 메이지시대에 일본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사람들은 다릅니다.
간단히 이야기해, 1960년대에 하와이나 미국 본토에 이주한 한국인들은 지금도 1960년대에 살고 있답니다. 다큐멘터리에 대해 설명해주신 분이(위의 인류학조사 이야기도 그 분께 들었습니다) 예로 들었던 것이, 재미교포들은 파티장에서 여자가 먼저 가서 음식을 집으면 경을 칠 일이라고 한답니다. 남자가 먼저 집어야지 여자가 먼저 집는다고요. (...) 뭐, 외국에 나가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훗. 그러니 미국의 오판과 착각, 그리고 그런 착각과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심을 불어 넣은 맥아더가 일왕을 살린겁니다.

그나저나 일왕을 살리는 것에 대해 끝까지 반대한 국가가 영국, 소련, 호주였는데요 소련이야 일본에게 당했으니 그랬고, 영국도 전쟁을 겪었으니 그랬다 치지만 호주가 끝까지 전범재판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이 왜 그랬나 싶습니다.



* 일본에서는 대동아전젱이라 부르고 미국에서는 태평양전쟁이라 부르지만 양쪽 다 옳은 명칭은 아닙니다. 일본은 대동아 공영권을 주장하며, 저 허여멀건 인종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전체가 하나로 일치 단결해야하고 그 우두머리는 제일 잘난 우리가 한다고 주장하며 아시아 각국을 침략했으니 그리 부르는 것일테고, 미국에서는 진주만 습격으로 인해 참전하게 되었으니 아시아는 알바 아니었을 것이니까요. 실제 영상을 보다보면 미국은 아시아인들의 피해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저런 영상 자체가 영상의 목적에 맞게 선택적으로 자료를 선택하여 만드니 확신은 하지 못합니다. 그 당시 미국이 정신 팔려 있었던 것은 공산주의를 어떻게 막아내느냐였으니까요.


덧붙임.
일왕이라 안쓰고 내내 히로히토라고 이름을 불렀는데 기분나쁘겠다 싶어 표현을 고쳤습니다. 히로히토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부를 수 없는 그 이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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